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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 "한낮 교무실 침입한 방배초 인질범, 심신미약 인정 안 돼"…징역 4년 확정

중앙일보 2019.03.11 12:00
초등학교에 침입해 여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혐의(인질강요·특수건조물침입)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양모 씨가 지난해 4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초등학교에 침입해 여학생을 붙잡고 인질극을 벌인 혐의(인질강요·특수건조물침입)로 구속영장이 신청된 양모 씨가 지난해 4월 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방배 초등학교 교무실에 침입해 10살 여자아이의 목에 칼을 들이대고 “기자를 불러 달라”며 인질극을 벌이다 붙잡혀 재판에 넘겨진 양모(26)씨에게 대법원이 지난달 28일 징역 4년의 형을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이동원 대법관)는 인질 강요 미수 및 특수건조물침입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양씨가 제기한 상고심에서 징역 4년을 선고한 원심을 그대로 인정한다고 11일 밝혔다.
 
양씨는 지난 2018년 4월 2일 오전 11시 40분쯤 서울 서초구 방배초등학교 교무실에 침입해 당시 10살이던 이 모양의 목에 칼을 대고 학교 교감 설모씨와 교사 신모씨에게 “기자를 불러 달라”고 요구했다. 
 
양씨는 방배초 정문을 지날 때 학교 보안관 최모씨에게 “방배초 졸업생인데 졸업증명서를 발급받으러 학교 행정실을 찾았다”고 거짓말을 한 뒤 교무실에서 범행을 저질렀다. 양씨는 약 1시간 가량 인질극을 벌이다 경찰에 체포됐다.
 
1심과 2심에서 양씨 측은 심신미약을 주장했다. 사건 당시 양씨가 뇌전증, 조현병, 환청, 환시 증상으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였다”는 주장이다.
 
1·2심 재판부는 “양씨가 뇌전증 장애 4급인 점, 정기적으로 신경과 ·정신과 치료를 받은 점은 인정된다”면서도 “양씨가 사건 당시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나 의사를 결정할 능력이 미약한 상태에 있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양씨에게 “피해자와 그 가족뿐만 아니라 일반 가정과 사회에도 상당한 충격과 불안감을 안겨주어 죄질이 매우 좋지 않다”며 징역 4년을 선고했다.
 
재판부에 따르면 양씨는 당시 서초구청 계약직원으로 일하는 등 나름의 사회생활을 하고 있었다. 재판부는 “양씨가 앓는 뇌전증은 간헐적 발작을 동반하는 뇌 질환인데, 그 자체로 사리 분별이나 의사결정 장애를 초래한다고는 알려지지 않았다”고 심신미약을 인정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또 사건 직전 양씨가 서초구청장에게 보낸 페이스북 메시지가 어느 정도 형식과 논리성을 갖춘 점, 양씨가 정문을 통과하기 위해 보안관에게 “졸업 증명서를 받으러 학교에 왔다”고 거짓말한 점 등으로 비춰 볼 때 재판부는 양씨가 사건 당시 사고 능력과 판단력을 유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판단했다.
 
양씨는 2014년 7월 뇌전증 등 질환으로 복무부적격 판정을 받고 전역한 뒤 국가유공자 등록을 신청했지만, 그해 11월 국가보훈처로부터 공상 비해당 결정을 받았다. 이듬해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제기한 공상 비해당 결정 취소 심판 청구도 기각됐다. 2017년 한 번 더 국가보훈처로부터 공상 비해당 결정을 받은 뒤 대통령 비서실, 서초구청장 등에 국가유공자로 등록되게 해 줄 것을 탄원해왔다. 사건 당일인 2018년 4월 2일에도 대통령 비서실에 넣은 민원이 거절당하자 양씨는 인질극을 벌여 이를 언론에 알리기로 하고 범행을 저질렀다.
 
이수정 기자 lee.sujeo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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