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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키스탄, 인도 공군기 2대 격추…카슈미르 긴장 48년 만에 최고조

중앙일보 2019.02.28 00:06 종합 8면 지면보기
인도 공군기 2대가 27일(현지시간)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파키스탄 공군에 의해 격추됐다. 전날 인도의 파키스탄 지역 공습에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는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분리되어 있다. 인도 군인들이 격추된 인도 공군기 잔해 주변에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 공군기 2대가 27일(현지시간) 인도령 카슈미르 지역에서 파키스탄 공군에 의해 격추됐다. 전날 인도의 파키스탄 지역 공습에 대한 보복 공격이다. 인도와 파키스탄의 분쟁지역인 카슈미르는 인도령과 파키스탄령으로 분리되어 있다. 인도 군인들이 격추된 인도 공군기 잔해 주변에 모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27일 파키스탄 공군이 인도 공군기 두 대를 격추, 조종사 두 명을 체포하면서 인도와 파키스탄 간 군사 충돌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 파키스탄군 대변인 아시프 가푸르 소장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파키스탄 공군이 통제선을 넘어온 인도 공군기 두 대를 격추했다”면서 “파키스탄 공군의 공격은 파키스탄 영공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인도의 선제 도발에 대한 정당방위라는 입장이다.
 

전날 인도의 대규모 공습에 보복

추락한 공군기 중 한 대는 파키스탄 지역에, 한 대는 인도 쪽에 떨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가푸르 대변인은 당초 “파키스탄군은 인도 파일럿 한 명을 지상에서 체포했다”고 발표했으나 BBC 등 외신은 이후 체포된 조종사가 두 명으로 늘었다고 보도했다. 인도 정부는 아직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하루 전날엔 인도 공군이 카슈미르 통제선을 넘어 파키스탄 바라코트 지역을 전격 공격했다. 1971년 제3차 인도-파키스탄 전쟁 이후 처음 이뤄진 대대적 공습이다. 인도는 지난 14일 인도 경찰 40여 명이 사망한 자살 폭탄 테러 배후에 파키스탄 테러단체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은 모두 핵보유국으로 카슈미르 지역을 놓고 대립해온 앙숙이다. 이 지역에 주둔한 수십만 군대 사이에 분쟁이 잦았지만, 71년 이후 48년 동안 대규모 공격은 없었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피습 직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라”는 대국민 메시지를 냈다. 전면전 발발을 염두에 둔 메시지다.
 
양국 간 핵전쟁으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는 있지만, 현재로선 양국이 정치적 판단에 따라 확전을 자제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두 나라 모두 국내 여론을 의식해 일종의 보여주기식 충돌을 감행했다는 것이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6일 “인도와 파키스탄 정치권 모두 충돌을 피하는 쪽으로 길을 열어두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인도의 이번 공격은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선거용 카드’ 성격이 짙다는 분석도 나온다. 오는 4~5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하락을 겪는 모디 총리가 “경찰을 상대로 한 테러에 보복해야 한다”는 보수층 여론을 의식했다는 얘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인도 공습은 전쟁 전조라기보다는 가식적 행동(posturing)”이라고 꼬집었다.
 
파키스탄 정부의 강경 대응에도 국내적 배경이 있다. 국제금융기구(IMF)와 구제금융 협상을 진행할 정도로 경제난이 심한 상황에서 인도 공격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면 국민 사기가 떨어지고, 결국 민심이 반정부 세력으로  흘러갈 수 있어서다.
 
두 정부의 속사정을 반영한 듯 26일 공습 배경과 인명 피해에 대한 양국 발표는 엇갈렸다. 인도 언론은 “인도군이 파키스탄 테러조직 훈련캠프를 공격해 무장병력 200~300여 명을 사살했다”고 밝힌 반면 파키스탄 정부는 “현지에 테러조직 건물이 없었다. 인명피해도 부상자 한 명뿐”이라고 반박했다. NYT는 “자칫 양측이 상황을 통제하는 데 실패하면 위기 상황이 심각해질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말을 전했다.  
 
심새롬 기자 saero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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