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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란의 어쩌다 투자

바이낸스코인엔 뭔가 특별한 것이 있다

중앙일보 2019.03.08 13:11
정말 호부호형하고 싶습니다. 나 코인 투자한다, 나 비트코인 있다, 이렇게요. 왜 한국에서는 코인 투자한다고 하면 도박 중독자 보듯 혀를 끌끌 찰까요. 그러니 거래소가 되겠어요? 업비트에서는 한 때 하루 거래대금이 10조원을 찍었습니다. 지금은... 화려한 날은 갔네요. 대세는 바이낸스. 무섭게 치고 올라온 녀석입니다. 요즘엔 글쎄 우리의 영원한 맏형, 비트코인보다도 잘 나간다니까요?
출처: 크립토포테이토

출처: 크립토포테이토

 
그 정도로 잘 나가?
바이낸스코인(BNB)은 세계 1위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발행한 거래소 코인입니다. 아, 잠깐! 이거 마이닝코인 아니에요. 폰지 사기와 비스무리한, 거래를 부추기는. 바이낸스에서 기축통화로 쓰이는 코인 중의 하나입니다. BTC마켓ㆍUSDT마켓ㆍETH마켓 등 이런 거 말이에요. 달러로 환산한 BNB 가격은 올 들어 2개월 동안 130% 올랐습니다. 지금이 불장이라고요? 알면서 왜 그래요. 1년 넘게 이어지는 약세장. 도대체 반등은 언제 오는지. ‘존버’족들 떠나겠네요. 달러와 비교한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은 같은 기간 4% 올랐습니다.
 
잠깐만, 코인의 기축통화는 비트코인이잖아?
현찰을 입금할 수 없는 거래소에서도 비트코인만 있으면 어떤 코인과도 바꿀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이 코인의 기축통화니까요. 대장주 비트코인이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다른 모든 암호화폐) 나부랭이 BNB 한테 밀리다니요. BNB에는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까요?
 
코인의 탈을 쓴 주식이라니...
BNB로 코인을 사면 거래 수수료를 깎아줍니다. 코인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기왕이면 수수료를 깎아주는 BNB를 찾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게다가 BNB는 코인이기는 한데, 하는 짓은 주식과 비슷합니다. 바이낸스가 돈을 번 만큼 시장에서 BNB를 사들여 태워 없애버립니다. 지금까지 바이낸스는 분기별로 영업이익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BNB를 사들여 총 6번 태웠습니다. 수요와 공급 법칙 알죠? 수요는 느는데 공급은 줄어드니, 당연히 가격은 오릅니다. 불황의 한가운데서도 지난해 바이낸스가 벌어들인 돈이 5000억 원입니다. 회사가 장사를 잘해 돈을 벌면 배당을 주면 될 텐데, 왜 굳이 사서 태워 없애버릴까요. 배당을 주면 BNB는 증권형 토큰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증권형 토큰의 발행을 금지했습니다. 규제 울타리에서 벗어난 유틸리티 토큰으로 남기 위해 바이낸스는 배당이 아니라 자사주 소각과 같은 방식을 택한 것 같습니다. 바이낸스가 돈을 많이 벌어서 BNB를 많이 태울수록 BNB 가격은 오르겠죠?
 
그래서 BNB를 사라고?
투자의 세계는 냉정합니다. 모든 투자 판단은 투자자 본인의 몫입니다. 사든 말든 그건 자유입니다. 다만, 사고 싶다면 바이낸스 거래소 사이트에 가입합니다. 가입 전 여권을 준비해 주세요. 여권을 들고 찍은 사진을 보내야 가입 인증을 받을 수 있습니다(머그샷 아님, 주의). 바이낸스 이용자의 상당수가 한국인이라고 하네요. 그것도 큰 손. 국내 거래소는 거래량이 적어서 큰손들은 거래가 어렵다고 하네요(그런 경험 하고 싶습니다 ㅠ). 큰손들에게 국내 거래소는 원화 인출용 창구일 뿐이랍니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2017년 말과 2018년 초, 우리 정부가 암호화폐를 ‘바다이야기 시즌2’ 정도로 이해하지 않았다면 업비트, 혹은 빗썸이 바이낸스의 왕좌를 차지하지 않았을까요.
 
고란 기자 ne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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