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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靑서 만든 자치경찰안, 대검 "못받겠다" 정면 거부

중앙일보 2019.03.06 01:30 종합 1면 지면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15일 청와대 본관 충무실에서 열린 국정원·검찰·경찰 개혁 전략회의에 참석해 머리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자치경찰제 안(案)’에 대해 검찰이 “실효적인 자치경찰제라고 하기엔 미흡하다.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혀 파장이 일고 있다. 집권 3년차를 맞은 문재인 정부가 검찰개혁에 속도를 내기 위해 당·정·청이 자치경찰제 도입안을 지난달 합동 발표했다. 자치경찰제는 검경 수사권 조정의 전제조건이다. 그런데 검찰이 자치경찰제안에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수사권 조정과 함께 추진하는
실효적 안이라 하기엔 미흡”
국회 사개특위에 공문 보내
검찰개혁 논의 큰 영향 미칠 듯

국회 사법개혁특별위 소속 윤한홍(자유한국당 간사) 의원 등이 최근 대검찰청에 자치경찰제에 대한 검찰의 입장을 문의하자 대검은 5일 ‘자치경찰제에 대한 입장’이란 답변서를 국회에 전달했다. 검찰은 답변서에서 “최근에 발표된 자치경찰제안은 검찰로서는 수사권 조정과 함께 추진하는 실효적인 자치경찰제라고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검찰은 또 “자치경찰제는 지방청 이하 조직을 자치경찰로 이관하여 국가 고유 사무를 제외한 모든 사무를 담당하는 것으로 최소한 경찰서 단위 이하는 자치경찰로 이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자체 의견을 제시했다.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지난 2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자치경찰제 도입 방안 논의를 위한 당·정·청 협의가 지난 2월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렸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인사하고 있다. [중앙포토]

 
그동안 검찰은 자신들이 경찰을 지휘하지 못한다면 지방자치단체의 관리 하에 둬야 한다는 입장이었다. 자치경찰제는 지역 주민이 뽑은 지자체장 아래 자치경찰을 두는 제도다.  
 
이에 당·정·청은 자치경찰제를 올해 안에 5개 시·도에서 시범실시하고 2021년 전국으로 확대하기로 발표(2월 14일)했는데 검찰은 반대 의견을 내민 상황이다. 이 같은 검찰의 반대 의견은 국회의 검찰 개혁 법안 논의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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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이날 국회 사개특위는 경찰에 1차 수사권·수사종결권을 주고 검찰의 수사지휘권을 폐지하는 정부 안 등을 논의하기 위해 모였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자유한국당에서 “당내 사개특위에서 별도로 논의할 시간이 필요하다”(이장우 의원)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국당은 자체 당 사개특위를 구성했는데 7일 첫 회의를 연다.
출근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연합뉴스]

출근하는 문무일 검찰총장[연합뉴스]

 
대검에선 이날 검사장급 인사가 직접 사개특위 소속 여야 의원실을 방문해 검찰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지난달 13일엔 야당 의원실에 검경 수사권 조정 진행에 대한 비판 의견을 담은 자료를 전달했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선 “검찰이 자유한국당에 SOS를 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국회 사개특위의 관계자는 “검찰을 만나 보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내줄 수 있어도 경찰에 수사권을 주는 것에는 수용 불가라는 입장이 강경하다”며 “문무일 검찰총장 등 검찰 간부들이 사표도 불사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현일훈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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