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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나쁨’이면 프로야구 관중 8% 줄어

중앙일보 2019.03.11 14:48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해 4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NC와 두산의 경기가 취소되자 경기장 관계자들이 그라운드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 농도가 '나쁨'을 기록한 지난해 4월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프로야구 NC와 두산의 경기가 취소되자 경기장 관계자들이 그라운드를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

미세먼지가 대표적인 야외 스포츠인 프로야구 관중 감소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달 들어 미세먼지가 더 기승을 부리면서 23일 개막을 앞둔 프로야구에도 비상이 걸렸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전계형 한남대 조교수가 최근 대한경영학회지에 게재한 ‘대기오염도가 프로야구 관중 수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 논문에 따르면, 경기 당일 오전(6시~12시)의 미세먼지(PM10) 농도가 ‘나쁨’일 때의 관중 수는 ‘좋음’ 혹은 ‘보통’일 때보다 8.9%가량 감소했다.
 
이는 비가 올 때의 관중 감소 비율(10%)과 유사한 수준이다.
 
초미세먼지(PM2.5)가 ‘나쁨’일 때의 관중 수 역시 ‘좋음’ 혹은 ‘보통’일 때와 비교해 5.9% 정도 줄었다.
 
미세먼지가 비 등 다른 기상현상만큼이나 프로야구 흥행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프로야구팬인 신석호(39) 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경기장에 가지 않고 집이나 실내에서 야구를 본다”며 “요즘 같을 때는 정말 우리나라도 돔구장이 필수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프로야구의 정규시즌은 3월 하순에 시작해 10월에 끝나며 총 720번의 경기를 진행한다. 연구팀은 이 중에서 2015~2016년 시즌의 4월부터 9월까지 경기 기록을 분석했다.
  
다만, 경기 전 3일 동안의 미세먼지 평균 오염도는 관중 수와 관련이 없었다. 
 
프로야구 리그는 10개 메인 경기장 중 돔구장인 서울 고척 스카이돔을 제외하고 9개 야구장이 개방형 구장이다. 이 때문에 3시간 넘게 경기가 진행되는 동안 관중들은 미세먼지를 피할 곳이 없다. 
 
남상욱 산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경기장에서 프로야구를 관람하면 장시간 미세먼지에 노출되기 때문에 건강에 대한 우려가 클 수밖에 없다”며 “관중은 물론 선수 보호를 위해서라도 대기오염도 등을 고려해 경기 일정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비상…“미세먼지 마스크 지급” 
지난해 4월 6일 인천시 남구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전광판에 경기 취소를 알리는 문구가 쓰여진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4월 6일 인천시 남구 인천SK행복드림구장 전광판에 경기 취소를 알리는 문구가 쓰여진 모습. [연합뉴스]

특히, 최근 들어 미세먼지 농도가 ‘매우 나쁨’ 이상으로 치솟는 날이 많아지면서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개막을 앞두고 비상이 걸렸다. 

 
KBO는 야구 국가대항전인 ‘프리미어12’(11월 2∼17일) 일정을 고려해 올해 개막일을 역대 가장 이른 23일로 잡았다. 이에 앞서 시범경기 일정이 12일부터 시작된다. 
 
3월은 미세먼지 농도가 높을 뿐 아니라 중국으로부터 황사 유입도 가장 많은 달이다.
 
이에 KBO는 올해부터 규정을 강화해 초미세먼지가 150㎍/㎥ 또는 미세먼지 300㎍/㎥가 2시간 이상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경기운영위원이 지역 기상대에 확인 후 경기를 취소하도록 했다. 이 수치는 미세먼지 경보가 발령되는 수준에 해당한다. 
  
KBO는 지난해에도 미세먼지 농도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었지만, 경기운영위원의 판단에 따라 4경기를 취소한 바 있다.
 
또, 미세먼지 방지용 마스크를 10개 구단에 각각 7만 5000개씩 공급할 예정이다.   
 
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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