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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중 줄이고 늘리고… 몸부터 달라진 독수리

중앙일보 2019.03.06 10:30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불펜피칭 도중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는 한용덕 감독. [사진 한화 이글스]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 불펜피칭 도중 원포인트 레슨을 하고 있는 한용덕 감독. [사진 한화 이글스]

"얼굴이 확 달라지지 않았습니까."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 한용덕(54) 감독은 간판타자 김태균(37)을 가리키며 말했다. 아닌게 아니라 까만 피부는 더 까매졌고, 지난 시즌 후반기에 비해 얼굴이 갸름해보였다. 김태균에게 물었더니 특유의 말투로 "뭐 달라진 게 있느냐"고 씩 웃었다. 김태균의 말과 달리 체중 변화는 없지만 근육량이 늘어났다.
 
김태균은 지난 1월 개인훈련 기간 필리핀으로 건너갔다. 예년이라면 휴식 위주의 운동을 할 때지만 패턴을 바꿨다. 체력을 키우는 데 포인트를 맞췄다. 지난해 잔부상 때문에 데뷔 후 가장 적은 73경기에 출전하는 데 그친 게 계기였다. 역설적으로 김태균이 부진했지만 팀은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구단 관계자는 "김태균이 수비훈련 때도 다이빙캐치를 시도했다. 예전에는 볼 수 없었던 모습"이라고 했다.
 
4일 SK와 연습경기에서 1루수로 출전한 한화 김태균. [사진 한화 이글스]

4일 SK와 연습경기에서 1루수로 출전한 한화 김태균. [사진 한화 이글스]

한화는 지난 23, 24일에 처음으로 이틀 연속 훈련을 쉬었다. 이례적인 일이다. 당초엔 23일만 휴식일이었지만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이 단체줄넘기 대결을 펼쳤고, 선수들이 승리해 추가로 휴일을 얻었다. 원래 대결에선 백승룡 코치가 활약을 펼친 스태프가 이겼다. 하지만 한 감독이 정근우와 자신의 1대1 대결을 제안했고, 한 감독이 태업을 펼치면서 선수단이 이겼다. 사실은 김태균, 이성열 등 베테랑급 선수들이 '선수들이 지쳤다'며 한 감독에게 건의를 한 덕분이었다.
 
하지만 정작 김태균은 쉬지 않았다. 절친한 후배 송광민과 함께 숙소 앞 피트니스 센터에 가 운동을 했다. 홍보팀 이한성 과장은 "김태균이 자비를 들여 개인 트레이너를 불렀다"고 귀띔했다. 김태균은 "올시즌엔 지난해보다 오래 가을 야구를 하고 싶다"고 했다.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타격 훈련중인 최진행. [사진 한화 이글스]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타격 훈련중인 최진행. [사진 한화 이글스]

외야수 최진행(34)과 이동훈(23)은 체중을 맞바꿨다. 최진행은 10㎏을 감량했고, 이동훈은 늘렸다. 최진행은 일부러 감량한 게 아니다. 겨울에도 쉬지 않고 매일 훈련하면서 자연스럽게 생긴 효과다. 지난 겨울 FA 자격을 얻은 최진행은 1+1년 총액 5억원이란 다소 실망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말 그대로 절치부심한 것이다. 178㎝, 72㎏의 마른 체격 탓에 '멸치'로 불리던 이동훈은 일부러 살을 찌웠다. 이동훈은 "힘과 체력을 키우기 위해 노력했다. 확실히 예전보다 덜 힘들다. 사실은 키도 조금 컸다"고 웃었다.
 
몸이 달라진 건 선배들 뿐만이 아니다. 고졸 신인들도 2~3개월 사이 달라진 몸을 만들어왔다. 4라운드에 지명된 신일고 출신 투수 김이환은 마무리 훈련 이후 허벅지가 몰라보게 굵어졌다. 노시환과 변우혁 등 내야수들도 고등학생 티를 벗어난 체구로 오키나와에 합류했다. 한용덕 감독은 "그 전까지는 우리 팀에 큰 선수들이 많지 않았다. 신인 스카우트를 할 때부터 체격이 좋은 선수들 위주로 뽑아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훈련중인 신인 투수 김이환. [사진 한화 이글스]

오키나와 고친다구장에서 훈련중인 신인 투수 김이환. [사진 한화 이글스]

 
한 감독이 웃음을 짓는 건 단순히 몸이 달라져서가 아니다. 선수단의 달라진 분위기 때문이다. 한용덕 감독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땐 베테랑들이 '내 자리는 있겠지'라는 생각으로 안주했던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제는 선수들이 앞장서서 움직이고 있다. 1년 사이 달라진 모습에 나도 놀랐다"고 했다.
 
고참들의 노력 덕에 전술적으로도 안정감이 생겼다. 1루수비를 꺼려해 주로 지명타자로 나섰던 김태균은 전지훈련에서 1루를 지키고 있다. 2루수 정근우는 외야수비 훈련에 열을 올리고 있다. 김태균이 1루를 지키고 정근우가 외야로 가면 이성열을 지명타자로 활용할 수 있고, 다른 선수를 외야수로 한 명 더 기용할 수 있다. 한용덕 감독은 "고참들이 내가 말을 하지 않아도 먼저 애를 쓰고 있다. 감독 입장에선 정말 고마운 일"이라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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