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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차도와 푸이그, 잘 풀리고도 친정에 '비수'

중앙일보 2019.02.28 10:14
오프시즌을 마무리한 메이저리그에서 팀을 옮긴 선수들이 뒷말을 쏟아내고 있다. 지난 27일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에 실린 매니 마차도(27·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특집 기사에서도 그런 말이 나왔다.
 

마차도 "볼티모어 원망. 다저스에 감사"
푸이그는 "다저스에서 태업" 폭탄발언

마차도는SI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3개월을 뛴) LA 다저스는 내게 상당한 애정을 보여줬다"면서 "볼티모어 오리올스는 나를 지명한 팀이다. 그들은 내게 조금도 애정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말했다. 자신과 계약할 의사가 없었다며 친정팀을 작심하고 비판한 것이다.
 
10년간 3358억원을 받고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매니 마차도. [AP=연합뉴스]

10년간 3358억원을 받고 샌디에이고와 계약한 매니 마차도. [AP=연합뉴스]

마차도는 지난주 샌디에이고와 10년 총액 3억 달러(3358억원)의 계약을 했다. 메이저리그 최고 몸값은 아니지만 자유계약선수(FA)로는 미국 스포츠 최고액 기록을 썼다. 인생 최고의 순간에 마차도는 볼티모어를 원망했으니 화제가 될 만 하다. 
 
마차도는 2010년 드래프트 1라운드 전체 3순위로 볼티모어에 지명됐다. 2012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하자마자 특급 유격수로 평가 받았다. 2015년부터는 4년 연속 30홈런 이상을 날리며 FA 대박의 기반을 마련했다.
 
마차도는 40홈런을 때린 2016년 "남은 선수 생활을 볼티모어에서 하고 싶다"며 잔류 의사를 내비쳤다. 그러나 볼티모어는 마차도가 FA 자격을 얻기 1년 전인 2017년 말 그를 트레이드 시장에 내놨다. 그리고 결국 지난해 7월 코리 시거의 부상으로 유격수 공백이 생긴 다저스에 마차도를 내줬다.
 
마차도는 "다저스는 나를 영입하기 위해 많은 유망주(마이너리거 5명)를 포기했다. 내가 그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 보여줬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뒤 다저스가 FA 마차도와 협상하려 들지 않았을 때도 마차도는 "다저스에서 뛰어 영광이다.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이라 했다.
 
반대로 지난해 12월 LA를 떠난 야시엘 푸이그(29·신시내티 레즈)는 수차례 다저스를 향해 독설을 날렸다. 그는 "최근 몇 년 동안 나는 최선을 다하지 않았다. 계약이 남아있었기 때문이다. 신시내티에서 나는 열심히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자신이 태업을 했다고 말한 것이다.
 
지난해 말 LA 다저스에서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된 야시엘 푸이그. [AP=연합뉴스]

지난해 말 LA 다저스에서 신시내티로 트레이드 된 야시엘 푸이그. [AP=연합뉴스]

푸이그는 류현진과 같이 2013년 다저스에서 데뷔했다. 그해 전반기는 최우수선수(MVP)급 활약을 하며 '쿠바 특급'의 위용을 뽐냈다. 그러나 이후 성적이 내리막이었다. 2017년 28홈런을 때렸으나 그가 가진 재능에 비하면 눈에 띄지 않았다.
 
게다가 지난해 다저스에는 외야수 자원이 넘쳤다. 오른손 타자인 푸이그는 상대 선발이 오른손 투수일 때 벤치에서 쉬는 경우가 많아졌다. 데이브 로버츠 감독이 플래툰 시스템(상대 투수에 따라 다른 라인업을 쓰는 것)을 비판하면서 푸이그는 "포스트시즌 때는 왜 나를 썼느냐"고 따지기도 했다.
 
푸이그는 모든 걸 다저스 탓으로 돌리고 있다. FA가 되어 팀을 이적한 게 아니라 트레이드된 것이니 돈 때문은 아니다. 그는 "올 시즌 뒤 FA가 된다. 내가 정말 중요한 시즌이다. 신시내티가 내가 원하는 금액을 맞춰준다면 여기에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차도와 푸이그의 발언을 두고 볼티모어와 LA 지역 신문은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그들이 원정팀 선수가 되어 돌아오면 팬들이 야유를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오랫동안 응원해준 팬들에 대한 예의가 아니라는 것이다.
 
메이저리그는 30개 팀으로 이뤄져 몇 년에 흐른다 해도 원래 소속팀으로 돌아올 가능성은 낮다. 2001년 선수 생활을 시작했던 시애틀 매리너스로 돌아간 스즈키 이치로(46)는 예외적인 경우다. 그런 측면에서 마차도와 푸이그가 날린 독설은 친정으로 절대 돌아가지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 몇 년 동안 자신을 사랑해준 팬들을 적으로 돌려도 괜찮을 만큼 마음이 상했다.
 
김식 기자 se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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