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임 식약처장 "마음속에 둔 개선 대상 규제 많다"

식품의약품안전처장에 임명된 이의경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교수.뉴스1
이의경 신임 식약처장은 "안전 강화와 규제 완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처장은 8일 오전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난 적이 없다. 선거 캠프에서 일한 적도 없다. 한번 뵙고 싶다"고 말했다. 이 처장은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실장, 숙명여대 약대 교수를 거쳐 성균관대 제약산업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대표적인 의약품 전문가이다. 이 처장에게 포부와 계획을 물었다.
이의경 처장 인터뷰
"문 대통령 만난 적 없다.한번 뵙고 싶다.
술·골프 못해 대외활동 걱정되지만 따뜻한
마음으로 풀겠다.청렴하고 일 중심 리더가
시대가 원하는 리더"
딸 이중국적 논란 소지 "소명됐다"
- 소감이 어떤가.
- "그동안 긴가민가하다가 7일 '휴직이 가능하냐'고 물어서 그때야 실감이 났다."
- 식품을 잘 모를 텐데 식약처장이 됐다.
- "그런 걱정 할 수 있다. 의약품 전문지식으로 약 문제에 접근하듯이 그런 시각으로 식품을 관리하면 별문제 없을 것이라고 본다. 다소 비식품을 철저히 관리하겠다. 저는 소통을 중시한다. 안전과 관련해 국민과 소통하고, 문제 생길 때를 대비해 위기관리시스템 체계를 공고히 하는 데 일조하고 싶다. 저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마음과 귀를 열어서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면 잘할 것으로 본다."
- 자신의 어떤 점을 보고 낙점했다고 생각하나.
- "약의 안전관리 연구를 많이 했다. 또 산업적 시각에서 약대에서 제약산업학과를 운영한다. 안전 규제를 만족하게 하면서 식품·의약품·화장품을 글로벌 산업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시각을 가진 사람을 찾다 보니 저를 낙점한 것 같다. 현실에 가면(취임하면)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안전규제 정책과 산업을 조화롭게 해서 의약과 화장품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 안전과 산업 육성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이 과제가 아니냐고 생각한다."
- 안전과 산업 육성이 충돌하지 않나.
- "안전 관련 규제는 조금 더 강화해서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게 글로벌로 나가는 지름길이다. 규제의 종류가 많은데 안전 관련 규제는 글로벌 수준으로 강화하고, 경영과 관련한 다른 부처 관련 규제는 글로벌 수준에 맞추겠다."
- 시급히 고쳐야 할 규제의 예를 들자면.
- "마음속에 있는 게 있지만, 취임 후 별도로 말씀드리겠다."
- 마음속에 둔 규제 개혁 많은 것처럼 들린다.
- "구체적인 것을 지금 말하기 적절하지 않다. 섣불리 말하면 파장이 커진다. 직원들과 논의해서 정책화할 때 말씀드리는 게 맞다. 총론은 말할 수 있지만, 각론은 적절하지 않다."
- 문재인 대통령과 아는 사이인가.
- "전혀 아니다.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다. 한번 뵙고 싶다."
- 선거 때 관여했나.
- "그것도 아니다. 저는 학교에서 열심히 연구하는 사람이다. 보사연에서 15년 일했다. 정치적으로 입장을 취하지 않고 중립적으로 했다고 생각한다."
- 누가 추천했느냐.
- "모르겠다. 어느 분이 했는지 전혀 모르겠다."
- 제안받고 나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 "이 분야가 국민에게 위해를 끼치는 일이 많이 생길 수 있어서 걱정이 많이 됐다. 그런데도 보건의료 정책을 한 사람으로서 그동안 생각만 하던 정책을 실무에 적용할 수 기회가 있다면 새롭게 도전해볼 수 있다고 봤다. 정책전문가가 행정을 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 관료들의 견제가 심할 수 있다.
- "사람 사는 사회에 다 그런 게 있을 것 같긴 하다.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일하는 조직이다. 일로써 논리적으로 풀고 대화하면서 서로 의견 주고받고 입장을 이해하면 될 것이다. 저는 대학에 오래 있어서 관료주의 같은 거 없다. 소통하는 리더십으로 대화 많이 하고 일을 풀려고 한다."
- 대화가 잘 될 것 같나.
- "저는 술을 못한다. 골프도 못 친다. 대외활동을 어떻게 할지 걱정이 앞선다. 애로가 있을 것 같긴 하다. 그렇지만 저는 마음이 따듯하고 열린 기가 있고 권위적이지 않다. 이런 장점을 발휘할까 한다. 이 사회가 요구하는 리더는 청렴하고 일 중심으로 열심히 하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제 장점을 살려볼까 한다."
- 큰 조직을 이끌어본 경험이 없는데.
- "그걸 걱정하고 있다. 다만 제가 교수만 한 게 아니다. 보사연에서 보건의료연구실장을 하면서 100여명의 리더가 된 적이 있다. 학회장으로서 두 개의 학회를 잘 이끌었다. 보건복지부에서 제약산업특성화 대학원을 수주해서 성공적인 대학원으로 만들었다. 처음 하는 일을 성심성의껏 추진한 적이 있다. 식약처는 처장 혼자 하는 게 아니라 차장·실장 있다. 그분들과 조화를 이루면서 도움을 받겠다."
- 어떤 정책을 내놓을 건가.
- "어제 통보를 받고 아직도 긴가민가하다. 평소 실력으로 해야 한다. 취임 후 한 달간 내 생각을 어떻게 정책화할지 면밀하게 준비하겠다."
- 식품과 제약산업을 평가하자면.
- "화장품은 많이 발전했고, 약은 매우 부족하다. 인허가부터 관리해서 경쟁력을 올리는 데 기여하는 게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이 처장의 남편은 강원대 기계의용공학과 탁태오 교수다. 슬하에 딸이 한 명 있다. 미국 유학 시절 출생해 미국 국적을 갖고 있다. 이중국적이다. 미국에서 결혼해서 살고 있다. 이 처장은 "딸의 이중국적이 검증 과정에서 별문제 없는 것으로 평가를 받았다"고 말했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이의경(57) 처장은
【 학 력 】
- 서울 계성여고
- 서울대 약학과 학사, 석사
- 미국 아이오와대 약학 박사
【 경 력 】
- 성균관대학교 제약산업학과 교수(現)
- 숙명여자대학교 임상약학대학원 교수
-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회장
-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건의료연구실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