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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슈끄지 시신, 사우디 영사관저 오븐에서 태운 듯"

중앙일보 2019.03.04 20:58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자말 카슈끄지. [AP=연합뉴스]

지난해 10월 초 터키 이스탄불 주재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서 실종·살해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시신이 사우디 영사관저의 대형 오븐에서 불태워졌을 가능성이 크다고 알자지라 방송이 3일(현지시간) 전했다.  
 
알자지라는 이날 보안 경찰들, 정치가, 카슈끄지의 터키 친구들 등의 인터뷰에 기초해 만든 탐사보도 다큐멘터리를 통해 이같이 보도했다.
 
터키 정보 당국은 카슈끄지의 시신이 든 것으로 보이는 가방이 살해가 일어난 장소인 총영사관에서 수백m 떨어진 사우디 영사의 집으로 옮겨간 후 외부 대형 오븐에서 불길이 나오는 것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화덕을 건설한 노동자의 말에 따르면 그는 사우디 영사의 요구에 따라 아궁이가 깊고 금속도 녹일 수 있는 온도인 섭씨 1000도 이상의 대형 오븐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터키 당국은 카슈끄지 시신을 태운 후 이 흔적을 덮기 위해 오븐에 다른 고기들도 대량 요리됐다고 전했다. 또 터키 조사관들은 사우디 총영사관 벽에 새로 칠한 페인트를 벗겨 내자 카슈끄지의 혈흔이 발견됐다고도 밝혔다.
 
현재 카슈끄지 살해에 대해서는 유엔특별조사가 이뤄지고 있다. 유엔특별보고관인 아그네스 칼라마드는 이 살인 사건을 "사우디 관리들이 계획하고 저지른 잔인하고 계획적인 살인"이라고 규정했다. 국제조사는 1월 말 시작되었으며 6월 중 공식 보고서가 나올 예정이다.
 
한편, 사우디 유력 언론인이던 카슈끄지는 개혁 성향 일간지 ‘알와탄’ 편집국장을 지내며 사우디 왕가와 갈등을 빚었고, 2017년부터는 미국에 머물며 워싱턴포스트(WP)에 사우디를 비판하는 칼럼을 게재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10월 2일 터키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을 방문했다가 살해당했으며, 국제사회에서는 무함마드 왕세자가 카슈끄지 살해의 배후라는 관측을 제기했지만, 사우디 정부는 이를 강하게 부인해왔다.
 
권혜림 기자 kwon.hyer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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