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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정말 두 집 내고 살다니

중앙일보 2019.02.27 00:04 경제 7면 지면보기
<8강전> ●안국현 8단 ○롄샤오 9단  
 
11보(154~189)=좌하귀에서 몇번의 패를 이어가던 롄샤오 9단은 결국 164로 싸움을 포기했다. 팻감이 없는 가난한 신세라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다. 백은 170~174까지 수순으로 부랴부랴 집을 내서 하변 백 대마를 살리기는 했지만, 형색이 초라하기 그지없다. 흑이 177로 잇자 이제는 정말 어쩔 수 없이 178로 두 집을 내고 살았다. 끔찍하고도 치욕스러운 광경이다. 앞서 한 수를 누락한 대가가 이렇게 크다.
 
기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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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하가 일단락되자, 바둑은 어느새 굳어질 자리가 모두 굳어졌다. 잘나가던 롄샤오가 연달아 실수를 저지르고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발버둥이치는 사이 바둑은 이미 끝이 나버렸다. 175로 안국현 8단이 마지막 큰 자리까지 차지하면서는 집 차이가 15집 가까이 벌어졌다. 반상을 바라보는 롄샤오의 얼굴이 싸늘하게 굳어졌다.
 
참고도

참고도

180은 롄샤오 9단의 마지막 몸부림. 사실 여기에선 '참고도' 백1로 받고 흑2로 이울 때 백3 정도로 지키는 게 정수다. 하지만, 롄샤오는 이대로 바둑을 접을 수 없었는지 180, 184로 비집고 나와 변화를 만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189로 또다시 패가 만들어지긴 했는데, 여전히 백의 팻감이 없는 건 마찬가지. 롄샤오는 마지막 패싸움을 통해 남아있는 아쉬움과 미련을 털어내려 하는 걸까. (160·169…154 / 157·163…▲) 
 
정아람 기자 a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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