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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전! 집에서 초밥 해먹기… 너무 쉬워 깜짝 놀랄걸요

중앙일보 2019.03.06 15:00
[더,오래] 민국홍의 삼식이 레시피(17)
사시미칼을 이용해 훈제연어로 초밥용 회를 떼고 있다. [사진 민국홍]

사시미칼을 이용해 훈제연어로 초밥용 회를 떼고 있다. [사진 민국홍]

 
집에서 생선 초밥을 만들어 먹는다면 주위로부터 ‘와’하는 부러움 섞인 찬사를 듣게 될 것 같다. 해 먹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는 선입견 때문이다. 그런데 생선 초밥을 만드는 게 의의로 쉽고 집에서도 맛있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에 놀랄 것이다.
 
사실 스시로 알려진 생선 초밥이란 사회생활 초반만 해도 매우 고급 음식인 데다 하는 음식점도 많지 않았고 가격이 비싸 접하기가 쉬운 음식은 아니었다. 지금은 대중화되어 누구나 쉽게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맛볼 수도 있지만 요리법을 모르던 시절 스시를 집에서 하리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않았다.
 
내 머릿속에는 스시는 최고급 스시, 일반 스시로 두 가지로 각인 되어있었다. 80년대 말과 90년대 초 정치부 기자로 활동할 때 일식 회와 스시에 입문했다. 89년 당시 외무부를 출입하던 시절 일본 외무성 초청으로 한국기자단의 일원으로 일본을 1주일 정도 방문한 적이 있는데 이때 도쿄 제국호텔에서 먹은 스시가 너무 맛있었다. 저녁 한 끼에 3만 엔(당시 한국 돈 18만원)을 주고 사 먹었는데 맛있어서 배부른 줄도 모르고 흡입했다.
 
물론 기자 신분으로 한 끼 3만 엔이란 고액을 지불한 사연도 숨어있다. 한국기자단의 일본방문 안내를 맡았던 일본 외무성 관계자가 첫 대면 장소에서 “한국 기자들의 씀씀이가 너무 커 한 끼 당 식사 액을 3만 엔으로 제한하니 이해해 달라”고 당부한다. 그 전해에 일본을 방문한 기자단 일부가 한 끼에 20만엔(180만원)가량 썼다는 것이다. 아마 기자들 일부가 한방에 모여 미니바를 털었던 모양이다.
 
사정이 그렇다 하더라도 기자단 대부분이 일정 시작부터 기분이 좋지 않았고 일본 외무성의 제시한 한도를 채워서 먹겠다고 반발심을 보였다. 호텔 내에서 3만 엔을 다 채워 먹을 수 있는 요리는 프랑스 요리와 스시뿐이었다. 그 뒤 90년대 초반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수로 있던 평화민주당을 출입할 때가 있었는데 여의도 부근의 일식집에서 종종 점심이나 저녁을 하면서 회와 스시를 했지만 그 맛이 나지는 않았다.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 메뉴. [중앙포토]

신라호텔 일식당 '아리아께' 메뉴. [중앙포토]

 
그러다가 2005년 2월 초 호텔신라의 일식당 스탠드에서 세프가 그 자리에서 해내는 스시를 먹고 넋 나갈 정도로 행복한 적이 있었다. 그날 홍석규 KLPGA 회장이 나를 불러 전무로 일하게 된 것을 축하해주던 자리였다.
 
이렇게 감동을 주던 스시를 집에서 해 먹게 된 것은 우연이지만 하늘의 섭리인 것 같기도 하다. 나는 요리학원에서 한식, 일식, 양식 순으로 음식을 배웠다. 물론 일식할 때 한 과목이 생선 초밥이었다. 배우기는 했어도 스시를 해 먹을 용기까지는 나지 않았다. 광어나 새우 등 생선을 사다 초밥용으로 회를 뜨고 초밥용 밥을 지어 배합초로 초밥을 만들어야 하는 과정이 제법 복잡하고 고난도 솜씨를 필요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양식 조리 과정의 강사가 엉뚱하게도 생선 초밥을 만들어 먹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수강생 중 누군가가 선생님께 집에서도 밥을 해주느냐고 물었다. 당시 시내 유명호텔인 L 호텔의 주방장이었던 그는 동문서답으로 가족들과 외식하는 이야기를 해주었다. 
 
가끔 노량진 수산시장에 들어 광어 등 생선을 사 반은 회로 뜨고 반은 스시용으로 회를 떠달라고 해서 근처 식당에 들어가 준비해간 배합초로 생선 초밥을 만들면 자식들이 정말 맛있게 먹는다고 자랑했다. 그는 회나 생선 초밥을 정식으로 먹으려면 비싸기 때문에 그렇게 한다고 덧붙였다. 나는 이렇게 쉬운 방법이 있구나 하면서 무릎을 쳤다.
 
광어와 훈제연어로 초밥을 만들어 딸 생일상을 차려주었다. [사진 민국홍]

광어와 훈제연어로 초밥을 만들어 딸 생일상을 차려주었다. [사진 민국홍]

 
지난해와 올해 합쳐 3번 집에서 생선 초밥을 만들어 먹었다. 지난해는 며느리와 장모님을 각각 불러 스시를 대접했고 지난 2월 17일 딸의 생일에는 딸 가족을 초대해 생선 초밥을 만들어주었다.
 
우선 그 전날 집에서 가까운 구리농수산물시장에 가 6만원을 주고 제법 두툼한 광어를 사 반은 회로, 반은 초밥용 회로 썰어 냉장고에 24시간 정도 숙성시켰다. 여기에 이마트에서 훈제 연어도 샀다.
 
다시마를 한소끔 끓인 물로 맛있게 약간은 꼬들꼬들한 밥을 하고 부채로 밥을 식혀가면서 빨리 배합초로 버무렸다. 부산에서 가장 유명한 초밥집인 삼송초밥의 주인인 주강재 세프는 “밥과 배합초를 비빌 때 수분이 빨리 날아가야 하는데 이것이 초밥의 맛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가 잘 아는 분의 조카이고 SBS의 프로그램인 달인에서도 나온 세프인데 부산을 방문할 때 그의 식당에 들러 명불허전의 생선 초밥을 맛보았다.
 
삼송초밥집에서 내놓은 초밥이다. 이곳은 부산 국제시장 옆에 있다. 부산에 들리면 찾을 만한 음식점이다. [사진 민국홍]

삼송초밥집에서 내놓은 초밥이다. 이곳은 부산 국제시장 옆에 있다. 부산에 들리면 찾을 만한 음식점이다. [사진 민국홍]

 
배합초는 식초 3T, 설탕 2T, 소금 1t을 섞은 살짝 끓인 다음 식혀 사용한다. 쌀 한 컵 분량의 밥이면 배합초 2T를 넣어준다. 손에 식초 물을 묻히고 오른손으로 초밥을 가볍게 쥐고 왼손에 생선 살을 놓은 후 와사비를 생선 살 안쪽에 바른 다음 그 위에 초밥을 놓고 모양을 잡으면 된다.
 
이날 바로 한 따뜻한 밥으로 그 자리에서 초밥을 만들어 먹으니 맛있는 것은 너무도 당연한 일. 와인까지 곁들이는 데다 딸네 가족까지 옆에 있으니 행복한 저녁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일류 세프가 만든 것처럼 눈물을 빠트릴 정도로 감동을 주지는 않았지만 딸과 사위가 맛있다며 한 조각도 남기지 않고 음식을 먹었다. 중학교 시절 배운 성경 구절이 생각난다. “구하라 그러면 너희에게 주실 것이요” 음식을 하게 되면 이런 깨달음과 즐거움이 있다.
 
[정리] 집에서 초밥 만드는 법
[재료] 
광어회(반은 회로, 반은 초밥용으로), 훈제 연어, 식초, 설탕, 소금, 다시마, 밥  
 
[방법]
(* 광어회는 24시간 정도 숙성)
(* 배합초: 식초 3T, 설탕 2T, 소금 1t을 섞어 살짝 끓인 뒤 식혀 사용)  

 
1. 다시마를 한소끔 끓인다.  
2. 꼬들꼬들한 밥을 해 밥을 식혀가면서 배합초로 버무린다.

3. 손에 식초물을 묻혀 오른손으로 초밥을 가볍게 쥐고 왼손에 생선살을 놓는다.  

4. 와사비를 생선 살 안쪽에 바른 다음 그 위에 초밥을 놓고 모양을 잡는다.

 
민국홍 KPGA 경기위원 theore_cre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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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국홍 민국홍 KPGA 경기위원 필진

[민국홍의 19번 홀 버디] 골프 전문가다. 현재 KPGA(한국남자프로골프협회) 경기위원과 KGA(대한골프협회) 규칙위원을 맡아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KLPGA(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 전무를 역임했고 스포츠마케팅회사인 스포티즌 대표이사로 근무하는 등 골프 관련 일을 해왔다. 인생 2막을 시작하면서 골프 인생사를 있는 그대로 담담하게 풀어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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