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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흰 쌀밥에 고깃국" 김일성식 표현 첫 언급 배경은

중앙일보 2019.03.11 08:15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 방문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환영 나온 군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역의 시계가 오전 3시8분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2차 북·미 정상회담과 베트남 공식 방문을 마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5일 새벽 평양에 도착해 환영 나온 군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평양역의 시계가 오전 3시8분을 가리키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선언 이후 경제발전을 강조하면서 '흰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집권 이후 처음이다. 
 
9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지난 6일 '제2차 전국 당 초급선전일꾼대회'에 보낸 서한을 통해 "전체 인민이 흰 쌀밥에 고깃국을 먹으며 비단옷을 입고 좋은 집에서 살게 하려는 것은 수령님(김일성)과 장군님(김정일)의 평생 염원"이라고 말했다.
 
당 초급선전일꾼은 북한의 각 기관, 공장 협동농장 등에서 주민들을 상대로 선전하는 노동당의 말단 간부를 이르는 말이다. 김 위원장이 초급선전일꾼 대회를 열면서 '쌀밥에 고깃국'을 언급한 것은 하노이 노딜 선언 이후 대북 제재 장기화가 불가피해지자 내부 동요와 민심 이반을 차단하려는 조치로 분석된다.
 
조선중앙TV가 6일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조선중앙TV=연합뉴스]

조선중앙TV가 6일 공개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하노이 작별' 장면. [조선중앙TV=연합뉴스]

 
'이팝(쌀밥)에 고깃국'은 김일성 주석이 1962년 10월 제3기 최고인민회의에서 처음 쓴 표현이다. 이후 90년대 '고난의 행군'으로 북한 주민 수십~수백만명이 아사하면서 사라졌다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0년 1월 다시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흰쌀밥에 고깃국을 먹여야 한다는 수령님 유훈을 관철하지 못하고 있다. 인민들이 강냉이 밥을 먹는 것이 가슴 아프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쌀밥에 고깃국'이라는 해묵은 표현을 쓰면서 자력갱생을 경제 발전 방향으로 제시했다. 김 위원장은 같은 서한에서 "자력갱생·자급자족의 기풍은 우리가 가장 빨리 발전할 수 있는 원동력이자 우리나라의 항구적인 경제 발전 전략"이라고도 했다. 이는 미국과의 극적 협상 타결을 통해 제재 완화를 기대했던 주민들에게 일단 버티는 것 말고는 대책이 없다는 고백이나 마찬가지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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