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R&D에 힘쏟는 현대차…신사옥은 투자자 모아 개발 추진

중앙일보 2019.03.11 00:02 경제 4면 지면보기
28조원이 투입되는 허드슨야드 개발 전후(위·아래) 모습.

28조원이 투입되는 허드슨야드 개발 전후(위·아래) 모습.

현대차그룹이 미국 허드슨 야드 개발 사업을 벤치마킹해 외부 자금을 수혈하는 방식으로 서울 삼성동 신사옥을 건설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쥐고 있는 자금은 연구개발(R&D)에 투자하고, 건물을 올리는 비용은 외부 투자자를 물색해 충당하겠다는 생각이다.
 

미국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 방식
GBC 건설에 외부자금 유치 나서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설립할 예정인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프로젝트의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다. 최근 연기금·국부펀드·글로벌기업 등 국내·외 투자자와 비공식적으로 GBC 공동 개발 의향을 타진했다. 현대차그룹과 외부 투자자가 공동으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외 투자자를 모집하면서 GBC 프로젝트를 ‘한국판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라고 소개하고 있다는 것이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는 부동산 전문 투자사와 금융사가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서쪽 허드슨 강 유역 11만3300㎡(3만4200평) 부지를 개발하는 대규모 프로젝트다. 2024년까지 250억달러를 투입해 수십 동의 초고층 건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미국 민간 부동산 개발 역사상 최대 규모로 꼽힌다.
 
한 투자은행(IB) 관계자는 “GBC가 들어설 장소의 입지가 우수해 향후 창출할 수 있는 기대수익이 높다고 보고 다수의 국내·외 투자자가 이 프로젝트에 적극적”이라고 말했다.
 
당초 현대차그룹은 주요 계열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GBC를 설립하고, 이를 현대차그룹 사옥으로 사용하는 방안을 추진했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2014년 GBC 대지를 매입하면서 대금(10조5500억원)을 현대차(55%)·현대모비스(25%)·기아차(20%)가 분할 납부했다.
 
하지만 GBC 프로젝트 추진 전략을 바꾼 건 건설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현대차그룹은 미래차 경쟁력 강화를 위해 대규모 투자를 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현대차는 “2023년까지 5년간 차량 경쟁력 강화(30조6000억원)와 미래기술 투자(14조7000억원)에 45조3000억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중앙일보 2월 28일 경제 2면)
관련기사
 
현대차·기아차는 지난해 영업이익(3조5795억원)이 2010년 국제회계기준(IFRS)을 도입한 이래 최저를 기록했다. 영업이익률(2.4%) 역시 2010년 이후 가장 낮다.
 
이처럼 기업 실적이 악화한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자, 일부 주주는 ‘조(兆) 단위로 예상되는 GBC 건설비를 동시에 투입할 경우 재무적으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이 외부 투자자와 GBC 건설비용을 분담하면 이런 우려를 어느 정도 잠재울 수 있다.
 
또 현대차그룹의 미래 투자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R&D 지출을 늘리고 설비 개선을 확대하면 보다 많은 신차를 선보일 수 있다. 현대차도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 2023년까지 공유차(6조4000억원), 전기차(3조3000억원), 자율주행·커넥티드카(2조5000억원), R&D(2조5000억원)에 투자 재원을 배분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