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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혁보수' 아이콘 됐지만 ‘집토끼’ 공략 숙제 남긴 오세훈

중앙일보 2019.02.27 20:10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오세훈 후보는 ‘개혁보수’와 ‘확장성’을 내걸고 표를 호소했지만, 레이스 초반부터 위력을 떨친 황 후보의 ‘대세론’을 넘어서지 못했다.
 
당 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오세훈 후보가 정견발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당 대표 등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자유한국당 제3차 전당대회가 27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렸다. 오세훈 후보가 정견발표하고 있다. [변선구 기자]

 
오 후보는 지난해 입당과 함께 유력 당 대표로 일찌감치 부상했다. 하지만 기세는 짧았다. 지난달 15일 황 후보가 입당하면서 무게추가 급격히 기울었다. 이런 가운데 북미정상회담과 겹친 2ㆍ27 전당대회 연기를 요구하는 보이콧 연대에 동참하면서 한때 출마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등 여정도 순탄치 않았다.
 
비록 패배했지만 오 후보가 거둔 수확도 있다. 이번 한국당 전당대회는 ‘5ㆍ18 폄훼발언’을 비롯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부정 논란 등 어느 때보다 급격한 우경화 분위기가 당을 휩쓸었다. 또한 김무성 의원 등 복당파 리더들이 힘을 잃는 등 당내 개혁 그룹이 좀처럼 추진력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날 개표결과 오 후보는 강성우파를 대변한 김진태 후보에게 2만여 표 가량을 앞서면서 당내 개혁보수의 아이콘으로 확실한 자리매김을 했다. 특히 여론조사에서 50.2%를 얻어 황 후보(37.7%)나 김 후보(12.1%)를 멀찌감치 따돌린 건 그가 전당대회 기간 내세웠던 ‘확장성’을 증명한 대목이다.
 
당 관계자는 “오 후보는 2011년 무상급식 투표 무산으로 서울시장에서 물러난 것에 대한 과오를 씻을 계기가 필요했는데 이번 전당대회로 사실상 ‘씻김굿’을 했다. 더 이상 이 문제로 발목을 잡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오 후보의 최종 목적지를 차기 대선으로 본다. 그런 만큼 비록 당 대표는 되지 못했지만, 대선에 출마하기 위한 당내 기반을 마련하는 데는 어느정도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번 전대에서 오세훈 브랜드의 취약점도 확인됐다. 오 후보는 여론조사에선 1위였지만 당심(黨心)을 반영하는 선거인단 투표(2만1963표)에선 황교안 후보(5만3185표)에게 2배 가량 뒤졌다. 그에겐 어떻게 ‘집토끼’를 공략할지가 숙제로 남게 됐다.
유성운 기자 pirat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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