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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황교안·금수저 이회창···총리 출신의 닮은 듯 다른 길

중앙일보 2019.03.02 10:00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는 지난달 입당 직후부터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와 자주 비교됐다. 법조인 출신인 데다 국무총리를 지낸 이력 등 둘 사이에 공통점이 적지 않아서다.  
 
법조인·총리·TK 지지, 닮은 점 수두룩…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1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입당식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김경록 기자

신한국당 입당 발표를 하는 이회창 전 총재. [중앙포토]

신한국당 입당 발표를 하는 이회창 전 총재. [중앙포토]

우선 손꼽히는 건 두 사람 모두 경기고 출신 법조인이다. 황 대표는 경기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와 1981년 사법시험(23회) 합격해 검사로 임용됐다. 이후 대검 공안1과장, 서울지검 공안2부장 등 공안통으로 경력을 쌓았다. 이 전 총재 역시 경기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57년 고등고시 사법과에 합격해 법조인 경력을 쌓았다.
 
국무총리를 지냈다는 것도 공통점이다. 이 전 총재는 1993~1994년, 황 대표는 2015~2017년 각각 총리를 지냈다. 총리를 마치고 60대 초반 정치에 발을 들였다는 점도 유사점이다.
 
둘은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선거 경험이 없는 ‘정치신인’인데도 당을 접수했다. 이 전 총재는 국무총리 사퇴 후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시 집권여당인 신한국당의 선대위원장 맡았다. 전국구 1번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하고 11개월만인 1997년 3월 당 대표로 지명됐다. 황 대표 역시 총리 사임 후 지난달 입당해 43일 만에 전당대회를 거쳐 당권을 접수했다.
 
대구ㆍ경북(TK) 출신이 아님에도 TK의 적극 후원을 받고 있다는 점도 비슷하다. 이 전 총재는 황해도 서흥 출생이지만, 연고는 충남 예산이었다. 이 때문에 자유선진당 대표를 맡기도 했다. 하지만 신한국당 민정계의 지지로 정계에 발을 들인 만큼 강력한 지지 기반은 TK였다. 황 대표 역시 서울 출신이지만 2ㆍ27 전당대회 내내 지지세가 강했던 곳은 TK였다.
 
보수층에 어필할 수 있는 신중한 언행과 원칙적 이미지 등도 닮았다는 얘기가 많다.
 
가정, 정치환경 등 차이점도 적지 않아 
당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황교안 신임 당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변선구 기자

당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황교안 신임 당대표가 당기를 흔들고 있다. 변선구 기자

이회창 전 총재가 김윤환·박찬종 ·이한동 ·김덕룡 의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회창 전 총재가 김윤환·박찬종 ·이한동 ·김덕룡 의원과 포즈를 취하고 있다. [중앙포토]

하지만 다른 점도 적지 않다. 이 때문에 둘이 상반된 정치 행보를 걸을 거라는 견해도 나온다. 
 
첫 번째는 둘의 가정환경이다. 이 전 총재가 유복했다면, 황 대표는 가난했다. 이 전 총재의 부친인 이홍규(1905~2002) 씨는 일제강점기 경성 법학전문학교 졸업 후 검찰 서기로 근무했다. 해방 이후 서울지검 검사로 임관해 광주지검장까지 지냈다.  
 
반면 황 대표는 부친과 모친이 황해도 연백에서 살다 한국전쟁 당시 월남한 피난민이었다. 그의 자서전 『황교안의 답』(2018)에는 “유년시절 도시락을 제대로 챙겨가지 못해 담임 선생님과 나눠 먹어야 했고, 산에서 나물을 직접 따와 식구들의 반찬으로 삼았다”는 대목이 있다. 부친이 작고하면서 가세가 더 기울자 대학 진학마저 고민했다고 한다. 
 
두 사람이 처한 정치적 환경도 크게 다르다. 이 전 총재가 정계 입문 당시인 1996년 신한국당은 한 번도 정권을 빼앗겨 본 적이 없는 강력한 여당이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탄핵과 지방선거 참패 등을 연달아 겪으며 만신창이가 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지지율이 상승세를 타고 있긴 하지만 탄핵 후유증 극복과 보수통합 등 난제가 산적해 있다. 
 
당내 지지세력의 응집력도 다르다. 이 전 총재는 입당 시점에 이미 민정계를 교두보 삼아 일부 민주계까지 끌어안았다. 당내 세력을 확실히 만들어 둔 상태에서 정치를 시작했다. 반면 황 대표는 보수진영 내 가장 높은 지지도와 친박계의 측면 지원 속에 당권을 거머쥐었지만, 아직 뚜렷한 당내 세력은 구축하지 못한 상태다.
 
한영익 기자 hany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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