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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잉737 맥스’ 5개월 새 2대 추락…중국 70대 운항 중단, 한국 2대 긴급점검

중앙일보 2019.03.12 00:04 종합 8면 지면보기
지난해 7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 국제공항에 계류된 ‘보잉 737 맥스 8’. [EPA=연합뉴스]

지난해 7월 에티오피아 아디스아바바 볼 국제공항에 계류된 ‘보잉 737 맥스 8’. [EPA=연합뉴스]

지난 10일(현지시간) 탑승객 전원(157명)이 사망한 에티오피아 항공기(B737 맥스 8) 추락 사고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해당 기종을 보유한 이스타항공을 특별점검하기로 했다. 케냐 나이로비로 향하던 에티오피아항공 ‘737 맥스 8’ 여객기는 이륙 6분 만에 추락했다. 지난해 10월 말 인도네시아에서 이륙 13분 만에 추락해 탑승자 189명 전원이 숨진 라이언에어에 이어 약 5개월 만에 같은 기종에서 벌어진 참사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말 이 기종을 2대 도입해 운영 중이다.
 

인도네시아·에티오피아 잇단 참사
제주항공 등 국내 94대 도입 계약
트럼프, 베트남 방문 때 100대 팔아

11일 김영국 국토부 항공안전정책관은 “지난해 10월 인도네시아에서 추락한 라이언에어 항공기와 이번에 사고가 난 에티오피아 항공기가 모두 B737 맥스 8 기종인 점을 주시하고 있다”며 “우선 이스타항공의 해당 기종 운영과 정비 사항에 대한 특별점검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 정책관은 “보잉사가 737 맥스 8에 새로 도입한 조종특성향상시스템(MCAS)에 결함이 있었을 가능성이 일부에서 제기되는 것으로 안다”며 “라이언에어 사고 이후 이스타항공은 이착륙 시 해당 시스템을 끄고 수동 조정하도록 지시해 그동안 별다른 문제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기종 도입 계획을 갖고 있던 국내 다른 항공사들도 비상이 걸렸다. 이스타항공은 올해 안에 4대를 더 들여올 계획이고, 제주항공은 지난해 보잉사와 2022년부터 50대를 인도받는 5조원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티웨이항공도 2021년까지 해당 기종을 10대 이상 도입할 예정이다. 대한항공 역시 올해 6대를 시작으로 모두 30대를 들여올 계획이라고 한다. 같은 기종을 도입한 각국 항공사들도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민용항공국은 11일 웹사이트를 통해 안전 위험을 이유로 자국 항공사들에 이 기종 운항을 잠정 중단하도록 했다고 발표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 항공사들이 이미 737 맥스 운항을 중단하고 항공편에 737-800 기종을 대체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해당 시리즈의 전 세계 운항 대수 가운데 20%를 차지하는 중국 측의 이 같은 움직임은 미·중 무역전쟁 와중에 또 다른 불씨로 작용할 수 있다.
 
현재로서는 두 추락 사고의 연관성이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이륙한 뒤 얼마 안 돼 사고가 발생하는 등 유사성에 대한 의구심을 사고 있다. 미 교통 당국에서 근무했던 메리 샤이보는 CNN방송에 “1년 내 새 기종이 두 차례 추락한 것은 우려하지 않기에는 유사성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특히 해당 기종의 최대 고객인 중국 측이 발 빠르게 운항 중단에 나선 것은 보잉사에 적잖은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보잉 737 맥스는 보잉의 베스트셀러 기종인 737의 4세대 모델로 2017년 5월 민간 항공사에 처음 인도됐다. 지난 1월까지 인도 대수는 350대이며 중국 항공사들이 이 가운데 20%인 70대를 보유하고 있다. 이미 16대를 보유한 중국 남방항공이 앞으로 34대를 인도받기로 돼 있는 등 중국 항공사들은 현재 주문 대수(5077대)의 주요 고객이기도 하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최대 항공 시장인 중국이 737 맥스 운항을 중단하면서 보잉의 재무에 잠재적인 위협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 기종은 보잉 영업이익에서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며 연 매출이 300억 달러에 이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하노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거둔 경제 성과에도 이 기종 판매가 포함됐다. 당시 베트남 저가항공사 비엣젯이 보잉 737 맥스 항공기 100대를 127억 달러에 구매하기로 하는 등 약 157억 달러(약 17조5495억원) 규모의 비행기 110대를 판매하는 계약이 진행됐다.
 
강갑생 교통전문 기자, 강혜란 기자 kksk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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