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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ㆍ중 무역합의 돌발 변수 화웨이, 美 법원에서 美 정부 상대 소송 택한 까닭은

중앙일보 2019.03.05 14:45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중국 화웨이가 정면돌파를 선택했다. 미ㆍ중 무역합의가 최종단계에 진입한 상황에서 화웨이가 돌발변수로 작용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화웨이가 미 연방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준비 중이라고 2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 연방정부가 스파이 의혹을 제기하며 화웨이 장비를 구매에서 배제한 것이 부당하다는 주장이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중국 광둥성에 위치한 화웨이 리서치개발센터. [AP=연합뉴스]

 
NYT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르면 이번 주말 미국 지사가 위치한 텍사스주 동부 연방법원에 헌법 소원을 낼 계획이다. 지난해 통과된 ‘2019회계연도 국방수권법(NDAA)’을 근거로 화웨이와 중싱통신(ZTE) 등 중국 기업을 제재한 것이 위법이라는 취지다.
 
이에 앞서 미국 연방정부는 연방기관과 기업에 대해 화웨이 통신장비 사용을 제한했고, 유럽연합(EU)과 일본ㆍ호주 등 우방국 정부에 대해서도 동참을 요구해왔다. 화웨이 제품을 쓰면 중국 정부의 스파이 활동에 노출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숨죽이고 있던 화웨이가 정면돌파를 선택한 배경에 대해 NYT는 “미 연방정부의 ‘화웨이 보이콧’ 문제를 법정에서 공론화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법정에서 미 연방정부가 ‘화웨이 보이콧’의 정당성을 뒷받침할 증거를 내놓으면, 화웨이는 공개적으로 방어할 수 있는 증거를 내세워 판을 뒤엎는 전략이라는 설명이다.
 
‘은둔의 경영자’로 불리는 화웨이 창업자 런정페이 회장도 지난달 오랜 침묵을 깨고 영국 BBC방송에 출연해 미국이 제기한 보안 우려를 적극 반박했다. 
 
중국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가 최근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화웨이의 스파이 활동을 부인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어서 특히 의심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중국 화웨이의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런정페이가 최근 자주 언론에 모습을 드러내며 화웨이의 스파이 활동을 부인하고 있다. 런정페이는 인민해방군 통신장교 출신이어서 특히 의심을 받고 있다. [AP=연합뉴스]

 
미 정부와 화웨이의 법정 다툼은 지난 1월 미 법무부가 뉴욕주와 워싱턴주에서 화웨이와 화웨이 자회사 두 곳을 각각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법무부는 금융 송금 사기와 대이란 제재 위반 등 13개 혐의를 적용했다.
 
화웨이 입장에서는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 정도로 코너에 몰린 셈이다. 미 법무부가 ‘기술탈취’ 혐의로 화웨이에 대한 수사를 본격화하자 반격에 나선 것으로도 풀이된다.
 
게다가 미국의 제재로 미국은 물론 미국의 우방국에서도 영업활동이 어려워지면서 회사 수익에 큰 손실이 불가피해졌고, 스파이 조력사라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어 강경한 조치가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오른쪽).[AP=연합뉴스]

멍완저우 화웨이 부회장 겸 최고재무책임자(오른쪽).[AP=연합뉴스]

 
전날 멍완저우 화웨이 최고재무책임자(CFO)에 대한 미국으로의 신병 인도 절차가 본격화하자 발걸음이 더 바빠진 면도 없지 않다. 화웨이는 지난해 12월 캐나다에서 체포된 멍 CFO가 체포 과정에 위법행위가 있었다고 주장하며 캐나다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화웨이의 정면돌파가 미ㆍ중 무역협상에 악재가 될지는 미지수다. NYT는 “소송과 무역협상은 별개로 진행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 성향으로 봤을 때 화웨이 건을 협상에 사용할 여지가 충분하다”고 분석했다.
 
화웨이 보이콧은 중국 최대 정치행사인 양회(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가 진행 중인 베이징에서도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예쑤이(張業遂)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대변인은 “세계무역기구(WTO) 규칙에 위배되는 사항이고 공정경쟁을 위한 국제 질서를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미국은 공정하지도 않고 윤리적이지도 않은 이중잣대를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 정부의 1차 화풀이 대상은 캐나다에 돌아갔다. 지난해 12월 중국에서 국가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된 마이클 코브릭이 2017년부터 스파이로 활동하면서 중국의 국가기밀과 정보를 훔쳤다고 결론 내렸다. 최대 사형까지 선고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깊은 유감’을 표하면서 반발하고 나섰다. 실제 미국 정부의 요청으로 멍 CFO의 신병을 미국으로 인도할 경우 캐나다에 대한 중국의 화풀이는 더 거세질 전망이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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