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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 붕괴된 북한…'벼랑 끝 경제' 김정은, '깜짝 선물' 꺼낼까

중앙일보 2019.02.27 16:14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연합뉴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지난해 북한에 대한 경제 제재를 강화했다. [연합뉴스]

북한 대중국 수출 87% 감소…"교역 붕괴 수준"
지난해 북한의 대외 교역이 붕괴 수준에 이른 것으로 분석됐다. 경제 제재로 인한 교역 위축이 경제 위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다 보니 북·미 대화를 통한 탈출구 마련에 나섰다는 진단도 나온다.
 
이석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27일 '2018년 북한경제, 위기인가 버티기인가?' 보고서에서 "지난해 북한의 대중국 수출(2억938만 달러)은 전년 대비 87% 줄었고 대중국 수입(22억3887만 달러)도 33% 감소했다"며 이는 거의 '붕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라고 평가했다.
 
북한의 대외 교역은 2010년 남북경협이 중단된 이후 중국에 집중됐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경제 제재가 강화됐다. 북한은 자국산 광물자원 수출은 물론 석유·액화천연가스(LNG) 수입, 노동자 해외 파견 등이 모두 금지된 것이다. 이 때문에 대중국 수출·입 규모가 급감한 것은 북한 경제에 적지 않은 타격을 줬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으로 입국해, 전용차량으로 역을 떠나며 환영나온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6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을 위해 중국과 접경지역인 베트남 랑선성 동당역으로 입국해, 전용차량으로 역을 떠나며 환영나온 주민들을 향해 손을 흔들고 있다. [연합뉴스]

광업·경공업도 타격…평양 집값도 떨어졌다 
대외 교역이 급감하자 북한 내 주력 산업도 동반 침체한 것으로 조사됐다. 수출 중단으로 석탄·철광석 등 광업 생산이 위축됐고, 중국으로부터 위탁 생산해 오던 봉제·의류 생산 등 경공업 생산도 타격을 입게 됐다는 것이다. 경기 부양을 위한 대규모 토목건설사업도 추진하기 어렵게 됐다. 이 연구위원은 "노동력과 일부 자제들은 북한 내부에서도 조달할 수 있지만, 주요 마감재들은 모두 해외 수입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는 것이 북한의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대북 제재에 따른 여파가 북한 내 고위층은 물론, 주민 생활에도 영향을 준 정황도 포착됐다. 수출 감소로 북한으로 유입되는 외화가 줄어들 자 부동산 등 실물자산이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북한 내 상인들 사이에서도 "장사가 잘되지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석진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평양 등 주요 도시 주택가격이 크게 떨어졌다"며 "북한에서의 주택 가격 하락은 경제 제재 효과를 드러내는 신호탄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지난해 북한의 경제 상황은 '대북 제재→대외 교역 위축→산업과 실물 경기 침체→주민 불만 증가'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현지시간)부터 이틀간 시작되는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경제 제재 완화를 끌어내기 위한 과감한 비핵화 조치를 제시할 가능성도 조심스레 관측되고 있다. 
평양 대동강변의 미래과학자거리에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 북한 당국은 경제 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 노동신문]

평양 대동강변의 미래과학자거리에 들어선 초고층 아파트. 북한 당국은 경제 개선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사진 노동신문]

수출 막힌 석탄, 비닐하우스 연료로…"제재 영향 적었다" 분석도 
한편 대북 제재가 대외 교역엔 타격을 줬지만, 북한 주민 삶에는 별다른 영향이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대북 제재로 무연탄 수출이 부진해지자, 이를 자국 내 화력 발전에 공급하는 등 평양 등 주요 도시에 전력 공급이 오히려 원활해진 정황도 포착됐다. 또 지난해는 2017년과 달리 가뭄의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수력 발전을 통한 전력 생산도 늘었다는 것이다.
 
경제 제재 이후 물가가 5년 새 3배로 뛴 이란과 달리 북한은 시장 물가 역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북한 시장 물가를 대표하는 쌀가격은 2017년 1㎏당 6000원을 웃돌다가 2018년 들어서는 5000원대로 하락했다.
 
김석진 연구위원은 "석탄 생산 지역에선 수출 길이 막히자 비닐하우스 채소 재배가 활발해졌다는 소식이 있다"며 "석탄으로 불을 때 비닐하우스 농사에 활용한 것으로 이는 경제 제재로 인한 피해를 시장이 완충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설명했다.
 
세종=김도년 기자 kim.don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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