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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진 독수리 맨 앞에 선 ‘큰 독수리’ 김태균

중앙일보 2019.03.07 00:03 경제 7면 지면보기
한화 이글스 고참 김태균(왼쪽)과 최진행은 올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체력 관리에 신경 썼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선 휴식까지 반납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 이글스 고참 김태균(왼쪽)과 최진행은 올해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고, 팀에 보탬이 되기 위해 체력 관리에 신경 썼다.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선 휴식까지 반납하며 훈련에 매진했다. [사진 한화 이글스]

“얼굴이 확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고참이 앞장서는 한화 전지훈련
선배들 보며 신인들도 무럭무럭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한용덕(54) 감독은 간판타자 김태균(37)을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아닌 게 아니라 피부는 더 까매졌고, 얼굴은 지난 시즌보다 갸름해 보였다. 김태균은 특유의 말투로 “뭐 달라진 게 있겠냐”며 씩 웃었다. 체중 변화는 없지만, 근육량이 늘었다.
 
김태균은 지난 1월 개인훈련 기간에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예년이라면 휴식 위주로 운동했을 때지만 이번엔 패턴을 바꿨다. 체력을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지난해 잔 부상으로 데뷔 후 가장 적은 73경기 출전에 그쳤다. 역설적으로 김태균이 부진했지만, 팀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태균이 수비훈련 때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 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했다.
 
한화는 지난달 23, 24일에 이틀 연속 훈련을 쉬었다.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엔 23일 하루만 휴식일이었다. 코치진과 선수들이 단체 줄넘기 대결을 펼쳤다. 선수들이 이기면서 추가 휴일이 생겼다. 엄밀히 말하자면 승리한 쪽은 백승룡 코치가 활약한 코치진이었다. 한 감독이 자신과 정근우의 1대1 대결을 제안했고, 한 감독이 ‘살살 뛴’ 덕분에 선수들에게 승리가 돌아갔다. 김태균·이성열 등 고참들이 한 감독에게 “선수들이 지쳤다”고 얘기했고, 한 감독은 이틀 휴식을 줄 내심이었다.
 
이틀의 휴식일에 정작 김태균은 쉬지 않았다. 후배 송광민과 숙소 앞 피트니스 센터에 가서 운동했다. 한화 홍보팀 이한성 과장은 “김태균이 자비로 개인 트레이너를 불렀다”고 전했다. 김태균은 “올해는 지난해보다 더 오래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외야수 최진행(34)과 이동훈(23)은 체중을 맞바꿨다. 최진행이 10㎏ 감량했고, 이동훈은 그만큼 늘렸다. 최진행의 경우 일부러 감량한 게 아니다.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효과다.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은 최진행은 ‘1+1년에 총액 5억원’이라는 좀 실망스러운 결과를 받았다. 1m78㎝, 72㎏의 마른 체격 탓에 ‘멸치’로 불린 이동훈은 일부러 살을 찌웠다. 이동훈은 “힘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확실히 예전보다 덜 힘들다. 사실은 키도 조금 컸다”며 웃었다.
 
몸이 좋아진 건 선배뿐만이 아니다. 고졸 신인들 몸도 2~3개월 사이 확 달라졌다. 4라운드에 지명된 신일고 출신 투수 김이환은 마무리 훈련 이후 허벅지가 몰라보게 굵어졌다. 노시환과 변우혁 등 내야수들도 고등학생 티를 벗고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한용덕 감독은 “그 전까지는 우리 팀에 큰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신인부터 체격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뽑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한용덕 감독이 웃는 건 달라진 분위기 때문이다. 한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았던 시절, 베테랑들이 ‘내 자리는 있겠지’라고 생각하며 안주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고참들이 앞장서서 움직인다. 1년 새 달라진 모습에 나도 놀란다”고 했다.
 
고참들의 노력 덕에 전술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겼다. 1루 수비를 꺼려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던 김태균은 전지훈련에서 1루를 지키고 있다. 2루수 정근우는 외야 수비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태균이 1루를 지키고 정근우가 외야로 가면, 이성열을 지명타자로 쓸 수 있다. 또 외야수 한 명을 더 기용할 수도 있다. 한용덕 감독은 “고참들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먼저 애를 쓰고 있다. 감독 입장에선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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