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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법원 “여성도 징병대상…일률적 근육 크기 요구하지 않아”

중앙일보 2019.02.25 15:50
경기도 파주시 워리어 베이스에서 열린 미2사단 전문의무병 선발시험에서 여군이 소총을 멘 채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경기도 파주시 워리어 베이스에서 열린 미2사단 전문의무병 선발시험에서 여군이 소총을 멘 채 경례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군도 남성 병사와 똑같이 전장에서 복무할 수 있으므로 여성을 징병 대상에서 배제하는 것은 위헌이란 판결이 나왔다고 USA투데이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 텍사스 남부 연방법원 그레이 밀러 판사는 이날 판결문에서 군대 내에서 여성의 위치를 논의하는 시대는 지나갔으며 남성들에 한해 징병 등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은 헌법에 어긋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밀러 판사는 “군대 내에서 여성에 대한 역사적 제한이 과거의 차별을 정당화했을지 모르지만, 남녀는 이제 징병 혹은 징병 등록의 목적에 적합하다는 데는 다를 바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과에 요구되는 기량에 따라 다르겠지만, 평균적인 여성이 오늘날 일부 전투 병과에서는 평균적인 남성들보다 더 적합할 수도 있다”면서 “전투 역할은 더는 일률적으로 근육의 크기를 요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날 판결은 전국남성연대가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것으로, 선언적인 성격이어서 정부가 징병등록제를 손보도록 명령한 것은 아니다.
 
전국남성연대는 소장에서 “성차별이 남자와 소년들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인식을 고취하기 위해” 징병등록제에 대해 법적으로 문제를 제기했다고 밝히고 있다.
 
전국남성연대를 대리한 마크 안젤루치 변호사는 이번 판결이 상징적인 것일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영향력을 갖고 있다고 말하고 “정부는 징병등록제를 폐지하거나 여성에게도 남성처럼 등록하도록 요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베트남전 시절인 1973년 이후로 징병제를 실시하지 않고 있지만 징병 등록제 자체는 존속하고 있다. 대통령과 의회가 징병제를 시행할 경우 공정하게 인적 자원을 배분토록 하려는 것이 제도의 취지다.
 
이에 따라 모든 미국인 남성들은 만 18세가 된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징병 등록을 마쳐야 한다. 만일 이를 어기면 학자금 지원이나 취업 교육, 공직 진출 기회가 박탈될 수 있다.
 
반면에 미국인 여성들은 지원 입대할 수는 있지만 징병 등록을 요구받지는 않는다. 한편 미국 국방부는 지난 2015년 모든 전투병과를 여성들에게 개방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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