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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 굴뚝에 안 올라가도 미세먼지 배출 단속 가능해진다

중앙일보 2019.03.07 12:00
매연을 내뿜는 공장, 앞으로는 분광학적 방법을 사용하면 공장 굴뚝에 올라가지 않고도 오염 배출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중앙포토]

매연을 내뿜는 공장, 앞으로는 분광학적 방법을 사용하면 공장 굴뚝에 올라가지 않고도 오염 배출을 측정할 수 있게 된다. [중앙포토]

전국에 미세먼지를 배출하는 공장은 5만7500여 곳.
하지만 굴뚝 자동측정장비가 설치된 대형 사업장 600여 곳을 제외하면 오염물질배출 감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게 현실이다.
 
굴뚝에 올라가 시료를 채취할 단속 인력이나 장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굴뚝에 올라가 측정 장비를 설치하는 사이에 공장에서는 오염물질 배출량을 줄여 단속을 피하기도 한다.

 
환경부는 이 같은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분광학의 최신 기술을 활용해 사업장 배출 대기오염물질을 측정하는 방법을 단속에 활용하기로 했다고 7일 밝혔다.
 
사업장에 출입하거나 굴뚝에 직접 올라가지 않고도 굴뚝을 통해 배출되는 오염물질을 원격으로 측정, 감시하는 기술을 도입한다는 것이다.
자외선이나 적외선 등 빛을 굴뚝으로 쏜 뒤 특정 파장의 빛이 얼마나 흡수되는지를 측정해 굴뚝에서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농도를 산출한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이를 위해 8일부터 오는 22일까지 경기도 시화 반월공단 지역에서 국내 연구진과 공동으로 사업장에서 배출하는 미세먼지 생성물질을 시범 조사하기로 했다.
굴뚝을 통해 배출된 질소산화물이나 황산화물,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을 측정하는 이번 조사에는 국립환경과학원뿐만 아니라 표준과학연구원,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소속 연구진 30여 명이 참여한다.
 
또, 자외선 차등 흡광 분석기(UV-DOAS) 1대와 퓨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 분석기(FTIR) 2대, 질량분석기를 장착한 이동 측 정차량 4대 등의 장비도 투입된다.
원거리 측정에 적용할 수 있는 퓨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 분석기(FTIR) [사진 환경부]

원거리 측정에 적용할 수 있는 퓨리에 변환 적외선 분광 분석기(FTIR) [사진 환경부]

환경부 관계자는 "분광학적 측정기법은 스웨덴 등 주요 선진국에서 사업장 배출가스 측정을 위해 도입, 활용하는 기술로 신뢰도가 매우 높은 기법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환경과학원은 UV-DOAS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농도를 측정, 굴뚝에 설치된 자동측정 장비(TMS) 분석 결과와 비교해서 분광학적 측정 방법의 신뢰도를 검증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5월에는 시화 반월 공단과 충남 대산공단 지역에서도 추가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5월 조사에는 '솔라 오쿨레이션 플럭스' 등 최신 장비를 보유하고 있는 스웨덴 업체인 플럭스센스도 참여할 예정이다.
 
환경부와 환경과학원은 이번 공동 조사 결과를 토대로 '분광학을 이용한 굴뚝 배기가스 측정방법'을 올 하반기에 대기오염 공정 시험기준에 포함할 계획이다.
 
분광학 방법으로 측정한 수치가 오염물질배출 허용기준을 초과했을 때도 이를 근거로 해당 사업장을 단속·처벌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공장 굴뚝 매연 [중앙포토]

공장 굴뚝 매연 [중앙포토]

이 방법이 정식으로 도입되면 낮이나 밤을 가리지 않고, 사전에 사업장에 미리 통보할 필요도 없이 단속과 측정이 가능할 전망이다.
 
신건일 환경부 대기관리과장은 "이번 분광학적 측정기법이 도입되면 대기배출시설에 대한 관리가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이라며 "굴뚝 자동측정 장비가 부착되지 않은 사업장의 미세먼지 배출량을 줄이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찬수 환경전문기자  kang.chans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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