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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학연기 넘어 폐원 검토" 한유총, 대정부 투쟁 선포

중앙일보 2019.03.03 11:39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열린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이덕선 한국유치원총연합회 이사장이 3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열린 교육부의 전향적 입장변화 촉구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사립유치원 단체인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이 에듀파인과 유치원 3법 등에 반대하며 '개학 연기'를 선언한 데 이어 "폐원 투쟁으로 나아갈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엄정 대응' 방침을 굽히지 않는 정부와의 대립이 더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한유총은 3일 오전 11시 용산구 한유총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유총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개원 일정을 연기하는 준법 투쟁을 전개하는 것에 대해 교육부 장관은 물론 국무총리까지 나서 사회불안을 증폭시키며 교육 공안 정국을 조성한 것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한유총은 에듀파인 도입을 의무화하는 유치원법 시행령 개정을 유보하고 대화를 하자고 교육부에 요구했다. 이들은 "교육부가 대화를 환영하고 수락했으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었을 것"이라며 "정당한 요구를 환영하기는 커녕 사립유치원을 참살하려 한다. 유은혜 장관은 불통장관을 넘어 위조 교육부 장관"이라고 비난했다.
 
 개학 연기에 대해서는 "개학 시점과 학사 일정은 원장의 고유 권한"이라고 주장했다. 한유총은 "수업 일수 180일을 지키면서 준법 투쟁을 하겠다는데 가용할 수 있는 모든 공권력을 동원해 협박하는 것이 우리를 교육자로 대우하는 것이냐"고 반발했다. 또 "유아와 학부모를 볼모로 잡고 있는 것은 교육부"라고도 주장했다.
 
 한유총은 개학 연기에 나아가 폐원 투쟁도 불사하겠다는 주장을 내놨다. 이들은 "계속 비열하게 불법적으로 우리를 탄압하면 준법투쟁(개학 연기)을 넘어 폐원 투쟁으로 나아갈 것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개학연기 대응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2일 오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한국유치원 총연합회 개학연기 대응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회의에서 이낙연 국무총리(오른쪽)와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굳은 표정으로 회의실로 들어오고 있다. [연합뉴스]

 
한유총 "개학연기 1533곳 참여" 주장 
 앞서 교육부는 2일 낮 12시 기준으로 전국에서 개학을 연기하기로 한 유치원이 190곳이며 이 중 80곳은 자체 돌봄을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전체 사립유치원(3875곳) 중 4.9%만 개학 연기에 참여했다고 집계한 것이다. 시·도교육청 현황 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유치원이 296곳이지만 이들이 모두 개학을 연기한다고 해도 486곳(12.5%) 정도다.
 
 그러나 한유총은 "교육부가 극소수만 참여한 것처럼 숫자를 왜곡했다"며 개학 연기에 참여하는 유치원이 전국 1533곳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개학연기 발표 당시 참여 회원을 집계할 필요도 없고 하지 않겠다고 했으나 교육부의 왜곡된 발표를 바로잡고자 집계해 발표한다"고 덧붙였다.
 
 한유총이 폐원 투쟁 가능성까지 언급하며 대정부 투쟁을 이어가겠다고 공식화함에 따라 유치원과 정부 갈등은 한층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2일 긴급 관계부처·지자체 회의를 열고 긴급돌봄체계를 가동해 피해를 최소화하도록 하는 한편 한유총에 개학연기를 철회하라고 촉구한 바 있다. 이낙연 국무총리는 "6·25 때도 선생님들은 교육을 포기하지 않았다"며 "개학 연기 강행하는 유치원은 법령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말했다. 박상기 법무부 장관도 "한유총 행위가 교육관계 법령 위반 소지가 크다.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25일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총궐기대회에서 한유총 지역지회장들이 '전국 사립유치원 합동 분향소'에 헌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유아교육정책에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25일 국회 앞에서 열린 한국유치원총연합회(한유총) 총궐기대회에서 한유총 지역지회장들이 '전국 사립유치원 합동 분향소'에 헌화하는 퍼포먼스를 벌인 뒤 손팻말을 들고 정부의 유아교육정책에 항의하고 있다.[연합뉴스]

 그러나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철회하지 않기로 하면서 당장 일부 유치원의 개학 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게 됐다. 정부는 인근 유치원 등을 활용해 유아들의 돌봄 공백을 막을 방침이다. 개학이 연기된 유치원 학부모는 각 시·도교육청 홈페이지 공지사항에 올라온 긴급돌봄 신청 방식에 따라 교육청에 전화나 이메일로 신청하면 된다. 인근 공립유치원에서 유아를 수용하며, 3일 오후부터 교육청이 문자나 전화로 배정 유치원을 안내할 계획이다. 개학 연기 유치원 명단은 각 교육청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태 해결을 위해 정부와 한유총간 대화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회 교육위원회 위원장인 바른미래당 이찬열 의원은 "한유총이 개학 연기를 철회하고 교육부는 한유총과 조건 없는 대화에 나서라"고 밝혔다. 같은 당 임재훈 의원은 "개학 연기는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해서는 안 될 행동"이라면서도 "교육부도 엄정 처벌만 주장할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대화에 나서라"고 주장했다.
 
남윤서·권유진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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