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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언 '폭탄 증언', 특검 보고서…트럼프의 '나쁜 합의' 부추기나

중앙일보 2019.02.27 16:26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하노이 담판'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워싱턴 변수로 인해 '나쁜 합의'를 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야당인 민주당이 주도하는 의회 정치가 트럼프 대통령을 코너로 몰아세우면서 신중을 다해야 할 2차 북·미정상회담이 자칫 ‘무늬만 성공’으로 결론날 수 있다는 지적이다.
 
트럼프의 주의를 분산시킬 첫번째 변수는 2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공개적으로 진행되는 마이클 코언의 하원 청문회다. 트럼프 대통령의 옛 개인변호사로서 트럼프의 어두운 그늘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코언은 이른바 '러시아 스캔들' 수사 과정에서 트럼프로부터 등을 돌리고 특검에 협조해 왔다. 때문에 그가 이날 하원 첫 공개 청문회에서 어떤 '폭탄 증언'을 할지 미 정가와 언론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 하원에 출석해 증언하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 [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미 하원에 출석해 증언하는 마이클 코언 변호사. [로이터=연합뉴스]

 
전날인 26일 뉴욕타임스(NYT)가 입수·공개한 모두 발언에 따르면 코언은 "대선 기간 나는 트럼프를 위해 러시아와 협상을 벌였다"면서 "트럼프는 이와 관련해 내가 거짓말을 하도록 암묵적으로 지시했다"고 폭로할 예정이다. 코언은 이밖에 연방검찰이 파헤치고 있는 포르노 여배우와의 '성관계 입막음용 합의금 논란'과 관련해서도 구체적 증언을 할 전망이다.
 
NBC방송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범죄행위를 뒷받침할 근거를 제시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금융 거래 명세를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과 정상회담 첫날 만찬을 하는 와중에 코언의 발언내용에 신경을 곤두세울 수 밖에 없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에 반기를 든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포한 국가비상사태에 반기를 든 낸시 펠로시(민주당) 하원의장. [AP=연합뉴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을 비우자마자 '흔들기'에 들어갔다. 26일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 선포를 막기 위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찬성 245, 반대 182로 통과시켰다. 공화당 소속 하원의원 13명도 결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이 결의안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5일 멕시코 국경 장벽 건설 자금 36억달러(약 4조원)를 확보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한 것을 무력화하려는 조치다.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낸시 펠로시(민주) 하원의장은 표결에 앞서 “우리는 대통령이 민주당 소속이든 아니면 공화당 소속이든 미국의 헌법을 유린하도록 방치하지 않을 것”이라며 “공화당 의원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닌 헌법 앞에 선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 상원은 하원이 통과시킨 결의안을 18일 이내 표결에 부쳐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결의안이 상원에서 과반으로 통과되더라도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예고했다.  
 
미 하원과 상원이 대통령의 거부권을 뒤집으려면 다시 결의안을 표결에 부쳐 각각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효력을 발휘하기 힘들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압박하기 위한 상징적인 결의안인 셈이다.
3년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옭아매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로이터=연합뉴스]

3년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옭아매고 있는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로이터=연합뉴스]

무엇보다 진정한 골칫거리는 재작년 5월부터 진행돼온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보고서 공개 여부이다. CNN과 워싱턴포스트(WP) 등 미 언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생명을 거머쥐고 있는 뮬러 특검 보고서는 이르면 이번 주 윌리엄 바 법무장관에게 제출된다.
 
민주당이 위원장을 독식하고 있는 하원의 6개 상임위는 지난 23일 바 법무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뮬러 특검이 보고서를 제출하면 지체 없이, 법이 허용하는 한도에서 최대한의 범위로 보고서를 일반에 공개해달라”고 압박했다.  
 
 때문에 이같은 정치적 곤경을 빠져나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2차 북·미정상회담의 합의를 ‘무조건 성공’으로 치장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내용면에서 큰 진전없이 일부 제재를 완화하는 ‘나쁜 합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노벨평화상에 대한 개인적 야심으로 인해 이같은 가능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빅터 차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북한이 노후화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해체를 양보 카드로 내놓거나 영변 핵 시설의 부분적인 사찰을 제안하는 등 ‘작은 양보’를 제시할 수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노벨상 욕심에 이를 받아들이면서 ‘나쁜 합의’를 과대포장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심재우 특파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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