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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내시' 김영민 기부만 1억···집도 차도 없는 그가 왜

중앙일보 2019.03.05 06:04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K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받은 상금 70만원을 지역 사회에 기부한 뒤 기념촬영했다. [사진 김영민]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KBS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해 받은 상금 70만원을 지역 사회에 기부한 뒤 기념촬영했다. [사진 김영민]

‘국민 내시’로 인기를 끌었던 KBS 개그맨 김영민(38)씨가 공익활동가로 변신했다. 많은 공연에 무료로 출연해 재능을 기부하는 것은 물론 공공사업으로 거둔 수익금 전액을 지역 사회에 기부하고 있다. 김씨가 2016년부터 3년간 부산에 기부한 액수만 1억원에 이른다. 전북 남원 태생인 김씨가 부산에서 공익활동가로 변신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2015년 청소년 경찰학교 강의로 공익활동 눈떠
2016년 해운대 문화놀이센터장하며 재능기부
3월 ‘김영민TV’ 개설해 공익사업 노하우 전수

김씨가 부산에 첫발을 디딘 것은 2011년 윤형빈 소극장 대표이사를 맡으면서다. 서울과 부산을 오가며 생활하다 2015년 결혼한 뒤 부산에 정착했다. 이어 청소년에게 좋은 영향을 끼치고 싶다는 생각에 청소년 경찰학교 강사를 자처하며 강의에 나섰다. 1회 5만~7만원의 강의료는 모두 기부했다. 강의는 수백 회가 넘어 셀 수 없을 정도다. 그 공로로 2015년 부산지역 경찰서를 비롯해 2016년 전주 덕진경찰서, 2017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2015년 ‘김영민 프로덕션’을 차리고 독립한 김씨는 2016년 부산 해운대구가 설립한 문화일자리사업단과 문화놀이센터를 위탁받아 경영에 나섰다. 문화 일자리사업단장과 문화놀이센터장을 겸직한 김씨는 2년간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았다. 대신 문화놀이센터 소속 직원 7명의 월급(100만~300만원 수준)을 꼬박꼬박 챙겨주고 있다. 문화놀이센터 운영으로 거둔 수익금 가운데 1000만원은 가수를 꿈꾸는 후배의 앨범 제작비로 지원하기도 했다. 이 후배는 2장의 앨범을 냈다.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2017년 개설한 해운대해변라디오. [사진 김영민]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2017년 개설한 해운대해변라디오. [사진 김영민]

한해 1000만명이 넘는 피서객이 찾는 해운대 해수욕장에 상설 공연 하나 없다는 사실을 안 김씨는 2017년 ‘보이는 해변 라디오’를 만들었다. 이 방송 제작에는 청년 팟캐스트 방송단체인 ‘부산의 달콤한 라디오’ 소속 멤버 10여명과 함께 한다. 해운대 모래사장 한가운데 들어선 오픈 스튜디오에서 90분간 라디오를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그는 2017년부터 2년간 150여회 출연했다. 2017년에는 출연료를 받지 않다가 2018년에는 1회당 출연료 10만원을 받아 후배 예술가를 지원하고 있다. 김씨의 재능기부에 개그맨 박성호, 치어리더 박기량, 가수 허각씨 등이 해변 라디오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김씨는 문화놀이센터가 있는 부산 해운대구 반송 지역에서 2018년 3월부터 매주 화요일 무료 콘서트도 연다. 이 일대가 영화관 하나 없는 문화 불모지여서다. 김씨는 출연료를 받기는커녕 회당 50만원 정도 드는 제작비를 사비로 충당하고 있다. 그는 “내가 50만원을 투자하면 공연에 투입되는 예술인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등 500만 원짜리 공연으로 키울 수 있다”며 “이를 경영 기부라고 말하는데 단순 기부보다 파급력이 훨씬 크다”고 말했다.  
김영민 해운대놀이문화센터장은 매주 화요일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 지역 주민을 위해 '화요무대' 공연을 무료로 하고 있다.[사진 김영민]

김영민 해운대놀이문화센터장은 매주 화요일마다 부산 해운대구 반송 지역 주민을 위해 '화요무대' 공연을 무료로 하고 있다.[사진 김영민]

김씨의 기부는 공연에 그치지 않는다. 2018년 8월부터 12월까지는 사회공공일자리 작업반장을 맡아 청각장애인과 함께 말린 꽃을 만들었다. 그 뒤 자신의 월급 130만원과 말린 꽃 판매 수익금 등 400만원을 청각장애인 2명에게 기부했다. 김씨는 이 외에 ‘아동 그룹홈’, ‘장애아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 월 10만원씩 후원한다.   
 
김씨가 해운대 문화놀이센터장을 맡은 2016년부터 3년간 부산 지역에 기부한 액수는 1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김씨의 가정형편이 넉넉하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김씨는“자동차가 없어 뚜벅이로 살고, 전세대출 갚으려고 아내와 맞벌이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씨의 수익은 TV 프로그램 3개에 출연해서 받는 출연료가 유일하다. 출연료는 월 300만원 정도다.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청각장애인과 함께 말린 꽃 제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영민]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청각장애인과 함께 말린 꽃 제작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김영민]

김씨는 오는 3월 유튜브에 ‘김영민 TV’를 개설해 공공사업 노하우 전수에 나설 예정이다. 그는 “도시재생사업 홍보대사와 여러 가지 공공사업을 하면서 배운 노하우를 전국 곳곳에 알려 유사한 시행착오를 겪지 않게 도움을 주고 싶다”며 “공공서비스 질 향상에 기여하는 공익활동가로 남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KBS 개그콘서트에 '내시'로 출연했을 때 모습. [사진 김영민]

김영민 놀이문화센터장이 KBS 개그콘서트에 '내시'로 출연했을 때 모습. [사진 김영민]

 
부산=이은지 기자 lee.eunji2@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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