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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체제’ 굳힌다…현대차·모비스 대표이사 의결

중앙일보 2019.02.27 00:03 경제 4면 지면보기
올해 1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9 시무식서 신년사 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 현대차]

올해 1월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열린 2019 시무식서 신년사 하는 정의선 수석부회장. [사진 현대차]

현대자동차그룹이 정의선 수석부회장을 현대차·모비스 대표이사로 의결했다.
 

지난주엔 기아차 사내이사로 선임
수석부회장 된 이후 장악력 높여
엘리엇, 주총 겨냥 “배당 확대” 압박

지난해 9월 수석부회장으로 승진한 지 6개월 만의 ‘친정체제 구축’ 행보다. 정 수석부회장은 지난주 기아차 이사회에서 사내이사로 선임된 데 이어 26일 열린 현대차·모비스 이사회가 대표이사로 의결하면서 핵심 계열사 세 곳의 장악력을 높이게 됐다.
 
다음 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난관도 많다. 지난해 무산된 지배구조 개편논의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데다, 행동주의 펀드 엘리엇이 배당성향을 높이고 사외이사 3명의 추천권을 달라는 주주제안을 내놓은 상태여서다. 현대자동차는 이날 이사회에서 “기업·주주가치 극대화와 책임경영 차원에서 정 수석부회장의 신규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한다”고 의결했다. 다음달 22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현대차는 정 수석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 처리와 연계해 주총 이후 별도 이사회 결의를 거쳐 대표이사로 확정한다.
 
이사회는 보통주 1주당 3000원의 기말배당을 하는 안건도 의결했다. 지난해 중간배당 1000원을 포함해 보통주 1주당 총 4000원을 배당하는 셈이다. 내달 주총에서 확정되면 전체 배당금 규모는 우선주를 포함해 1조1000억원 수준이 된다. 지난해 실적부진에 빠졌지만 주주가치 제고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지난해 수준의 배당성향을 유지키로 했다고 현대차는 설명한다.
 
‘정의선 체제’ 구축에 걸림돌은 엘리엇이다. 이날 이사회 후 공시를 통해 엘리엇이 지난 1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에 배당을 높이고 사외이사 선임을 요구하는 내용의 ‘주주제안’을 한 사실이 공개됐다. 엘리엇은 현대차는 주당 2만1967원, 모비스는 주당 2만6399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또 존 류 베이징사범대 투자위원회 의장과 로버트 맥이완 볼라드파워시스템즈 회장, 캐나다 항공전자장비 제조기업 CAE의 마거릿 빌슨 사외이사 등 3명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요구했다. 현대차 이사회는 4명의 사내이사와 5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되는데, 1%대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엘리엇이 전체 이사 추천권의 3분의1을 요구한 셈이다.
 
현대차 이사회 측은 “엘리엇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엘리엇이 요구한 보통주 배당 총액은 4조5000억원으로, 우선주 배당까지 더하면 5조8000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현대차의 당기순이익이 1조6450억원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익의 3배가 넘는 배당을 요구한 셈이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주총에서 표 대결을 하면 엘리엇의 요구가 관철되긴 어렵겠지만 현대차 측엔 장기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배당성향이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해 실적이 나빴던 점을 고려하면 결코 투자자를 만족하게 할 수준은 아니다”며 “엘리엇이 외국계 투자자를 설득해 세 규합에 나설 경우 현대차 입장에선 안심할 수만은 없고 장기적인 압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현·문희철 기자 offram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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