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03/066f07d6-7b64-4579-8c0d-e0829518518c.jpg)
SK이노베이션 증평공장 전경. [사진 SK이노베이션]
SK 배터리 등 자회사 3곳 분리
그룹내 바이오 자회사만 5곳
"덩치 키워야 살아남아" 지적도
![안동시 풍산읍 괴정리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들어선 SK케미칼 백신 공장. [사진 안동시]](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03/22836314-f084-4ad1-8e82-eed47f568f2f.jpg)
안동시 풍산읍 괴정리 경북바이오산업단지에 들어선 SK케미칼 백신 공장. [사진 안동시]
계열사 분리에 따른 눈에 보이는 성과도 나오고 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에서 분사해 독자 경영을 시작한 지난해 국내 대상포진 백신 시장의 3분의 1을 점유해 데뷔전을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평가가 많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동남아와 남미 백신 시장을 두드리는 중이다. 온라인 유통 업계 치킨 게임으로 매년 1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이어오던 11번가는 지난해 적자 폭을 크게 줄였다. 11번가는 2017년 영업손실 1540억원을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해 영업손실이 678억원으로 줄어들었다.
시장 평가도 나쁘지 않다. 특히 배터리와 백신 분야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백영찬 KB 증권 연구원은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소재 분할을 통해 배터리 분리막 사업가치가 제대로 평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분리막 사업 매출액은 지난해 2790억원 수준으로 석유 등 다른 사업 분야에 비해선 크지 않지만, 성장 잠재력은 충분하다는 게 SK그룹 내부의 판단이다. 실제로 전기차 등 관련 시장이 늘면서 세계 배터리 출하량은 연평균 3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배터리 분리막 사업도 2016년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SK바이오팜
SK그룹이 사업 분할에 적극적인 건 자금 조달을 통한 신사업용 실탄 확보가 수월하기 때문이다. 11번가가 대표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신설법인으로 출범하면서 국민연금 등에서 5000억원의 자금을 투자받는 데 성공했다. OTT 서비스 회사인 옥수수 역시 분사 과정에서 유치한 투자금을 활용해 콘텐트 제작에 투자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옥수수 역시 11번가 모델처럼 분사-투자유치-흑자전환 수순으로 단계를 밟을 것으로 재계에선 내다보고 있다. 이에 앞서 박정호 SK텔레콤 지난달 기자들과 옥수수 분사 진행 상황에 관해 묻는 말에 "금방 될 것 같다"고 말한 바가 있다.
![안동에 있는 SK케미칼 백신공장 ‘L하우스’ . 세포 배양 방식이 개발되면서 대형 세포 배양기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SK케미칼]](https://pds.joins.com/news/component/htmlphoto_mmdata/201903/03/28b592c4-16a7-43d5-9f40-8f89594531c9.jpg)
안동에 있는 SK케미칼 백신공장 ‘L하우스’ . 세포 배양 방식이 개발되면서 대형 세포 배양기를 통해 제품을 생산하는 사례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SK케미칼]
SK그룹의 퀀텀 점프 전략에 긍정적인 신호만 나오는 건 아니다. 그룹 내부에선 이에 대한 비판적인 목소리도 들린다. 바이오 분야가 대표적이다. SK그룹 내에서 바이오 사업을 벌이고 있는 회사는 5곳에 달한다. 화학 의약품을 개발하는 SK케미칼을 필두로 SK바이오사이언스(백신), SK플라즈마(혈액제제), SK바이오팜(신약개발), SK바이오텍(원료의약품)이바이오산업에 투자하고 있다. SK그룹 한 계열사 직원은 “‘따로 또 같이’라는 SK그룹 경영철학은 이해하지만, 글로벌 제약사 등 해외 바이오 기업과 경쟁하기 위해선 덩치를 키우진 않고선 불가능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강기헌 기자 emck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