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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제스가 애지중지 가져온 보물은 무엇일까?

중앙일보 2019.02.27 10:53
1949년 12월 8일, 장제스(蔣介石)는 중국공산당에 밀려 대만으로 후퇴한다. 그는 국민당 군을 퇴각시키기 전, 금(金)과 문화재를 먼저 옮기기 시작했다.
장제스

장제스

현재 세계 4대 박물관 중 하나로 꼽히는 국립고궁박물관에서는 그가 가져온 문화재가 전시 중이다. 다 보려면 10년이 넘게 걸릴 만큼 방대한 양의 보물들. 그가 특히 애지중지했다는 보물들은 뭘까?
《당인궁악도(唐人宫乐图)》
당인궁악도, 세로 48.7cmX가로 69.5cm,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당인궁악도, 세로 48.7cmX가로 69.5cm, 대만 국립고궁박물관 소장

사극의 별미는 '궁중 암투'씬이다. 정궁과 후궁, 후궁과 후궁 사이엔 항상 스파크가 튄다. 그러나 이 그림 속의 후궁들은 꽤나 평화롭다. 그림 속에는 후궁과 비빈 12명이 네모난 탁자에 둘러 앉아 그들만의 파티를 즐기고 있다. 언뜻보기에 특별해 보이지 않는 이 그림을 장제스가 사수한 이유는 뭘까?
고쟁(古?)(왼), 비파(琵琶)

고쟁(古?)(왼), 비파(琵琶)

우선 이 그림에 등장하는 여성들의 옷차림, 헤어스타일, 생활 용품은 모두 만당(晩唐) 시기의 것으로 이들은 탁자에 둘러 앉아 차를 마시고 음악을 들으며 흥을 돋우고 있다. 왼쪽 가운데 앉은 여인만이 홀로 봉관(鳳冠)을 쓴 채 엄숙한 모습인데, 황후나 귀비 반열의 인물로 추정할 수 있다.  
고대 관악기의 하나인 필률(??)(왼) 공명통에 13~36개의 죽관을 끼워 넣은 관악기 생(笙)

고대 관악기의 하나인 필률(??)(왼) 공명통에 13~36개의 죽관을 끼워 넣은 관악기 생(笙)

그림을 확대해보자. 그림 위쪽 중앙에 앉은 4명의 후궁들은 각각 필률, 생, 고쟁, 비파 등 중국 고대 악기를 연주하고 있다.
왼쪽 옆에 서있는 두 명의 시녀 중 한 명은 옆에서 박자를 맞추기 위해 아판(牙板)을 쳐주고 있으며, 나머지 인물들은 찻사발을 들어 차를 마시고 있다.  
차를 마시는 사람들

차를 마시는 사람들

장제스가 왜 이렇게 '당인궁악도'를 아꼈는지 그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다. 아마 당대 생활사와 한가롭게 풍류를 즐기는 아름다운 광경이 담겨있기 때문이 아닐까.
《계산행려도(溪山行旅图)》
계산행려도

계산행려도

북송의 화가 범관의 작품으로 알려진 계산행려도는 장제스뿐 아니라 많은 수집가들이 사랑하는 작품이다. 현재 진품은 타이베이 고궁박물관에 있다. 계산행려도의 가장 큰 묘미는 정지된 화면임에도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작품은 옅은 정교한 구도와 산천의 흐르는 물, 높은 산의 바위가 입체적으로 묘사돼있다. 범관은 특히 붓끝을 정교하게 밀집시킨 우점준 기법으로 바위가 아닌 황토 절벽을 그렸다. 이 때문에 그림이지만 사진같은 생생함도 느껴진다.  
계산행려도

계산행려도

우점준 기법 외에도 그림 속 오른쪽 한 켠에 나귀와 행객이 매우 작게 묘사돼 있다. 심지어 그 얼굴이나 차림새, 소품을 아주 상세히 그렸다. 당시 범관을 비롯해 북송시대 산수 화가들은 화폭에 사람을 꼭 담았다. 이유는 산과 계곡을 즐기는 사람, 즉 ‘계산행려’가 없으면 광활한 자연 역시 의미가 없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묘사된 인물을 통해 이 산세가 얼마나 웅장한 지도 실감할 수 있다.
《조춘도(早春图)》
조춘도

조춘도

조춘도는 북송의 대화가 곽희(郭熙)의 대표작이다. 겨울이 간 자리에 봄이 온 풍경을 담았다. 땅은 다시 새 생명을 잉태하기 위해 녹고 있으며, 산 사이엔 엹은 안개가 피어난다.  
멀리 산봉우리가 우뚝 솟아 웅장하고, 가까운 곳엔 언덕이 겹겹이 늘어서 있다. 샘물은 강 골짜기로 모여 든다. 산벼랑과 나무 사이로 누각도 보인다. 물가와 산에서 활동하는 사람들 덕에 대자연에 한층 생기가 돈다.
조춘도

조춘도

조춘도

조춘도

산도 있고 물도 있고, 바위도 나무도 있다. 그리고 이 대자연과 어우러진 사람이 있다. 조춘도는 그야말로 인간 세상의 천국, 세상의 도원을 담아냈다.
《산자극작도(山鹧棘雀图)》
산자극작도

산자극작도

<산자극작도>는 북송대(北宋代) 화조화의 대가 황전(黄筌)의 아들 황거채(黄居寀)가 그린 명작이다. 그림 속의 경치와 동물은 제각기 동적인 모습과 정적인 모습을 고루 갖추고 있다.
산 꿩이 개울물을 마시려 바위 위로 사뿐히 뛰어올라 목을 내미는 모습이 생생하며, 참새가 날아갈 지, 울 지, 1초 뒤를 알 수 없는 모습에서 동적인 느낌을 느낄 수 있다. 가느다란 대나무과 고사리가 자연스레 어우러졌으며 이리저리 흩어진 자태가 마치 바람이 계속 부는 듯한 착각을 하게 만든다.  
산자극작도

산자극작도

아래쪽의 큰 바위 위에 안착한 산 꿩의 몸은 부리 끝에서 꼬리 끝까지 거의 전체 화폭을 가로지른다. 그림의 중심이 화폭의 가운데에 위치했는데, 이는 북송 산수화 중 축선(轴线)의 구도 방식이다.
황거채가 활동할 당시는 무엇보다 '사생'을 중시하는 시대였다. 하여, 그 시대 작품을 살펴보면 새의 관찰과 묘사가 보다 상세하고 생생하며 동식물의 생태에 대한 깊은 연구가 이루어졌음이 드러난다. <산자극작도>는 그 중에서도, 화조화의 빛나는 아름다움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쌍희도(双喜图)》
쌍희도

쌍희도

쌍희도는 북송화가 최백의 인생작이다. 그림에는 두 마리의 산 까치가 산토끼에게 경고하는 듯 소리 내는 모습이 묘사돼있다. 산 까치는 자신의 영역을 보호하려는 습성이 있어, 자신들의 공간에 들어온 산토끼를 위협하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산토끼는 산 까치에게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다.  
쌍희도

쌍희도

이들의 호응의 관계는 'S'자형의 역동적인 느낌을 준다. 또한 나무의 가지와 대나무, 풀이 바람에 의해 이리저리 기울어지는 모습은 발랄하고 생동감이 있다.<쌍희도>는 단순하지만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줄거리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또한 강약을 잘 조절해 각각의 다른 질감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색채가 자연스럽고 엹음에도 경치가 깊고 그윽하다.
 
차이나랩 임서영

네이버중국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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