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이재명 형 강제입원 의혹 두고… 재판서 조증약 처방 공방

중앙일보 2019.02.28 22:56
'친형 강제입원' 사건 첫 증인 신문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6차 공판이 28일 열렸다. 이 지사 친형의 정신과 약물 투약 여부를 놓고 검찰과 이 지사 측 증인들이 엇갈린 진술을 내놓으면서 치열한 법정 다툼이 벌어졌다.
 
이날 오후 2시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 최창훈) 심리로 열린 6차 공판의 쟁점은 이 지사의 친형 재선씨(2017년 작고)가 정신질환을 앓았는지 아닌지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6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와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등으로 기소된 이재명 경기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 성남시 수정구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에서 열린 6차 공판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지사 측은 14일 열린 5차 공판에서 "재선씨가 2002년 정신과 전문의를 만나 비공식 진단을 받은 뒤 조증약을 처방받았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글을 올려 이런 사실을 스스로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은 이 지사 측이 '재선씨에게 조증약을 처방했다'고 지목한 정신과 의사 등 3명을 증인으로 신청했다. 이 지사도 2002년 재선씨와 인터뷰한 언론인을 증인으로 불렀다.
 
"약 처방 사실 없다" vs "인터뷰서 약 복용 시인"
먼저 검찰 측 증인으로 나선 정신과 전문의 A씨는 "2002년 재선씨에게 조증약을 처방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2014년 재선씨의 부인이 내원해 '남편이 조울증을 앓는 것 같다'고 말해 '입원하는 것이 좋겠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실제로 재선씨를 만난 적은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 측 증인으로 나온 언론인 B씨는 "2002년 재선씨와 전화통화를 할 당시 '정신과 의사가 약을 지어줘 먹고 있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녹음한 테이프도 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녹음할 때 사용한 장비"라며 테이프를 넣어 녹음하는 전화기와 통화 내용을 기록한 녹취록도 공개했다. B씨는 "당시 재선씨가 욕설을 하거나 황당한 이야기를 하는 등 이상 증세를 보여 정신 질환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성남시 공보관실 공무원, 비서실 직원 등 2명을 증인으로 불러 "누구의 지시를 받고 재선씨가 '악성 민원인'이라는 진술서를 썼는지" 물었다. 이 지사는 형 재선씨가 공무원에게 욕을 하는 등 과도하게 괴롭혀 왔다는 점을 거론하며, '정신질환 증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치료가 필요한 사람에 대해 정신진단을 추진했을 뿐 강제입원 시킨 건 아니라는 입장이다.
 
반면 검찰은 이 지사가 이 진술서를 재선씨의 강제입원 명분으로 활용했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공무원 증인들은 "재선씨가 전화해 욕설하는 등 괴롭힘이 심해 진술서를 작성했다"면서도 "누구의 지시를 받았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진술서의 용처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고 말했다. 
28일 법정으로 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28일 법정으로 향하는 이재명 경기도지사 [뉴스1]

 
휴대전화 비밀번호 등으로 장외전도
이날 재판에선 이 지사의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놓고 검찰과 이 지사 측이 논쟁을 벌이기도 했다. 앞서 경찰은 지난해 11월 이 지사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면서 이 지사의 휴대전화 2대를 확보했다. 
 
그러나 이 지사 측이 비밀번호 제공을 거부하면서 휴대전화 속 정보는 확인하지 못했다. 검찰은 이 휴대전화에 이 지사의 직권남용 등을 입증할 증거가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검찰은 이 지사 측에 "실체적 진실을 위해 검찰수사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이 지사는 "압수한 휴대전화를 법원에서 주재하면 조사에 성실히 응하겠다"며 "검찰을 못 믿겠다. 관련된 사건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괜히 엉뚱한 것을 보면서 꼬투리 잡을까봐 안 알려주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지사의 변호인이 기자들에게 "재판에서 거짓 증언을 하면 고발하겠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을 놓고도 검찰은 "겁박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지사 측은 "재판장에서 잘못된 내용을 말하는 것은 범죄"라며 맞받았다.  
 
이 지사에 대한 7차 공판은 다음 달 4일 오전 10시에 열린다.
 
성남=최모란·김민욱 기자 moran@joongang.co.kr
공유하기
Innovation Lab
Branded Content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