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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핵균 감염자 열 중 셋만 치료 시작,안 하면 발병 위험 7배

중앙일보 2019.03.07 14:30
서울 송파구가 대한결핵협회와 지난해 6월 경로당 앞에서 취약 계층 결핵 이동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송파구가 대한결핵협회와 지난해 6월 경로당 앞에서 취약 계층 결핵 이동 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중 결핵 발생률과 사망률에서 압도적 1위다. 가장 큰 원인 중의 하나가 결핵균을 가진 잠복감염자이다. 50대 이상 성인의 30% 이상이 감염자로 추정된다.
 

질병본부 산후조리원 등 집단시설 직원 결핵균 감염조사
15%가 감염자 확인, 이 중 31%만 치료 시작

잠복감염자의 10%가 평생 살면서 결핵 환자가 된다. 잠복감염자 10명 중 3명 밖에 치료를 받지 않는다는 조사가 나왔다. 또 이들이 치료하면 결핵 환자가 될 위험을 7분의 1로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7일 산후조리원·사회복지시설·보건소·학교·병원 종사자와 재소자 85만7765명의 결핵균 감염 여부를 조사했더니 12만6600명(14.8%)이 양성이었다고 밝혔다. 양성률은 산후조리원 종사자가 33.5%로 가장 높다. 재소자 33.4%,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27.5%이다. 병원 종사자는 17.3%, 고교 1년생은 2%로 나왔다.
 
연령이 높을수록 양성률이 급증한다. 10대는 2.1%, 20대는 5.4%이지만 50대 35.7%, 60대 43.2%, 70세 이상은 44.4%에 달한다. 재소자·산후조리원 종사자는 40대 이상이 많다.
 
결핵환자와 밀접하게 접촉하면 30%가 균에 감염된다. 이들이 잠복감염자이다. 아무런 증상이 없다. 남에게 옮기기도 않는다. 균을 갖고 있을 뿐이다. 다만 이들 중 5%는 감염 2년 이내에, 5%는 평생 살면서 발병한다. 결핵 환자가 돼 인구 10만명당 5.2명꼴로 숨진다. 
 
잠복감염자가 결핵환자가 되는 것을 막으려면 석 달간 두 가지 약(항결핵제)을 먹어야 한다. 중간에 약의 부작용이 있는지 검사한다. 430개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면 공짜다. 다른 데는 약값의 30%를 내야 한다. 질병관리본부가 잠복감염자를 추적해보니 치료를 시작한 사람이 31.7%에 불과했다. 치료 시작한 감염자의 비율이 고령층일수록, 부유할수록 낮았다. 여자보다 남자가 낮았다. 
 
공인식 질병관리본부 결핵에이즈관리과장은 "잠복감염자가 병이 아닌데 왜 약을 먹어야 하는지 의심하는 데다, 약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어서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은 잠복감염자의 95%, 네덜란드는 77%가 치료를 시작한다. 
 
공 과장은 "잠복감염자를 1년 2개월 관찰했더니 치료를 시작하지 않은 사람이 치료를 완료한 사람에 비해 결핵 발생 위험이 7배 높았다"며 "약물치료를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학교·의료기관·사회복지시설·산후조리원·아동복지시설·어린이집 등의 집단시설 종사자는 매년 1회 의무적으로 잠복 결핵 검사를 받아야 한다. 올 6월부터 받지 않으면 시설장이 100만원의 과태료를 물어야 한다.  
 
신성식 복지전문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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