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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가습기살균제 재수사…애경 전 대표·임원 구속

중앙일보 2019.02.28 16:27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뉴스1]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뉴스1]

가습기살균제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애경산업 전 대표 등 2명을 구속했다. 이달 중순 구속기소한 CMIT 성분의 가습기살균제 납품업체 전 대표의 공소장에는 애경산업 등이 공범으로 기재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부장 권순정)는 27일 고모 전 애경 대표와 그 지시를 받은 전 애경 전무 1명을 증거인멸 혐의 등으로 구속했다. 애경산업은 옥시에 이어 두번째로 많은 피해자를 낸 ‘가습기 메이트’를 판매한 유통업체다.
 
검찰은 지난달 15일과 이달 13일 두 차례에 걸쳐 애경산업 본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 19일에는 김앤장 소속 변호사가 애경산업의 변호를 맡으면서 가습기살균제 관련 자료를 보관 중이라는 사실을 파악하고 해당 사무실까지 압수수색했다. 수사팀은 압수물 분석 과정에서 고 전 대표가 증거인멸을 지시한 정황을 파악했다고 한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고 전 대표에게는 증거인멸 교사 혐의가 적용됐다. 전직 애경 전무는 고 전 대표의 지시로 증거인멸을 수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이들이 가습기살균제 관련 수사가 처음 진행된 2016년 이전부터 압수수색에 대비해 애경산업에 불리한 내부 자료를 의도적으로 폐기했다고 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 사건 재수사가 진행되면서 관련자가 구속된 건 이번이 두 번째다. 앞서 검찰은 13일 가습기살균제 제조·납품업체인 필러물산의 김모 전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필러물산은 SK케미칼의 하청업체로 CMIT·MIT 물질로 가습기 살균제를 만든 뒤 납품했다. 김 전 필러물산 대표 등의 공소장에는 SK케미칼과 애경산업, 이마트 등의 공모관계가 적시됐다고 한다.
 
검찰이 애경은 물론 SK케미칼(현 SK디스커버리)과 이마트 본사에 대한 수사도 계속 진행 중이다. 수사팀은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가습기살균제 제조 관련 내부 문건과 판매 자료 등을 분석하는 한편 이들 업체 관계자들을 비공개로 소환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가습기살균제참사전국네트워크(가습기넷)은 2016년 2월과 3월 이들 기업을 검찰에 고발했으나 CMIT와 MIT의 유해성이 입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기소중지됐다. 재수사는 지난해 11월 가습기넷이 안용찬 애경산업 전 대표 등 14명을 업무상과실·중과실 치사상 등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고 환경부가 CMIT 관련 연구자료를 검찰에 제출하면서 시작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시급히 해결해야 할 환경문제로 가습기살균제 등 생활 속 유해물질 문제를 언급했다. 또 문무일 검찰총장은 새해 신년사와 2월 월례 간부회의에서 “민생수사에 역량을 집중해달라”고 한 바 있다. 검찰은 가습기살균제 재수사에 형사2부 검사 전원을 투입하고 타 청에서 인력을 파견받아 전담팀을 꾸려 수사를 하고 있다.
 
정진호 기자 jeong.jinh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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