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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승' 주타누간이 '0승' PGA 선수보다 적게 번다고?

중앙일보 2019.03.12 00:02
아리야 주타누간. [AP=연합뉴스]

아리야 주타누간. [AP=연합뉴스]

체슨 하들리. [AP=연합뉴스]

체슨 하들리. [AP=연합뉴스]

 
 "성별과 무관하게 우리의 노력에 대해 동등한 임금을 받을 권리가 있다."
 
지난 8일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간판 알렉스 모건(30)은 임금 불균형, 의학적 치료, 전반적인 업무 등 미국축구협회의 조직적인 성차별에 대해 이같은 주장을 내놓았다. "우리 모두 미국대표팀 유니폼을 입는 걸 자랑스럽게 여기고 책임감도 무겁게 느낀다"던 모건은 "스포츠 성평등을 위해 싸우는 것도 우리의 책임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모건을 비롯한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선수 28명 전원은 이와 관련해 소급분 임금을 포함한 손해배상을 요구하면서 미국 로스엔젤레스 연방지방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AP=연합뉴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 [AP=연합뉴스]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에 따르면, 여자 선수는 동일 수준 남자 선수에 비해 임금을 38% 가량 밖에 받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친선전 승리 수당의 경우, 남자 선수가 경기당 1만3166달러~26만3320달러(1490만원~2억9800만원)까지 받는 것에 비해 여자 선수는 경기당 4950달러~9만9000달러(560만원~1억1300만원)까지 받는 것에 불과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월드컵 포상금도 2014년 브라질월드컵 16강에서 탈락한 남자대표팀의 경우 총 540만 달러(61억원)에 달하는 포상금이 지급된 반면 2015년 캐나다 여자월드컵에서 우승한 여자대표팀은 총 172만 달러(19억6000만원)를 받는데 그쳤다.
 
이번 미국 여자축구대표팀의 소송 제기로 다른 종목에선 남녀 선수들 간의 수입 격차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관심도 생겼다. 지난 9일 관련 보도를 한 뉴욕타임스는 가장 먼저 골프를 언급했다. 뉴욕타임스는 "지난해 여자 골프 상금 1위 선수는 남자 골프 33위 선수와 비슷하게 벌었다"면서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의 사례를 지적했다. 주타누간은 지난해 US여자오픈을 비롯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3승을 거두는 등 274만3949달러를 벌어들였다. 그러나 이 순위를 남자프로골프(PGA)에 대입해보니 33위 체슨 하들리(미국·276만8863달러)와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들리는 지난 시즌 톱10에 7번 들었을 뿐 우승은 없었다.
 
브리타니 린시컴. [AP=연합뉴스]

브리타니 린시컴. [AP=연합뉴스]

 
최근 PGA와 LPGA가 공동 마케팅 프로그램과 이벤트를 위한 계약을 맺었지만 아직 남녀 선수가 완전하게 같은 조건을 가진 상황은 아니다. 뉴욕타임스는 브리타니 린시컴(미국)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린시컴이 자신의 집 근처인 템파베이 TPC에 연습하러가니 카트 피를 지불해야만 했다. PGA 투어 소속 선수들은 관련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린시컴을 괴롭혔던 건 수수료 자체가 아니라 그걸 지불해야 했던 원칙이었다"고 지적했다.
 
또 농구도 미국프로농구(NBA)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사이의 연봉 격차가 컸다. 뉴욕타임스는 "NBA의 경력 1년 선수 최저 연봉(135만 달러)이 WNBA 선수 전체 로스터의 연봉 상한선(샐러리캡)보다 높다"고 지적했다. 아이스하키에선 지난해 평창 겨울올림픽 금메달을 딴 미국 여자대표팀이 한 주에 걸쳐 진행하기로 했던 투어 행사를 열지 않았다. 미국 아이스하키 관련 온라인 상점에서 판매키로 했던 특별 유니폼과 여성용 유니폼도 없었다. 모두 "여자 팀은 마케팅 가치가 적다"는 이유에서였다.
 
여자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UPI=연합뉴스]

여자 테니스 스타 세리나 윌리엄스. [UPI=연합뉴스]

 
4대 메이저 대회(호주·프랑스·윔블던·US오픈)의 남녀 상금이 같은 테니스도 여전히 대다수의 대회에선 여자 선수들이 남자 선수에 비해 80% 수준의 상금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2017년 영국 BBC는 “우먼스포츠위크와 함께 한 연구 결과, 주요 종목 중 20% 정도에서 남녀 간 우승 상금에 차이가 난다”고 조사한 바 있다.
 
이같은 차이에 대해 도나 로피아노 전 텍사스대 체육학부장은 "필드하키, 체조처럼 여성에서 시작한 종목이 아니라면, 다수의 스포츠들은 남녀가 동등하게 대우를 받아야 한다는 전제의 문화가 없는 데서 (이같은 차이로) 이어진 것이다"고 분석했다. 치니 오그우미케 전 WNBA 선수협의회 부회장은 "우리가 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교육을 통해 이 사실을 인지하고 개선해나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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