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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48% 무방비, 노점상 손님 반토막…“정부 뭘하고 있나”

중앙일보 2019.03.06 00:20 종합 2면 지면보기
5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하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한반도의 미세먼지 대기 상황. 중국과 한반도 부분은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해 붉게 나타났지만 동해와 일본 쪽 대기는 깨끗하게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5일 세계 기상 정보를 시각화하는 비주얼 맵인 어스널스쿨로 확인한 한반도의 미세먼지 대기 상황. 중국과 한반도 부분은 초미세먼지 오염이 심해 붉게 나타났지만 동해와 일본 쪽 대기는 깨끗하게 표시돼 있다. [연합뉴스]

서울 금천구 조은영(44)씨는 요새 고교 2년생 아들 걱정이 태산이다. 조씨는 “비염이 심해 입으로 숨을 쉬는데 미세먼지의 발암물질이 폐 속으로 많이 들어가지 않겠느냐”고 말한다. 조씨는 “아이가 학교에 갔다 와서는 코와 목 안에 더러운 솜이 꽉 찬 것 같다며 맥을 못 춘다. 아침에 학교 가라는 얘기를 하는데 죄책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아들 교실에는 공기청정기가 없다. 조씨는 “덩치 큰 남자애 스무 명이 창문을 닫은 채 수업하면 얼마나 숨 막히겠나”라고 걱정한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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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4시 서울 노원구 노원역 근처 노점상 김점선(58)씨가 떡볶이를 뒤적거리고 있다. 이날 손님을 별로 받지 못했다. 며칠째 손님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김씨는 “문을 열지 말까 생각도 했는데 벌이가 없어서 열었다. 행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후딱 지나간다. 음식을 쳐다도 안 본다”며 “정말로 속 터진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지난달 28일부터 최악의 미세먼지가 지속되면서 학부모 분노가 치솟고, 매출 급락으로 생계 위협을 받는다. 일부 환자가 발작을 일으켜 목숨에 위협을 느끼기도 한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학부모가 분노하는 이유가 있다. 5일 교육부·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월 기준으로 전국 초·중·고와 특수학교 23만7002개 학급(학교는 1만2034개) 중 기계환기설비·공기청정기 등의 정화장치가 설치되지 않은 데가 11만3184곳(47.8%)에 이른다. 초등학교는 미설치율이 25.1%, 중학교는 74.3%, 고등학교는 73.7%다. 유치원 3%, 어린이집은 이런 데가 없다. 미설치 비율(유치원 포함)이 높은 데는 경북(67.8%), 전북(63.8%), 대구(62%) 등이다. 서울은 38.3%다. 중학생 학부모 김미연(42·서울 강남구)씨는 “애가 눈이 따끔따끔하고 목이 아파서 힘들다고 한다. 이런 날씨가 이어지면 공기청정기를 놓든지, 휴업이든 단축수업이든 뭔가 조처를 해 달라고 요청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소상공인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 서울 광진구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김재현(25)씨는 어린이대공원 방문객이 줄면서 가게 손님이 반 토막 났다. 김씨는 “미세먼지 때문에 가게 문을 닫을 판이다. 도대체 정부가 뭘 하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인터넷상에는 “청와대·환경부 등 정부는 뭘하고, 그 말 많은 환경 시민단체들은 왜 침묵하느냐”는 성토가 가득하다. 서울 명동 부산오뎅 점주는 “데이트하는 사람들로 북적댈 시간인데 어제부터 텅 비었다. 행인들이 입 벌리기를 싫어하는데 어묵을 사먹겠나”며 “미세먼지 때문에 스트레스가 너무 심하다”고 말했다. 오토바이 배달 일을 하는 이모(53)씨는 “어쩔 수 없이 5일 처음 마스크를 썼는데, 보안경에 습기가 차서 앞이 잘 안 보인다. 위험하지만 어쩔 수 없다. 답답하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환자들은 더 힘들다. 천식환자 박모(79·서울 마포구)씨는 그동안 흡입기를 사용하면서 조절이 잘 됐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미세먼지 때문에 숨이 차고 기침이 심해졌다. 흡입기로 조절할 수 없었다. 발작 증세였다. 주치의 유동은 연세유내과 원장은 “강한 약물을 투여하면서 조금씩 가라앉고 있다. 지난 5~6년 이런 적이 없는데 올해 갑자기 악화했다”고 말했다. 무릎 관절 수술을 받은 김근숙(67·인천 서구)씨는 의사가 매일 가벼운 산책을 하라고 당부했지만 최근 하루도 못 나갔다. 김씨는 “무릎이 뻑뻑해지는 것 같아 겁이 난다”고 말했다. 치매 노인의 스트레스도 심하다. 대구 상록수재단 김후남 이사장은 “햇볕을 쬐고 공기를 마시게 옥상 정원에 어르신들을 모시고 나가는데, 최근에는 실내 프로그램으로 바꿨다”며 “일부 난폭한 어르신은 밖에 못 나가면 욕설을 하고 소리 지른다”고 말했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미세먼지에 오염된 전국 각지의 모습과 지점별 초미세먼지 농도 최고치(5일 오후 7시 기준). 초미세먼지 농도가 36~75㎍/㎥ 이면 나쁨, 76㎍/㎥ 이상이면 매우나쁨이다. 주의보는 75㎍/㎥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경보는 150㎍/㎥ 이상 2시간 지속될 때 발령된다. [연합뉴스]

아르바이트생도 힘겹다. 서울 명동 이모(25·여)씨는 문을 여닫을 때마다 미세먼지가 들어와서 마스크를 쓰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지만 사장 눈치를 보느라 그냥 일하고 있다. 이씨는 “사장님께 넌지시 말했더니 ‘손님이 싫어한다’고 딱 잘랐다”면서 “공기청정기가 없어 더 힘들다”고 말했다.
 
신성식·박형수·남윤서 기자 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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