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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스텔 관리비는 관리자 마음?"…늘어나는 집합시설 분쟁

중앙일보 2019.02.27 13:36
관리비 [중앙포토]

관리비 [중앙포토]

# 직장 문제로 지난해 9월 경기도 수원시의 한 오피스텔에 입주한 김모(28)씨는 매달 관리비 명세서가 날아올 때마다 스트레스를 받는다. "관리비가 5만~6만원 선"이라는 말에 계약했는데 매달 내는 관리비가 10만원을 훌쩍 넘어서다. 한파가 심했던 지난해 12월과 올 2월엔 20만원 가까이 나왔다. 김씨는 "33㎡ 남짓한 원룸의 관리비가 이렇게 비싼 게 말이 되느냐"며 "관리실에 세부 명세서를 보여달라고 항의했더니 '공개할 수 없다'고 거절해 황당했다"고 말했다.
 
# 경기도 고양시의 한 주상복합 오피스텔에 사는 이모(30)씨는 최근 관리사무소 관계자와 말다툼을 벌였다. 추가 주차비로 3만원을 내라는 요구를 받아서다. "관리비에 주차비가 포함되어 있는데 왜 더 내야 하냐"고 반문하는 이씨에게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명세서 속 주차비는 주차장 공동 관리 비용이라 주차비는 따로 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씨는 "매달 관리비로 나가는 돈만 20만원가량이고 건물 상가를 이용하는 차들이 많아서 주차공간도 항상 부족한데 추가 주차비를 내라고 하니 어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오피스텔, 아파트형 공장 등 집합건물에 대한 민원이 잇따르고 있다. 집합건물은 회계 감사 등을 받지 않기 때문에 관리비가 많이 나와도 어떻게 쓰는지 입주민은 알 수 없어서다,
27일 경기도에 따르면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 관련 민원은 2016년에 128건에서 2017년 398건, 2018년 447건으로 2년 사이 4배 가까이로 증가했다. 특히 관리비로 인한 민원이 많다. 관리비 갈등 등으로 인한 입주자와 관리사무소 간 분쟁 조정 신청도 2016년 10건에서 2017년 18건, 2018년 41건으로 역시 2년 사이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사적 자치관리라 일방적 관리비 부과 제지 못 해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분쟁이 늘어나는 이유는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은 민사특별법이 적용돼 소유주 등이 건물을 관리하는 사적 자치관리를 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관리단이 특별한 감독이나 견제 없이 일방적으로 관리비를 부과할 수 있다. 이종수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은 "감사 등을 통해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아파트와 달리 오피스텔 등은 법적으로 지자체가 개입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며 "절차 등을 복잡해 소유주나 세입자가 개별 대응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경기도의 집합건물 수는 13만4700동으로 이 중 1800동이 오피스텔이다. 
 
경기도, 무료 법률상담 서비스 등 대책 마련 
집합건물로 인한 민원이 이어지자 경기도도 개선책을 내놨다. 입주민이 원할 경우 변호사, 회계사, 주택관리사 등 전문가로 구성된 관리지원단을 현장에 보내 관리비 관련 회계와 법률서비스를 제공한다. 분쟁이 발생하면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무료 법률상담서비스도 월 4차례 진행한다. 의정부시에 있는 경기 북부청에서도 관련 무료 법률상담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27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종수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 ‘집합건물 분쟁민원 해소를 위한 개선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27일 오전 경기도청 브리핑룸에서 이종수 경기도 도시주택실장이 ‘집합건물 분쟁민원 해소를 위한 개선방안’에 대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 경기도]

 
경기도는 또 장기적으로 집합건물 내 관리 비리 등도 아파트처럼 지자체가 조사할 수 있도록 제도개선을 추진하기로 하고 이에 대한 학술 연구 용역도 실시할 예정이다. 500실 이상의 주거용 신축 오피스텔에 대한 품질 검수도 하고 준공 후 10년이 지난 오피스텔은 보수와 관련된 기술 자문도 할 예정이다.
이 실장은 "오피스텔 등 집합건물의 불공정한 행위를 예방하기 위해 현행 제도 내에서 할 수 있는 관리지원단 구성·운영, 무료 법률상담 확대 등은 물론 제도개선 등 장기 대책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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