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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이슈는 악재 수습할 한방"…민주당 지지율 방어막 위기

중앙일보 2019.03.02 06:00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28일 오전(현지시간) 베트남 하노이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북 이슈만 잘 풀리면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은 떨어질 일이 없다.” 
‘정치 9단’으로 불리는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은 올 초 이런 전망을 했다. 한반도 평화 분위기가 오랜만에 찾아와 국민의 관심사가 경제ㆍ사회 이슈를 제치고 대북 이슈에 집중되고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대북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은 반등했으니 그의 호언장담은 틀린 말이 아닌 셈이다.
 
그렇다면 반대의 경우엔 어떨까. 지난달 28일 열린 2차 북ㆍ미 정상회담의 합의가 무산되면서 더불어민주당은 지지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북ㆍ미 정상회담 당일 오전만해도 민주당은 희망에 부풀었다.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개성공단 재개, 철도 연결 등을 언급하며 한반도 평화 의제를 전면에 내세웠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최근 설훈ㆍ홍익표 의원이 20대를 자극한 교육 관련 발언 등 모든 이슈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일 것”이라며 마음을 놓기도 했다. 지도부는 공동선언문 서명식 중계방송을 함께 시청하는 공개 일정도 잡았다.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릴 소속 의원들의 2차 북미정상회담 TV 시청 계획이 취소되며 텅 비어있다. [뉴스1]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실에서 열릴 소속 의원들의 2차 북미정상회담 TV 시청 계획이 취소되며 텅 비어있다. [뉴스1]

북ㆍ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면 여당의 악재는 수습되고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란 ‘당연한’ 기대는 이제 걱정으로 바뀌었다. 북ㆍ미 정상회담 성공→3ㆍ1운동,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행사→김정은 답방으로 이어지는 큰 그림도 일단 어그러졌다. 첫 조각부터 맞춰지지 않은 모양새가 됐다.
 
지지율이 움직일 경우 위기감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의 한 중진 의원은 “대북 이슈는 사실상 문재인 정부 지지율을 떠받치면서 방어막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갤럽이 1일 발표한 2월 4주차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문 대통령 지지율은 49%를 기록했다. 긍정 평가의 가장 많은 비율(26%)이 ‘북한과의 관계 개선’을 꼽았다. 문재인 정부 지지율의 일등 공신이 자칫 ‘역적’으로 변할 수 있는 상황에 몰린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지지율 추이.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지지율이 급등했다. [리얼미터]

문재인 대통령의 2018년 지지율 추이. 4월 27일 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린 직후 지지율이 급등했다. [리얼미터]

지난해 리얼미터 조사에서 문 대통령 지지율 최고치는 5월 1주차 78.3%였다. 바로 전 주인 4월 27일 열린 1차 판문점 남북정상회담의 영향이었다. 리얼미터는 “남북 정상회담이 국민 대부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평화ㆍ번영ㆍ통일’ 판문점 선언으로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정착에 대한 기대감이 급격하게 고조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9월 18~20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땐 직전까지 50% 초반에 머물던 지지율이 9월 셋째 주 61.9%(리얼미터)까지 올랐다.
 
북ㆍ미 정상회담 합의 결렬로 자유한국당의 공세가 본격화할 것이라는 점도 껄끄러운 요소다. 지난달 28일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우리 정부는 (북한 비핵화에 대해) 장밋빛 환상만 이야기한다”고 비판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과 미국 간에 과연 활발한 소통이 있었는지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 국회가 열리면 이런 부분을 하나하나 짚겠다”고 예고했다.
 
위기 상황을 맞긴 했지만, 민주당은 여전히 북ㆍ미 간 추후 협상 가능성과 분위기 반전에 기대를 거는 입장을 내놓고 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들어보면 양측 간의 다양한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추후 ‘회담의 지속성을 갖고 노력해보자’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밝혔다.
 
윤성민 기자 yoon.sung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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