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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사랑한 '분짜', 김정은도 맛볼까...베트남 식당들 '정상회담 마케팅'

중앙일보 2019.02.28 06:00
베트남 하노이 하이바쯔엉구의 팜딩호 거리에 있는 식당 ‘분짜 흐엉 리엔’. 하노이의 대표 서민 식당인 이곳은 일명 ‘오바마 분짜’로 유명하다. 지난 2016년 5월 23일 베트남을 방문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의 유명 셰프 앤서니 부르댕(지난해 사망)과 분짜로 저녁 식사를 했던 곳이기 때문이다.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의 스타셰프 앤서니 부르댕과 분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앤서니 부르댕 트위터]

2016년 5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 하노이에서 미국의 스타셰프 앤서니 부르댕과 분짜 저녁식사를 하고 있다. [사진 앤서니 부르댕 트위터]

 분짜는 쌀국수(분)를 숯불로 구운 돼지고기(짜)가 들어간 소스에 찍어 먹는 베트남의 전통 음식. 당시 오바마 대통령과 부르댕은 각자 분짜에 현지 맥주를 1병씩 곁들여 먹고 6달러(약 6700원)를 냈다. 대통령의 ‘서민적인’ 식사 장면은 미국 CNN으로 방영돼 큰 화제를 모았다. 
 
“김정은 위원장이 와 주면 영광일 것” 
 28일까지 하노이에서 열리는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현지 레스토랑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고 홍콩 일간지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7일 보도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찾은 식당이 관광 명소가 된 것처럼, 이번에도 ‘VIP 특수’가 있지 않을까 기대한다는 것. 
 
 특히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이 끝난 후에도 3월 2일까지 하노이에 머물 예정이라, 이 기간 동안 도심 투어에 나서거나 현지 식당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하노이의 유명 요리집들은 양국 정상의 기습 방문에 대비하고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유명 셰프들은 물론이고 베트남 정부도 이번 정상회담을 전세계에 베트남 음식을 홍보하는 기회로 삼기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서울의 한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선보이고 있는 하노이식 포. [중앙포토]

서울의 한 베트남 쌀국수집에서 선보이고 있는 하노이식 포. [중앙포토]

 하노이 구시가지에서 베트남 음식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팜 띠안 뚜옛(71)은 ‘북한 최고 지도자에게 베트남 음식을 대접한 첫번째 셰프’가 되길 고대하고 있다. 그는 2017년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에 수석 셰프로 참여해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등에게 식사를 제공한 베테랑 요리사다. 
 
 김정은 위원장이 그의 식당을 찾을 지는 알 수 없지만, 만약에 대비해 VIP를 위한 공간과 메뉴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김 위원장이 온다면 자랑스러울 것”이라며 “나의 대표 메뉴인 ‘허니 로스티드 치킨’을 대접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트남 음식 알릴 최고의 기회  
베트남 음식 월남쌈 . [중앙포토]

베트남 음식 월남쌈 . [중앙포토]

베트남 반미 샌드위치. [중앙포토]

베트남 반미 샌드위치. [중앙포토]

 포(쌀국수), 넴(스프링롤), 고이 꾸온(월남쌈), 분짜, 반미(bánh mì) 샌드위치…, 세계각지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베트남 메뉴들이다. 그러나 베트남 정부는 이번 정상회담을 계기로 더 많은 세계인들에게 베트남 요리의 매력을 알리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는 25일 열린 관료회의에서 “정상회담을 취재하기 위해 하노이에 온 언론인들에게 쌀국수, 스프링롤, 쏘이 쿡(찹쌀요리) 등 베트남 전통음식을 대접하라”고 지시했다. 
 
 26일 김 위원장이 탄 기차가 하노이에 도착하던 시간, 미디어센터가 있는 ‘문화우정궁전(Cultural Friendship Palace)’ 내에는 외신 기자들을 위한 베트남 전통 음식이 준비됐다. 하노이 유명 음식점 셰프들로 구성된 자원봉사자들이 현장을 찾아 ‘분탕(베트남식 닭국수)’ 등 아직 외국인들에게 널리 알려지지 않은 베트남 요리들을 소개했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단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북미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26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에 도착해 환영단으로부터 꽃다발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베트남 식당 뿐 아니라 다른 요식업체들도 북·미 정상회담 특수를 즐기고 있다. 하노이의 한 피자가게는 ‘도 낭 쭝’이나 ‘킴 쫑 안’처럼 ‘트럼프’, ‘김정은’과 비슷한 이름을 가진 손님들에게 무료로 피자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다. 또 북·미 정상과 비슷한 헤어스타일을 하고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도 무료로 파이를 제공한다. 이 가게의 퉁 황 대표는 SCMP에 “지난 주 이벤트를 시작한 후 매출이 2배로 늘었다”며 “사람들이 정치적인 행사를 더 친밀하고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이런 행사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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