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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피는 걸 늦출수도 없고…’ 미세먼지에 봄 축제·관광 비상

중앙일보 2019.03.07 14:00
미세먼지로 뿌연 전남 광양 매화축제 현장의 지난 5일 모습(왼쪽)과 지난해 3월 맑은 하늘 속 같은 장소의 모습. [사진 광양시]

미세먼지로 뿌연 전남 광양 매화축제 현장의 지난 5일 모습(왼쪽)과 지난해 3월 맑은 하늘 속 같은 장소의 모습. [사진 광양시]

전남 광양시 공무원들은 매화축제를 앞두고 최근 비상이 걸렸다. 광양 다압면 섬진강변의 축제 현장에 백매화와 홍매화가 일정에 맞춰 만개했지만, 미세먼지가 심해서다. 예년 이맘때 파란 하늘과 어우러져 장관을 연출한 것과 달리 미세먼지로 뿌연 하늘은 매화밭의 분위기를 가라앉게 하고 있다. 광양시 김명덕 관광진흥팀장은 “미세먼지로 사람들이 외출을 꺼리면서 관광객이 크게 줄어들까 걱정스럽다”고 했다.
 

광양 매화축제 현장에 대형 텐트 세워 체험부스 20개 운영
구례 산수유꽃축제 현장에서는 관광객에 마스크 지급 예정
해무에 미세먼지까지 겹쳐 뱃길 통제로 봄 대목 우려

미세먼지가 갈수록 악화하면서 봄꽃 축제와 관광에도 비상이 걸렸다. 꽃 개화 시기에 맞춰 축제를 준비해온 지방자치단체들과 관광지 주민들은 관광객 급감을 우려하고 있다.
 
오는 8일부터 17일까지 치러지는 광양 매화축제 현장에는 대형 텐트 형태의 구조물이 세워졌다. 축제 기간 체험부스 20여 개가 이 구조물 안에서 운영된다. 관광객들이 미세먼지에 노출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미세먼지 유입을 최소화하려고 구조물의 앞ㆍ뒤쪽과 양 측면은 출입구를 제외하고는 막았다.
 
전남 광양 매화축제 현장에 설치 중인 대형 텐트 형태의 구조물. 미세먼지를 피해 축제 체험부스 20여 개가 구조물 내부에서 운영된다. [사진 광양시]

전남 광양 매화축제 현장에 설치 중인 대형 텐트 형태의 구조물. 미세먼지를 피해 축제 체험부스 20여 개가 구조물 내부에서 운영된다. [사진 광양시]

오는 16일부터 24일까지 산수유꽃축제를 개최하는 구례군도 미세먼지 대책 마련에 나섰다. 구례 산동면 축제 현장에서 보건소와 연계해 관광객들에게 마스크를 나눠주는 방안을 우선 검토키로 했다. 구례군 관계자는 “다른 지자체의 미세먼지 관련 축제 대책도 살펴보고 가능한 게 있다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봄꽃 축제는 특성상 연기가 불가능하다. 축제 현장의 꽃 개화 시기를 인위적으로 늦출 수 없어서다. 1년 동안 준비해온 축제를 앞둔 지자체들이 발만 구를 수밖에 없는 이유다. 3월에만 경남 양산 원동매화축제, 여수 영취산 진달래 축제, 경기 용인 에버랜드 튤립축제 등 전국적으로 봄 축제가 잇따라 열린다.
 
정부 차원에서 긴급재난문자까지 보내 가며 실외활동 자제를 당부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축제장 방문을 홍보하기도 모호한 상황이다. 미세먼지가 갈수록 심해지자 정부가 공공기관에서 차량 2부제를 운영하는 등 비상저감 조치에 나선 것과 역행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어서다. 축제장 방문객들은 주로 자가용을 이용한다.
 
미세먼지는 뱃길과 하늘길도 막으면서 봄 대목을 앞둔 관광지 주민들의 걱정도 커지고 있다.  지난 5일 오전 목포항을 찾은 관광객들은 발이 묶였다. 짙은 해무에 미세먼지까지 겹치면서 시정거리가 확보되지 않아 목포에서 제주, 흑산도ㆍ홍도 등을 오가는 24개 항로 35척의 여객선 운항이 모두 통제됐다. 광주공항과 무안국제공항의 항공편도 결항하거나 지연 운항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신안군 흑산면 홍도 유람선도 멈췄다. 관광객 대상 유람선 운행은 홍도 주민들의 주요 수입원 중 하나다. 홍도 유람선 선플라워호 박정선(55) 선장은 “겨울이 끝나 본격적으로 관광객들이 섬을 찾아오는 시기인데 걱정스럽다”며 “섬 식당, 건어물 상점, 숙박업소 등도 타격이 예상된다”고 했다.
 
광양=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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