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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737 맥스 공포' 세계 강타···내가 탈 항공기 기종 확인법

중앙일보 2019.03.12 00:01
11일 중국 베이징국제공항에서 체크인 카운더에서 기다리는 승객들. 중국 항공당국은 모든 중국 항공사의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운항 중지 명령을 내렸다. 승객들 사시에서 이 기종 탑승에 대한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UPI=연합뉴스]

11일 중국 베이징국제공항에서 체크인 카운더에서 기다리는 승객들. 중국 항공당국은 모든 중국 항공사의 '보잉 737 맥스 8' 여객기 운항 중지 명령을 내렸다. 승객들 사시에서 이 기종 탑승에 대한 공포감이 퍼지고 있다. [UPI=연합뉴스]

 
불과 4개월여 사이에 두 번의 치명적인 추락 사고를 낸 미국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의 ‘B737 맥스(Max) 8’ 여객기에 대한 소비자 공포가 확산하고 있다.

다른 기종 항공편으로 바꿔달라 민원 빗발
소셜미디어에 ‘무료 변경’ 성공·실패담 공유
항공편 기종 확인하려면 seatguru.com

67년 출시 '베스트셀러' B737의 최신형 모델
2017년 첫 운항 후 1년 5개월 만에 첫 사고
102년 역사상 최고 매출 보잉, 미래 불투명

 
블룸버그통신은 “에티오피아 추락 사고 이후 B737 맥스 기종에 대한 승객의 신뢰가 무너졌다”면서 “전 세계 여행객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이 여객기의 안전 문제에 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고 11일 전했다.

 
지난 10일 국영 에티오피아항공의 B737 맥스 여객기가 에티오피아 수도 아디스아바바를 이륙한 지 6분 만에 추락해 승객 157명 전원이 사망했다. 4개월여 전인 10월 29일 인도네시아의 저비용 항공사 라이언에어(Lion Air)의 같은 기종 여객기는 이륙 11분 만에 추락해 189명 전원의 목숨을 앗아갔다.
 
11일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가 추락한 아디스아바바 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AP=연합뉴스]

11일 에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가 추락한 아디스아바바 사고 현장에서 작업자들이 잔해를 치우고 있다.[AP=연합뉴스]

 
승객들 "B737 맥스 타기 싫어요"
항공 여행을 준비 중인 승객들은 B737 맥스 여객기를 타는 데 대한 두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탑승을 원치 않는다며 항공사 측에 대안 마련을 요구하기도 한다.
 
한 트위터 사용자는 미국 사우스웨스트항공에 “B737 맥스 기종 항공편을 예약했는데 이용하고 싶지 않은 승객을 위해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느냐”고 공개 질의했다.
 
다른 트위터 사용자는 아이슬란드항공에 “승객이 원할 경우 추가 수수료 없이 B737이 아닌 여객기로 바꿔탈 수 있게 해 줄 의사가 없느냐”고 문의했다. 또 다른 승객은 에어캐나다에 “이번 사고와 관련해 항공사 측에서 해당 기종을 특별 점검하고 있느냐”고 물었다.
 
항공사들은 대체로 소비자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서 보유한 B737 맥스 여객기가 안전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사우스웨스트항공은 트위터 계정을 통해 “B737 맥스 기종을 34대 보유하고 있다”며 “이 기종을 포함해 운항 중인 750대의 보잉 항공기가 안전하다고 확신한다”고 밝혔다.
 
아이슬란드항공도 “B737 맥스 여객기는 세계에서 하루 1000회가량 비행하고 있다”며 “우리 항공사는 3대를 보유하고 있으며, 한 차례도 문제가 발생한 적이 없다”고 했다.

 
이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 [EPA=연합뉴스]

이티오피아항공의 '보잉 737 맥스' 여객기. [EPA=연합뉴스]

 
승객 요청에 따라 예약을 바꿔준 사례도 있다. 한 승객은 트위터에 “예약한 항공편이 B737 맥스 여객기로 운항한다는 걸 알게 돼 교체를 요청했는데, 사우스웨스트항공사 측이 추가 비용 없이 예약을 변경해줬다. 하지만 5분 후 같은 요청을 한 일행은 바꿔줄 수 없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했다. 이 같은 문의에 대해 항공사들이 아직은 대응 원칙을 세우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내가 타는 항공기가 B737 맥스인지 여부는 어떻게 확인할까. 항공기 탑승권에는 항공 기종은 표시돼 있지 않다. 해당 항공사에 문의하면 확인할 수 있고, 대부분의 항공사 홈페이지에서 예약 편명을 입력하면 운항 기종을 안내한다.
 
만약 항공사가 이런 서비스를 하지 않는다면 글로벌 항공기 좌석 안내 사이트인 '시트구루(seatguru.com)'를 이용해 보자. 전 세계 모든 항공사의 항공편에 따른 기종을 확인할 수 있다.
  
닮은꼴 사고에 떠는 승객들
승객들이 B737 맥스 문제를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이유는 인도네시아와 에티오피아, 두 사고의 유사성이 매우 높기 때문이다. 아직 두 사고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따라서 항공기 자체의 문제인지도 불명확하다.
 
연관성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승객 입장에서는 두 사고가 너무 닮았다. 기종이 같다는 점, 이륙 직후 매우 짧은 시간에 추락했다는 점, 중소형 항공사에서 발생했다는 점, 항공기를 인도받은 지 2~3개월 내 추락했다는 점, 최근 드물게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는 점이 공통된다. 두 사고로 350명 가까이 숨졌다.
 
항공기 사고는 감소하는 추세다. [블룸버그 캡처]

항공기 사고는 감소하는 추세다. [블룸버그 캡처]

 
B737 맥스가 세상에 나온 지 2년이 채 되지 않은 최신형 항공기라는 점도 공포심을 부추긴다. 사용한 지 20~30년 지난 항공기라면 기종 노후화와 정비 문제가 의심받을 수 있겠지만, 2017년 처음 운항을 시작한 최신형 기종이기 때문에 기체 자체 결함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사고가 난 에티오피아항공 여객기는 지난해 11월 인도 후 3개월 만에 추락했다.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은 지난해 8월 보잉으로부터 신형 항공기를 넘겨받은 지 2개월 반 만에 사고를 당했다.
  
B737 맥스의 운명은 
잇따른 사고로 B737 맥스의 미래가 불투명해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가장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가 졸지에 골칫덩이가 됐다.
 
B737 맥스는 1967년 처음 취항한 B737 여객기의 최신 버전이다. B737은 보잉 내에서는 물론 항공기 역사에서도 견줄만한 상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성공적인 '작품'이다.
 
운항 거리를 늘리고 연료 효율을 높인 'B737 맥스' 프로젝트는 지난 2011년 사전 예약분 500대를 수주하면서 출범했다. 2017년 5월 22일 인도네시아 라이언항공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운항을 시작했다.
 
B737 맥스는 항공기 규모에 따라 다시 4종류로 나뉘는데 기종 뒤에 붙는 숫자 7, 8, 9, 10으로 구분한다. 사고가 난 기종은 'B737 맥스 8'이다. 'B737 맥스 9'도 운항 중이며, 'B737 맥스 7'과 'B737 맥스 10'은 아직 개발 단계다.
 
B737 맥스 시리즈는 보잉 영업이익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효자'이자 '캐시 카우'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한 기종으로 올해 300억 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추산된다.

 
지역 내 단거리와 중거리를 주로 운행하는데, 가장 멀리는 북유럽에서 미국 동부 도시 사이를 오가기도 한다. 기존 항공기 대비 14% 연료 절감 목표를 달성하자 주문량이 5000대로 늘었다.

 
 지난해 12월 15일 에어차이나가 '보잉 737 맥스' 신형 항공기를 인도받는 행사장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활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지난해 12월 15일 에어차이나가 '보잉 737 맥스' 신형 항공기를 인도받는 행사장에서 관계자들이 사진 활영을 하고 있다. [epa=연합뉴스]

 
보잉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서 운항 중인 B737 맥스는 350대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가장 많다. 전체의 약 20%가량을 사들였다. 중국남방항공 16대, 중국동방항공 13대, 에어차이나 14대를 비롯해 하이난항공, 산둥항공, 선전항공, 샤먼항공 등이 모두 합쳐 70대를 보유하고 있다. 
  
중국 항공당국은 11일 중국 내 모든 항공사에 B737 맥스 기종의 운항 금지 명령을 내렸다. 항공사 자체적으로 운항 중단을 결정한 곳도 있다. 케이맨 제도의 케이맨항공은 보유한 B737 맥스 2대의 운항을 멈춘다고 밝혔다. 에티오피아항공도 사고 기종과 동일한 10여대의 운항을 당분간 중단했다. 
 
보잉은 지난해 생애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매출액 1000억 달러(약 113조4500억원)를 넘어 보잉 102년 역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다. 미·중 무역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감 등으로 보잉 주가는 올해 들어 31% 오르며 시가총액에 550억 달러(약 62조4000억원)를 보탰다. 하지만 안전 문제에 대한 공포가 확산하면서 11일(현지시간) 뉴욕증시 개장 전 거래에서 주가가 8% 하락했다.
 
박현영 기자 hypar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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