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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옥상에 공기정화탑?…“반경 10m 먼지 줄지만 바람 불면 효과 적어”

중앙일보 2019.03.11 00:07 종합 8면 지면보기
네덜란드 로테르담 단 로세하르데 스튜디오 뒤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 [천권필 기자]

네덜란드 로테르담 단 로세하르데 스튜디오 뒤에 설치된 스모그 프리 타워. [천권필 기자]

지난 7일 조명래 환경부 장관은 미세먼지 긴급 대책으로 학교나 공공기관 옥상에 대형 공기정화탑을 설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중앙일보 취재팀이 지난해 12월 7일 환경부가 모델로 생각하는 네덜란드 공기정화탑 등을 취재한 결과, 한정된 범위 내에서만 일부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네덜란드 스모그 프리 타워
초미세먼지 25%가량 줄여줘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단 로세하르데(Daan Roosegaarde) 스튜디오. 건물 뒤편 공터에 7m 높이의 거대한 타워가 서 있었다. ‘스모그 프리 타워(Smog Free Tower)’였다. 가까이 가 보니 타워 안에서 기계음과 함께 강한 바람이 뿜어져 나왔다.
 
“타워 위에서 공기를 빨아들인 뒤에 미세먼지를 걸러내고 깨끗한 공기를 아래로 배출하는 거예요. 여기서 하루 반나절 동안 정화하는 공기가 축구장을 가득 채울 수 있을 정도죠.” 스튜디오 홍보 책임자인 딜리안 다이크호프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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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모그 프리 타워는 쉽게 말해 야외식 공기청정기다. 정전기를 활용해 공기 중에 떠다니는 먼지를 잡아낸다. 시간당 3만㎥의 공기를 걸러낼 수 있다. 전기 포트 한 대 수준의 전력(1170W)만 소비할 정도로 에너지도 적게 든다. 스모그 프리 타워는 네덜란드 로테르담에서 처음 시도된 이후 중국 베이징과 톈진, 폴란드 크라우프 등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도시에 차례로 설치됐다.
 
그렇다면 실제 스모그 프리 타워는 미세먼지를 얼마나 막아줄 수 있을까. 네덜란드 에인트호번 기술대학 연구팀이 스모그 프리 타워의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분석한 결과, 타워에서 10m 떨어진 곳까지 미세먼지(PM10)는 45%, 초미세먼지(PM2.5)는 25%가량 줄어드는 것을 확인됐다. 다만, 이는 바람이 거의 불지 않는다는 조건일 경우였다. 야외에 설치되다 보니 바람이 타워의 성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날도 강한 바람 때문에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다. 연구진도 “타워가 반 밀폐된 뜰이나 밀폐된 곳에 설치된다면 훨씬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야외에 공기정화탑을 설치하기보다는 밀폐형 시설을 만드는 게 더 현실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김용표 이화여대 화학신소재공학 전공 교수는 “대규모 공기정화탑은 홍보 효과는 있겠지만, 실제 야외에서 미세먼지 농도를 낮추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며 “차라리 중앙차로에 있는 버스정류장처럼 미세먼지 오염이 심한 지역에 공기 정화 시스템을 갖춘 밀폐시설을 만드는 게 더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로테르담=천권필 기자 fee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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