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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경협 기대감↑…"경제효과 379조원" VS "실제 편익 제한적"

중앙일보 2019.02.27 05:00
27일 열리는 북미 2차 정상회담에서 가시적인 성과가 날 경우 남북 경제협력(이하 남북경협)의 돌파구가 열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글로벌 경기 둔화와 내수 부진으로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북한과의 교류가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주요 연구기관이 분석한 경제효과는 ‘장밋빛’이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이 내놓은 ‘남북한 경제통합 분석모형 구축과 성장효과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앞으로 30년간 남북경협으로 한국이 얻을 수 있는 경제성장 효과는 169조4000억원에 달했다. 금강산사업, 개성공단사업, 경수로사업,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 한강하구 공동이용 사업, 조선협력단지 사업, 단천지역 지하자원 개발사업 등 7대 경협사업을 분석한 결과다.
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자료: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한국에 가장 큰 경제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은 개성공단(159조2000억원)으로, 규모 면에서 압도적이다. 북한의 값싼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북한에 가장 큰 성장 효과를 가져다줄 사업은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사업(92조6000억원)이다. 만성적인 인프라 부족을 한국의 투자로 메울 수 있기 때문이다. 경제협력단계를 넘어 남북경제통합을 추진하면 남한은 346조6000억원, 북한은 416조9000억원의 경제적 이득을 누릴 수 있다는 게 보고서의 분석이다. 
 
민간연구기관인 IBK경제연구소도 비슷한 맥락의 분석을 내놓았다. 조봉현 IBK경제연구소 북한경제연구센터장의 연구에 따르면 향후 20년간 신남북경협 사업 투자비는 총 63조5000억원이 투입된다. 신남북경협 10대 사업의 경제적 이익은 한국 379조4000억원, 북한 234조1000억원으로 봤다. 한국의 일자리 창출 규모는 연 16만3000명에 달하며 평균 경제성장률도 과거 20년 평균치(3.0%)보다 1.6%포인트가량 오른 4.6%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물론 남북경협에 들어가는 비용과 경제효과는 연구기관마다 편차가 크다. 쓸 수 있는 북한 관련 통계가 제한적이기 때문에 연구기관마다 다양한 가정과 조건을 전제해 분석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봉현 소장은 중앙일보와의 전화통화에서 “구체적인 사업 검토에 들어가지 않은 상황에서 비용-편익 등에 오차가 있겠지만, 경협에 드는 투자비 대비 경제적 효과가 크다”며 “토지수용비가 발생하지 않고 북한 내부 자재를 쓸 수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도 성과를 낼 수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점에서 북한에 대한 ‘퍼주기’가 아닌 남북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며 “다만 초기에는 남북협력기금의 일정한 증액이 필요하며 남북경협 사업이 활성화할 경우에는 별도의 기금 마련도 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물론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경제체제가 서로 다른 데다, 경제 규모의 차이도 크기 때문에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북한의 지하자원 개발 등에서도 중국뿐 아니라 미국ㆍ러시아ㆍ일본 등 다른 나라와의 경쟁이 예상되기 때문에 한국이 얻는 실익은 예상보다 작을 수 있다.
 
최근 열린 한국경제학회 주관 ‘2019 경제학 공동학술대회’에서 ‘남북경협과 경제통합’을 주제로 발표한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한국은행과 한국산업단지의 산업연관분석을 이용해 2012년 개성공단이 남한 경제 국민총소득(GNI)에 미치는 효과를 추정한 결과 0.012~0.043%에 그쳤다고 분석했다.  
 
김 교수는 “개성공단과 같은 특구가 10개 생긴다고 하더라도 남한 GNI를 0.1~0.5%가량 증가시키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낮은 단계의 경협만으로는 철도ㆍ도로ㆍ항만 등 인프라 건설 비용과 공단조성 비용 등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일부 기업은 ‘대박’이 날 수 있어도 전체적으로 대박 가능성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경제 ‘통합’ 수준에 이르러야 제대로 된 효과가 기대되는 만큼 우리 정부는 북한의 개혁·개방을 끌어내겠다는 뚜렷한 목적을 가지고 경협을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지형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도 이 학술대회에서 남북경협이 한국 노동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박 교수는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이후 미국 제조업의 변화를 감안하면 북한의 경제 개방이 한국 제조업과 서비스업 해고를 늘릴 수 있다”며 “해고된 인력들은 한계자영업자 또는 실직자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북경협의 긍정적인 효과를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정책적 고민이 필요하다”는 게 박 교수의 조언이다.
 
세종=손해용 기자 sohn.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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