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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병 아이들 수술길 열렸다···美고어 "인공혈관 20개 공급"

중앙일보 2019.03.11 18:49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3살 양민규 군은 미국 고어사의 인공혈관이 없어 이번달에 예정됐던 최종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어사의 인공혈관 공급 결정으로 민규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김진희]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는 3살 양민규 군은 미국 고어사의 인공혈관이 없어 이번달에 예정됐던 최종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다. 고어사의 인공혈관 공급 결정으로 민규도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사진 김진희]

예정된 수술을 받지 못해 어려움을 겪던 6명의 선천성 심장병 환아가 곧 수술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수술에 필요한 인공혈관이 국내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와 보건복지부는 11일 미국 ‘고어(Gore)’ 사가 선천성 심장병 수술에 필요한 소아용 인공혈관 20개를 즉시 국내에 공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폰탄 수술에 필요한 20개 인공혈관 즉시 공급
정부 “고어와 인공혈관 공급 문제 해결할 것”

 
식약처와 복지부는 정부가 미국의 고어 본사 방문 일정을 협의하기 위해 9일 고어 측에 보낸 서한에 대해 고어 사가 11일 회신을 해왔다고 밝혔다. 고어 측이 서한에서 밝힌 주요 내용은 ▶폰탄(Fontan) 수술에 긴급히 필요한 20개의 인공혈관 즉시 공급 ▶추가적인 인공혈관 공급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와 대화를 통해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해결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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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어 측은 이날 국내 언론에도 “심혈관 질환을 앓고 있는 아이들의 가족이 우려하고 있는 바에 대해 충분히 이해하고 있다”며 “최근 몇 주 동안 한국의 의료계 및 정부로부터 한국 시장을 위한 추가적인 의료 기기 제공 요청이 있었다. 한국 시장에서는 대체품이 없는 의료 기기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라도 재공급하는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폰탄 수술은 인공혈관으로 아이의 심장 정맥을 폐동맥에 직접 연결하는 수술이다. 복잡한 심장 기형이 있는 아이에게 인공혈관은 심장 대정맥 기능을 한다. 세 번에 걸친 수술 중 세 번째 최종수술에 인공혈관을 연결한다. 이에 맞는 인공혈관은 고어가 만든다. 아웃도어 의류 소재 ‘고어텍스’로 잘 알려진 회사다. 이 회사는 인공혈관을 비롯한 의료기기를 전 세계에 공급하고 있다.  
인공혈관의 모습.[유튜브 캡처]

인공혈관의 모습.[유튜브 캡처]

하지만 소아용 인공혈관의 국내 공급은 고어의 의료 사업부가 2017년 9월 한국 시장에서 철수하면서 중단됐다. 당시 국내 대형병원들은 해당 제품을 한꺼번에 구매해뒀지만, 그마저도 최근 거의 바닥 나게 됐다. 현재 국내에 인공혈관 재고는 거의 없다. 서울아산병원과 서울대병원의 인공혈관 재고는 모두 떨어졌고 나머지 병원도 1~2개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
 
성인용 인공혈관은 고어사의 제품을 대신할 다른 회사의 제품이 있지만, 소아용 인공혈관은 규격화가 어려워 대체재가 없다. 폰탄수술이 필요한 심장병 아이들은 제때 수술받지 못하면 심장 기능이 떨어지고 후유증이 발생해 심한 경우 숨질 수 있다고 한다.
 
한국선천성심장병환우회에 따르면 총 6명의 아이가 인공혈관이 없어 당장 해야 할 수술을 못 하고 있다. 심장 수술에 1번에 인공혈관 1개가 사용되는 점을 고려하면 이번에 20개의 인공혈관이 들어옴에 따라 6명의 아이들은 모두 수술을 할 수 있게 됐다. 식약처와 복지부는 “고어 사와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향후 인공혈관의 국내 공급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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