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기아차 노사, 통상임금 협상 합의안 내놨다

중앙일보 2019.03.11 22:24
노조, 과거 3년치 임금인상분 60%만 받기로
 
 
강상호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이 지난달 22일 통상임금 소송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강상호 전국금속노동조합 기아자동차지부 지부장이 지난달 22일 통상임금 소송 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통상임금 문제를 두고 소송전을 벌이던 기아자동차 노사가 교집합을 찾는 데 성공했다. 노사 양측이 한발씩 물러서 절충안을 찾았다. 이로써 재계의 이목이 쏠렸던 1조원 규모 소송전은 노사합의로 마무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11일 민주노총 기아차지부(기아차 노조)에 따르면 기아차 노사 대표는 소하리공장 본관에서 통상임금 특별위원회 8차 본 협의를 하고 상여금 통상임금 적용 및 임금 제도 개선 협상을 타결했다. 통상임금 특별위원회는 기아차 노사가 합의로 통상임금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직한 기구다.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 [중앙포토]

서울 양재동 기아자동차 본사. [중앙포토]

 
통상임금은 노동자가 소정의 근로시간에 통상적으로 제공하는 근로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다. 그간 기아차 노조는 상여금·일비·중식대 등 일부 항목도 통상임금으로 포함해달라고 요구했다.
 
통상임금의 범위가 논란을 낳은 건, 통상임금이 심야수당·초과근로수당·퇴직금 등을 계산하는 기준 금액이라서다.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항목이 늘어나면, 이에 연동한 각종 인건비도 덩달아 상승한다.  
 
그간 법원은 노조 손을 들어줬다. 1심·2심 재판부는 정기상여금·중식비·토요근무비 등 일부 수당도 통상임금에 포함하라고 판결했다. 매달 일정한 기간마다 정기적으로 나왔고(정기성), 모든 근로자에게 일률적으로 지급했으며(일률성), 근로자의 업적·성과와 무관하게 고정적으로 지급했다(고정성)는 것이다.
 
법원 판결대로 통상임금을 재계산하면 기아차는 2008년 8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근무한 기간에 대해서 근로자에게 총 4223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11일 합의안에서 기아차 노조는 이 돈(4223억)의 60%만 받기로 했다. 기아차는 이 금액을 오는 10월 지급한다.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이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앞을 걷고 있다. [중앙포토]

기아자동차 근로자들이 서울 서초구 기아자동차 본사 앞을 걷고 있다. [중앙포토]

 
또 같은 방식으로 통상임금을 계산하면 기아차는 근로자에게 2011년 11월부터 올해 3월까지 임금의 일부를 추가로 지급해야 한다. 기아차 노사는 이 기간 지급해야할 돈을 1인당 최대 800만원 이내에서 근속기간별로 차등지급하기로 했다. 지급 시기는 이달 말까지다. 한편 향후 임금을 지급할 때는 법원이 판결한 기준을 적용해 통상임금을 계산하기로 했다.
 
노조가 이번 합의안에 동의하게 된 배경으로 강상호 금속노조 기아차지부장은 “통상임금 문제의 실질적이고 완전한 해결을 통해 갈등과 혼란을 해소하고 급변하는 자동차 산업 환경에서 조합원이 단결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계기가 되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기아자동차 노사는 그간 통상임금 판결을 진행하면서도 본회의·실무회의 등을 통해 노사합의를 시도했다. 이번 노사 합의안에 대해 기아차 노조는 오는 14일 조합원 찬반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찬반 투표에서 부결되면 노사는 원점에서 통상임금 문제를 다시 다뤄야 한다. 만약 투표에서 과반이 찬성하더라도, 합의안에 동의하지 않는 조합원은 이를 거부하고 개별 소송을 진행할 수 있다.  
이동현·문희철 기자 offramp@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