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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가족] 듣고 보고 씹는 기능 유지해야 뇌 활성화 촉진, 치매 위험 뚝

중앙일보 2019.03.04 00:02 건강한 당신 2면 지면보기
노년기 감각 기능 유지법
감각기관은 나이 들수록 자연스럽게 기능이 떨어진다. 하지만 이를 방치하지 말고 의치·보청기를 적극 착용하거나 백내장 수술 등을 제때 받으면서 감각 기능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래야 치매나 우울증 같은 노년기 건강 복병을 멀리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활동적인 노년(active aging)을 평가하는 요소로 시력·청력과 저작 기능을 꼽는다. 이런 신체 기능 상태가 삶의 질과 직접 연관됐기 때문이다. 노년기 감각 기능 유지의 중요성과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을 짚어본다. 
 

시력·청력·구강 상태 정기 검사
안경·보청기·임플란트 등 사용
치매 발생 위험 낮추는 데 효과

시력·청력과 구강 건강은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중요할 뿐만 아니라 뇌 건강에도 영향을 미친다. 다양한 외부 자극을 받아들여 뇌를 활성화한다. 건국대병원 신경과 문연실 교수는 “듣고 보고 씹는 기능이 떨어지면 뇌로 가는 자극이 줄어든다”며 “그러면 인지 기능이 함께 떨어지고 치매 위험이 커진다”고 말했다.
 
잘 못 보고 못 들으면 뇌가 받아들이는 정보가 적고 정보의 질적 수준이 떨어진다. 뇌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일이 줄어들어 인지 기능이 떨어지게 된다. 문 교수는 “청력·시력을 상실한 사람의 뇌 사진을 촬영해보면 청각·시각을 담당하는 뇌 부위와 함께 판단·기억력을 담당하는 부분까지 위축돼 있다”고 말했다.
 
구강 건강도 치매와 관련이 있다. 먼저 치주 질환이 있으면 치매 발병 위험이 커진다. 문 교수는 “치매의 요건 중 하나는 뇌에 생기는 염증인데 치주 질환이 있으면 입속 세균이 혈류를 타고 올라가 뇌에 염증을 일으키게 된다”고 말했다. 치주 질환이 있거나 치아가 부실해 씹는 힘이 떨어지는 것도 치매와 관련이 있다. 잘 씹어야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해 뇌세포에 충분한 산소·영양소를 공급한다. 문 교수는 “잘 씹으면 특히 기억력을 담당하는 쪽으로 혈류가 증가한다”며 “치매 환자라도 잘 씹지 못하면 치매 진행 속도가 빠르다”고 말했다.
 
 
입속 세균이 뇌에 염증 일으켜 
청력·시력이 떨어지면 사회활동이 위축되는 것도 문제다. 사회활동이 줄어드는 것은 치매의 위험 인자다. 잘 듣거나 보지 못하면 남과의 대화가 어려워져 사람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소외되기 쉽다. 치아가 없으면 외모에 자신감이 떨어져 다른 사람과 만나거나 대화하기를 꺼린다. 문 교수는 “어르신들께 노인대학이나 복지관을 다니라고 권하면 잘 안 들리거나 안 보여서 부끄러워 못 간다고 하는 분이 많다”며 “집에만 있으면 우울증이 잘 생기고 다양한 외부 자극으로부터도 멀어져 뇌 활동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감각 기능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은 여러 연구에서 입증됐다. 일례로 지난해 국내에서는 노년기 치아 개수가 줄어들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크다는 문헌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가정의학과 오범조 교수, 서울대 치의학대학원 한동헌 교수, 미국 네바다의대 유지원 교수 연구팀은 치아 개수와 인지 기능의 관련성을 연구한 국내외 최근 논문 419개를 분석했다. 그 결과 치아 개수를 18~20개 이상 유지하고 있는 노인은 이보다 적은 치아를 가진 노인보다 치매에 걸릴 가능성이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녹내장·난청 노인 치매 가능성↑ 
안과 질환도 치매 위험을 높인다. 순천향의대·연세의대 연구팀은 건강보험공단의 자료를 활용해 100만 명의 10년치 건강 기록을 분석하고 녹내장과 치매의 연관성을 추적했다. 그 결과, 65세 이상에서 녹내장이 있으면 치매 위험이 1.8배 컸다. 미국 존스홉킨스의대·국립노화연구소의 연구(2012)에 따르면 난청을 겪고 있는 노인의 경우 난청 정도에 따른 치매 발생 위험은 정상 노인의 2~5배였다.
 
듣고 보고 씹는 기능이 원활하려면 시력·청력·구강 상태를 정기적으로 검사받아야 한다. 치주 질환이 있으면 제때 치료받고, 백내장·녹내장 같은 질환은 실명을 유발하므로 조기에 수술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감각 기능을 적절하게 유지하기 위해 안경·돋보기·틀니·임플란트 등을 적극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노인실태조사 보고서(보건복지부, 2017)에 따르면 노인의 46%는 씹는 기능이 불편하며 34%는 시력이, 20%는 듣는 기능이 불편하다고 호소했다.
 
노인성 난청으로 진단을 받았으면 청각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너무 시끄러운 환경에 노출되는 것을 삼가고 난청의 정도와 유형을 측정해 자신에게 맞는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급적 양쪽에 보청기를 착용해 양쪽 청력을 비슷하게 만들거나, 한쪽만 해야 한다면 청력이 나쁜 쪽에 착용해 비슷하게 만들어주는 게 효과적이다. 문 교수는 “보청기를 꺼리는 어르신이 많은데 일상생활이 불편할 정도면 되도록 착용하는 것이 좋다”며 “감각 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복지관 같은 곳에 적극적으로 다니는 것이 노년기 삶의 질을 건강하게 하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민영 기자 lee.m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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