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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추나 폭탄' 떨어진다···떨고 있는 자동차보험업계

중앙일보 2019.03.11 06:00
 자동차보험업계가 ‘추나 폭탄’에 떨고 있다. 다음달 8일부터 한방 추나요법에 건강보험 혜택이 적용되며 지급해야 할 보험금이 급증할 수 있어서다.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져 보험료 인상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진다.

[하현옥의 금융산책]
추나 요법에 건강보험 적용되며
진료 수가 인상, 치료 건수 늘 듯
보험금 부담 급증할 우려 커지며
위험률 높아져 보험료 오를 수도

 
 한방 추나요법은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분을 이용해 관절과 근육ㆍ인대 등을 조정ㆍ교정하는 치료 기술이다. 그동안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었다. 환자가 모든 비용을 부담해야 했다. 
 
 때문에 자동차보험에서는 별도의 수가(진료비)를 산정해 해당 치료에 보험금을 지급해왔다. 그동안 자동차보험에서 산정한 추나 요법 수가는 1만5308원이다.  
 
 건강보험의 보장성을 강화하기 위한 ‘문재인 케어’로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되면 상황이 달라진다. 일단 단일 시술이 단순ㆍ복잡ㆍ특수 추나로 세분화된다. 보험업계에 따르면 수가도 2만2332원~5만7804원으로 오른다. 자동차보험 수가와 비교하면 47~281%나 비싸다.  
 
 다만 과잉 진료를 막기 위해 건강보험의 경우 추나 시술 진료비의 50~80%를 환자가 내야 하는 안전장치는 해뒀다. 그럼에도 추나 진료는 급증했다.

 
 추나의 건보 적용에 보험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다. 일단 자동차보험 수가는 건강보험 수가를 따라야 한다. 자연히 지급해야 하는 보험금이 늘어난다.  
 
추나요법은 척추나 골반 등을 교정해주는 수기요법이다. 4월부터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중앙포토]

추나요법은 척추나 골반 등을 교정해주는 수기요법이다. 4월부터 추나요법에 건강보험이 적용된다. [중앙포토]

 손해보험협회에 따르면 수가 상승분만 고려할 때 단순추나를 기준으로 잡아도 연간 563억원의 보험금이 더 들어간다. 복잡추나 진료를 받으면 1447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더 큰 문제는 자동차보험은 본인 부담률이 적용되지 않는데 있다. 환자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야 하는 부담이 없다. 복잡 추나 시술을 손쉽게 택할 수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추나 요법의 수가 기준이 너무 느슨한 데다 (건강보험 적용시) 개인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이 큰 탓에 자동차보험이 악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송윤아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실제로 건강보험 추나요법 시범사업이 실시된 2017년 3~8월 5개 한방병원의 청구 건수는 단순추나 1만3242건, 전문추나 4만2877건이었다. 
 
 본인이 부담해야 할 돈이 적지 않았지만 전문추나 청구건수가 단순추나보다 3.24배나 많았다. 과잉 진료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게다가 추나 시술은 가파르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지난해 추나요법 청구 진료비(742억원)는 전년대비 49%, 청구량(437만회)은 52.8%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한방 비급여항목 청구 진료비가 25.2% 증가한 것과 비교하면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송윤아 연구위원은 “본인 부담이 없는 자동차 보험의 경우 추나 요법의 과잉 진료를 통제할 장치가 없다”며 “보험금 지급이 늘어나게 되면 자동차보험의 손해율이 높아질 수 있고, 의무 보험인 자동차보험료의 인상 요인으로 작용해 선량한 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나게 된다”고 말했다.

 
 때문에 업계 등에서는 추나 치료의 적정성을 판단할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특정 증상이나  횟수 제한 등을 담은 세부인정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건강보험의 경우 추나요법은 근골격계질환에 대해 연간 20회의 제한이 있다.

 
 송 연구위원은 “세부인정기준은 미봉책 수준의 대책인 만큼 건강보험의 보장성 강화로 인한 한방 치료에 대한 급여 확대에 따른 자동차보험의 근본적인 대책이 마련되야 한다”고 밝혔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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