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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북을 열며] 또 다른 검찰과거사위 잉태 여지 없어야

중앙일보 2019.03.11 00:32 종합 30면 지면보기
문병주 사회팀 차장

문병주 사회팀 차장

검찰과거사위원회의 활동이 종착점에 다다르고 있다. 2017년 12월 12일 이후 세 차례 기간을 연장해 이달 말에 종료된다. 검찰권 남용과 검찰의 인권 침해 사건들에 대한 재조사가 진행됐고, 일부는 결과가 발표됐다. 배우 고(故) 장자연씨 성 접대 의혹,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 접대 의혹 등에 대한 막판 조사가 알려지면서 세간의 관심은 어느 때보다 커졌다.
 
2009년 발생했던 용산참사 사건 재조사 결과에도 많은 이목이 쏠려있다. 지난해 말 ‘조사팀 외압’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수사에 참여했던 전·현직 검사들이 반박문을 내는 상황까지 벌어진 사건이다. 수사와 재판을 통해 화재의 원인이 화염병에 의한 것으로 결론 난 것을 두고 당시 상고심의 주심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었다는 점이 부각되면서 대법원 판결의 신빙성에 의문이 제기되기도 했다. 재판에 참여한 재판장을 포함한 다른 대법관들의 성향, “경찰 지휘부를 처벌해 달라”는 용산참사 철거민 유가족들의 재정신청이 기각된 과정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과거사위의 최종 발표 때는 ‘조사팀 외압’의 실체에 대한 판단도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위원장의 사의 표명과 몇몇 조사위원의 사임과 같은 내부 갈등이 있었던 만큼 명확한 결론을 내놓을 것이다. 과거사위와 대검 진상조사단에 참여한 외부위원들의 자격 문제 역시 위원회 주변에서 제기된 만큼 설명이 필요하다. 복수의 위원들과 조사단 참여 인사가 용산참사 당시 사망한 철거민 유가족들의 변호를 담당했던 법무법인 소속이었다고 한다.
 
변호사법 제31조는 ‘공무원·조정위원 또는 중재인으로서 직무상 취급하거나 취급하게 된 사건’을 수임 제한한다. 최근 법원은 2003년 7월∼2004년 8월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상임위원으로 재직하면서 고 장준하 선생의 의문사 진상규명 활동에 참여했던 변호사에 대한 법무부의 견책 징계가 정당하다고 판결했다. 장준하 선생 유족들이 제기한 관련 민·형사 소송에 해당 변호사가 변호인단으로 이름을 올리며 ‘부당 수임’ 논란이 제기되자 법무부가 나섰던 사건이다.
 
같은 법무법인 소속이지만 자신은 관련 사건을 수임하지 않았고, 위원회 활동과 동료 변호사의 수임이 전후 관계가 바뀌었다고 말할지 모르지만 해당 내용 (변호사법 57조)은 법무법인에도 적용된다.  
 
과거사위가 결론 낼 사건 하나하나는 엄청난 파급력을 안고 있다. 각 사건 관련자들의 명예회복은 물론 상당수 전·현직 검찰·경찰 고위 인사들이 법정에 설 수 있다. 제2, 제3의 과거사위를 잉태할지 모른다는 우려도 있다. 위원들의 추상(秋霜)같은 판단이 요구된다.
 
문병주 사회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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