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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샌드박스 2차 심의…한전 전력데이터 공유센터 등 통과

중앙일보 2019.02.27 17:00
한국전력의 전력데이터를 민간에서도 활용하는 '전력데이터 공유센터' 등 기업들이 규제 특례를 신청한 안건이 규제 심의회를 통과했다. 27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제2차 산업 융합 규제 특례심의회에서 ▶전력데이터 공유센터▶수동휠체어 전동보조 키트▶중앙집중식 자동산소공급장치▶전력·에너지 마켓 플레이스▶프로바이오틱스(유산균 생균) 화장품 등 5건의 심의가 이뤄졌다.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그래픽=김영옥 기자 yesok@joongang.co.kr

먼저 한전 전력데이터를 민간서도 활용하는 '전력데이터 공유센터 구축'은 실증 특례를 받게 됐다. 민간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공유센터에 신청하면, 한전은 데이터에 포함된 개인정보 비식별 조치 등을 통해 가공한 뒤, 신청자가 활용토록 제공하는 구조다.  
산업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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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행 개인정보보호 법령에는 비식별 조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고, 행정안전부에서 2016년 발표한 '비식별 조치 가이드라인'은 법적 효력이 없어, 민간에서 비식별 정보를 생성하고 활용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심의회는 데이터 공유센터 구축에 실증 특례를 부여하고, 앞으로 전력데이터를 기업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한전 관계자는 "철저한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내·외부 전문가를 통해 제공데이터의 개인정보 식별 가능성을 검증하고, 정보 활용공간을 전력데이터 공유센터(서초구 양재동)로 한정하며, 필요하면 한전 승인하에 최종 분석결과만 반출하겠다"고 밝혔다. 
 
센터 구축으로, 에너지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신사업 모델이 등장할 전망이다. 상가 단위 월별·일별 전력사용량과 주변 거리 유동인구 데이터를 결합해 상권을 분석하고 프랜차이즈 업체가 입점할지 판단할 수 있다. 또 독거노인 가구의 시간 단위 전력사용 패턴과 실제 사용량을 비교해 독거노인 대상의 케어 서비스와 위급상황 알람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와 함께 한전은 에너지 분야 상품·서비스 거래를 중개하는 온라인 플랫폼 구축·운영하는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이 서비스는 관계부처 유권해석을 통해 사업 진행을 허용키로 했다.
 
‘온라인 마켓 플레이스’는 에너지 기업이 다양한 에너지 제품과 서비스를 홍보·판매하고, 고객들은 등록된 상품을 검색·구매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이다. 한전은 지난해 8월부터 베타 서비스로 이를 운영 중이며, 연내 정식서비스를 오픈 계획 중이다. 
 
현재는 한전이 인터넷을 활용한 통신판매중개업을 할 수 있는지가 법적('한국전력공사법')으로 모호한 상황이다. 이에 심의위는 관계부처 유권해석을 통한 사업 진행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현행 법령 하에서 에너지 산업 분야에 대한 통신판매중개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세부 사업내용은 산업부와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다. 한전은 소비자 분쟁해결을 전담하는 인력을 배치하는 등 소비자 피해에도 철저히 대비할 계획이다.
 
㈜알에스케어서비스의 수동휠체어 전동보조 키트는 실증 특례 기간이 2년간 주어진다. 현행 의료기기법에 따라 전동보조 키트는 의료기기의 부분품으로 의료기기 인증이 필요하나, 이를 위한 기준규격이 없어 시장에 출시하지 못한 상태였다. 
 
특례 기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는 제품허가를 위한 품목분류를 신설하고,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개발하는 시험기준을 곧 확정할 예정이다. 이후 기업은 이 기준에 따라 정식허가를 취득할 수 있게 된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전동휠체어 필요 인원은 23만명이지만, 비용 등의 문제로 실제 이를 쓰는 이는 10만명 수준으로 나타났다. 이번 실증 특례를 부여받은 휠체어 보조기구는 자동차 트렁크 등에 넣을 수 있고 기존 전동휠체어 대비 70% 수준의 가격으로 살 수 있어, 장애인들이 편리하게 이동하는 데 도움을 줄 전망이다. 미국·유럽 등에선 이와 유사한 제품이 출시돼 쓰이고 있다.
 
㈜엔에프는 중앙집중식 산소 발생 시스템에서 발생하는 순도 93%의 산소를 의약품으로 임시허가해 달라고 요청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산소통에 담긴 순도 99% 이상의 산소만을 의약품으로 보고 있어, 산소 발생기에서 발생하는 순도 93%의 산소는 의약품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요양급여(수가)도 받을 수 없다. 
 
이번 심의에 따라 엔에프가 식약처에 산소 발생기를 의약품-의료기기 복합‧조합품목으로 변경 신청하면, 식약처는 해당 제품에서 발생하는 산소가 미국 또는 유럽연합(EU)의 기준을 충족할 경우, 정식허가를 내주기로 했다. 식약처 허가를 받으면 보건복지부의 요양급여 적용을 받아 병·의원에서도 쓰일 수 있다. 미국·프랑스 등에서도 산소 발생기에서 발생하는 산소를 의료용으로 인정하고 있다.  
 
㈜정랩코스메틱은 프로바이오틱스(체내에 들어가 유해균을 억제하는 유산균)를 활용해 외음부의 환경을 개선하는 화장품 판매를 위한 임시허가를 신청했다. 심의회는 업체가 제출한 시험성적서에 따라 해당 제품이 안전기준을 충족하는 판매 가능 제품이라고 봤다. 단, 제품에 ‘질염 완화, 질내 환경개선’ 등과 같은 의약품 효능 제시 등을 금지해 소비자에게 의약품으로 오인되지 않게 했다. 
 
이처럼 1·2차를 거치며 '규제 샌드박스 제도(신제품·서비스가 출시될 때 일정 기간 기존 규제 면제·유예)'를 적용받고 싶어하는 이들의 관심이 높아지며 현재까지 53건의 신청서가 접수됐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실증특례나 임시허가 외에도, 관계 공무원의 적극적인 법령해석을 유도해 기업들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를 늘려가겠다"면서 "관계 부처도 기존의 법령체계를 제로 베이스에서 검토해달라"고 당부했다.
 
산업기술정책과 김대자 과장은 "현재는 신청 기업만 실증 특례나 임시허가의 혜택을 누리지만, 신속한 제도개선을 통해 모든 기업이 동일한 규제혁신의 효과를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세종=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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