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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 병역 거부는 무죄” 대법원 판결 나왔지만 3‧1절 사면에서는 빠진 이유는

중앙일보 2019.02.28 11:00
지난해 11월 대구구치소에서 출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구치소 앞에서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1월 대구구치소에서 출소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구치소 앞에서 얼싸안고 서로를 격려하고 있다. [뉴스1]

양심적 병역거부자 중 교정시설에 마지막으로 남아 있던 1명이 28일 오전 10시에 가석방 된다. 이번에 가석방 결정이 내려진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오는 8월 형기가 종료될 예정이었다. 이로써 지난해 11월 대법원 판결 이후 형이 확정된 뒤 교도소나 구치소에 수감됐던 양심적 병역거부자 70명 전원이 가석방됐다.
 
 다만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지난 26일 발표된 3‧1절 100주년을 맞이한 특별사면 명단 4378명에는 포함되지 않았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지난해 11월 “양심에 따른 진정한 양심적 병역거부는 무죄”라고 판결한 취지와는 방향이 다르다.   

 
 종교 ‘여호와의 증인’ 신도를 비롯한 양심적 병역 거부자 단체들은 그동안 법무부에 사면을 검토해달라는 내용의 신청서를 제출했다. 교도소나 구치소에 남아 있는 양심적 병역 거부자가 한 명도 남아 있지 않는 상황에서도 특별 사면을 바랬던 이유는 뭘까. 
 
 양심적 병역거부로 1년 2개월간 수형 생활을 한 백종건(35‧사법연수원 40기) 변호사는 “형 실효에 관한 법률로 출소하더라도 5년 동안 공무원 임용과 은행 등 사기업 취업, 해외 출국과 피선거권이 일부 제한되는데 사면 대상이 되면 이런 제한을 모두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백 변호사에 따르면 매년 여호와의 증인 소속 종교인 500명 정도가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택한다. 징역을 마치고 출소하더라도 2500여명(500명X5년) 가량은 현 시점에서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못하고 있는 셈이다. 백 변호사도 금고형 이상 집행이 끝나고 5년간 변호사 등록을 할 수 없도록 한 변호사법 규정 때문에 대한변호사협회로부터 등록을 거부당하다가 지난 1월에야 허가를 받았다. 2017년부터 세 차례 부결된 끝에 이뤄진 등록이다.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과 대법원 무죄 판결 뒤 변협이 변화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공정연대 회원들이 '대체복무 36개월 반대 및 54개월 상향 조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서울 용산구 국방부 앞에서 공정연대 회원들이 '대체복무 36개월 반대 및 54개월 상향 조정 촉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스1]

 법무부 관계자는 양심적 병역거부자가 3‧1절 사면에서 빠진 데 대해  “아직 대체복무제에 대한 입법안이 논의 중이고 이에 관한 국민 여론이 나뉘어져 있는 점 등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지난 20~21일 이뤄진 사면심사위원회에서 관련 입법안이 통과된 이후 다음 사면에서 포함될 가능성은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지난해 12월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위한 대체복무 방안을 36개월 교정시설 근무로 확정해 입법 예고했다. 국방부 입법안은 관계부처 협의와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올해 초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하지만 36개월 교도소 근무에 대해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해온 일부 정치권과 시민단체가 반대하고 있어 시행은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6월 헌법재판소는 2019년 12월31일까지 대체복무제를 도입하라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관계부처 실무추진단과 민간 전문가 자문위원회 등을 꾸려 입법안을 만들었다. 백종건 변호사는 “2월 국회도 사실상 무산된 상태라 진전된 논의가 쉽지 않다”며 “헌법재판소에서 정한 시한이 있으니 예산안처럼 올해 말이 돼야 부랴부랴 처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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