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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얼마나 中누비길래···中고위급 "인사해야 예의"

중앙일보 2019.02.25 16:18
“중국의 길을 다니는 데 그래도 인사는 하는 게 예의가 아니겠나.” 중국의 한 고위 관리가 최근 베이징을 찾은 한국 인사에게 넌지시 던진 말이다. 베트남 하노이로 2차 북·미 정상회담을 하러 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그 루트로 중국을 선택한 데 대한 언급이다. 김 위원장이 도대체 얼마나 중국 대륙을 누비고 다니길래 이런 말이 나올까.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김 위원장의 전용 열차가 23일 밤 중국의 변경 도시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에 진입해 중국 땅에 첫 발을 들여놓은 이후 베트남 랑선성 동당시로 빠져나가는 시점은 대략 26일 오전으로 알려진다. 약 60시간에 걸쳐 4500Km를 주파하게 되는 셈이다.
이 기간 김 위원장은 중국의 6개 성과 1개 직할시, 1개 자치구를 통과한다. 먼저 단둥에 진입해서는 전용 열차를 이끄는 차량을 중국 것으로 바꾼 뒤 중국 기관사와 북한 기관사가 한 팀을 이뤄 운전했다. 과거 동독에서 수입한 30년 된 열차라 최고 100Km 이상은 달리지 못한다는 게 중론이다.
이날 오후까지 확인된 노정은 단둥에서 북쪽인 랴오닝성 성도인 선양(瀋陽)으로 올라갔다가 이후 줄곧 남서쪽으로 남하하는 코스다. 선양에서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를 거쳐 베이징에서 가까운 톈진(天津)을 지난 게 24일 오후 1시께.  
홍콩 언론은 이후 돌발 사태가 없다면 산둥(山東)성 더저우(德州)를 거쳐 허베이성 성도 스자좡(石家庄)으로 향한 뒤 계속 남하할 것으로 본다.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와 후베이(湖北)성 성도 우한(武漢), 다시 후난(湖南)성 성도 창사(長沙)를 지난다.
이어 후난성 헝양(衡陽)에서 광시(廣西)장족자치구로 빠지는 상계선(湘桂線)을 탈 전망이다. 이 경우 세계적으로 이름난 관광지 구이린(桂林)을 거쳐 광시자치구 구도인 난닝(南寧)에 이른다. 그리고 여기서 멀지 않은 베트남과의 접경 지역인 핑샹(憑祥)에 도착해 중국 열차 장정의 막을 내린다.
베트남 국경은 언제쯤 통과할까. ‘사회주의 국가 간의 예의’를 볼 때 26일 이른 오전으로 전망된다.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올 때도 아주 늦은 밤은 택하지 않았다. 영접 나온 이를 배려한 것이다. 역시 베트남으로 갈 경우에도 꼭두새벽은 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의 정보 소식통은 김 위원장이 중국 내 열차 선로 이용과 관련해 고속철로와 보통철로 모두 이용할 것으로 봤다. 속도를 낼 때는 고속철로 구간, 중국 승객의 불편을 줄이고자 할 때는 일반철로를 사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물론 여기엔 ‘극도의 보안’이란 전제가 붙는다. 그래서인지 정작 중국 언론은 사흘 가까이 자신의 땅을 지나고 있는 김 위원장 동선에 대해 꿀 먹은 벙어리모양 아무런 보도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을 위해 평양을 떠났다고 전한 게 거의 전부다. 그나마 환구시보가 사설에서 “김 위원장이 열차로 북에서 남으로 중국을 관통하고 있다”고 전해 체면치레를 한 정도다.
베이징=유상철 특파원 you.sangch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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