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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회담 보는 중국의 속내…'시기와 질투' 담긴 환구시보

중앙일보 2019.02.28 12:01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을 보는 중국의 속내는 어떤 것일까. 시기와 질투가 묻어난다. 물론 중국은 공식적으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회담이 잘 되기를 기원한다고 주장한다.
 

북미 관계 개선되면
한국에 시기심 일 것
비핵화 문제 부닥칠 때
중국 탓 말아야 주장

그러나 중국의 정서를 엿볼 수 있는 중국 언론, 특히 관방의 입장을 우회적으로 표현하는 환구시보(環球時報)의 28일자 사설은 중국의 속내가 그렇게 편치 않다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사설 제목은 ‘베이징은 왜 북·미 담판 지지 태도가 매우 안정적인가’인데 내용을 보면 ‘과연 그렇게 안정적인가’ 하는 의문을 지울 수 없다. 사설의 내용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중국 대내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을 보는 중국의 속내엔 '시기와 질투'가 묻어난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2차 정상회담을 보는 중국의 속내엔 '시기와 질투'가 묻어난다.

북·미 회담이 두 번째 열렸지만 ‘차이나 패싱’은 없다는 점에 대한 강조다. 이를 위해 북·미 관계 개선의 한계점을 나열한다. ‘북한의 국내 정치와 미국의 체제 간 충돌이 크고 북·미 관계 개선이 한·미 동맹의 복잡한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서울 주도로 한반도를 통일하겠다는 게 한국의 공개적 염원인데 북·미 관계 개선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한국에 아마도 시기심이 일 것’이라 주장한다. 따라서 ‘북·미 관계는 아무리 잘해야 미국과 베트남 관계 이상으로 발전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한다.
중국과 베트남 사이에 영토분쟁이 있지만 양국 공산당 간의 특수 관계, 그리고 중국이 베트남 최대의 무역 파트너이기에 베트남은 미국과의 관계를 위해 중·베 관계를 손상시키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북한 또한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 중국과의 우의를 희생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즉 북·미가 아무리 가까워져도 중국이 ‘주변화’ 되는 일은 없을 것이란 점을 중국 인민을 향해 외치고 있는 것이다.  
사설의 또 다른 포인트는 한·미를 겨냥한 대외적 발신이다. ‘북핵 문제는 철저히 해결하는 게 쉽지 않다. 미국과 한국은 이럴 때 다시 중국의 성의를 의심하지 않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울러 ‘문제에 부닥치면 그 원인을 자신에게서 찾아야지 걸핏하면 베이징이 막후에서 무슨 역할을 했느니 의심하지 말라’는 경고로 글을 맺었다. 비핵화 여정이 한·미의 생각대로 흘러가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대목이다.  
28일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소련 우전노동문화궁전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 북미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담은 베트남 현지 신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28일 베트남 하노이 베트남-소련 우전노동문화궁전에 마련된 국제미디어센터에 북미정상회담 관련 소식을 담은 베트남 현지 신문이 놓여있다. [연합뉴스]

이를 중국 한 언론의 주장 정도로 가벼이 치부해선 안 된다. 환구시보가 중국 당국의 속내를 외부에 흘리는 중요한 통로가 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그저 사정 모르고 쓰는 글이 아니기 때문이다.  
김정은 위원장 말대로 북한과 ‘한 참모부’를 이루고 있는 중국이 비핵화 시나리오에 대해 북한과 공유하고 있는 판단이 상당 부분 작용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결국 사설의 요점은 한국의 질투로 북·미 관계 개선이 한계가 있고 비핵화 여정은 평탄치 않다는 것이다.
글쎄다. 그보다는 북한의 경제 발전을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잡으려는 김정은 위원장의 행보에 시기와 질투를 적지 않게 느끼는 중국의 속내가 오히려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으로 읽힌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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