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법 “직장폐쇄 기간이라도 위법한 쟁의활동 한 근로자는 결근 처리해야"

중앙일보 2019.02.25 12:00
지난해 12월 5일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서 한 근로자가 노조 측이 걸어놓은 현수막 앞을 청소하고 있다. [뉴스1]

지난해 12월 5일 충남 아산시 유성기업에서 한 근로자가 노조 측이 걸어놓은 현수막 앞을 청소하고 있다. [뉴스1]

회사가 직장폐쇄를 한 기간 중 근로자가 위법한 쟁의행위에 참여했다면 그 쟁의행위에 참여한 기간은 결근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직장폐쇄는 ‘사용자의 사정’이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결근으로 처리하면 안 됐다. 하지만 이번 판결을 통해 대법원은 ‘위법한 쟁의행위에 참가한 근로자’의 경우 근로자에게도 귀책이 있다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했다.
 

"불법 직장폐쇄라 해도 불법 쟁의활동 했다면 근로자가 책임져야"
기업, 근로자 파업·점거 맞서 직장폐쇄 할 경우 유리한 부분 생겨

대법원 1부(주심 이기택 대법관)는 유성기업 근로자들이 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임금청구 소송에서 원심 일부를 파기하고 사건을 대전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25일 밝혔다. 유성기업 근로자들은 회사를 상대로 “2011년 아산공장과 영동공장의 직장폐쇄로 인한 미지급 연월차 휴가수당을 지급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쟁점은 직장폐쇄 기간을 연월차휴가 수당을 계산하는 기준인 ‘소정근로일수’에 반영해야 하는지 여부였다. 2013년과 2017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사용자의 적법한 직장폐쇄로 인해 근로자가 출근하지 못한 기간은 원칙적으로 연차휴가일수 산정을 위한 연간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돼야 한다’고 돼 있다. 직장폐쇄 기간을 결근으로 처리하면 소정근로일수를 채우지 못한 것이 돼 휴가 산정 시 근로자에게 불리하다는 취지다. 
 
앞서 항소심 재판부도 이에 따라 “적법한 직장폐쇄는 사용자의 쟁의행위이므로 소정근로일수를 계산할 때 이를 제외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이번 사건을 판단하며 ‘근로자가 쟁의행위에 참석한 경우’는 다른 기준이 적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노동조합의 쟁의행위에 대한 방어수단으로 사용자의 적법한 직장폐쇄가 이뤄진 경우, 이런 직장폐쇄 기간 중 근로자가 위법한 쟁의행위에 참가한 기간은 근로자의 귀책으로 근로를 제공하지 않은 기간에 해당한다”며 “연간 소정근로일수에 포함시키되 결근한 것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대법원은 “위법한 직장폐쇄가 이뤄졌다 해도 위법한 쟁의행위에 근로자가 참가했다면 소정근로일수에 포함시키고 결근으로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직장폐쇄의 위법성과 관계없이 근로자가 위법한 쟁의행위에 참가했다면 근로자에게 귀책이 있다는 판결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근로자의 위법한 파업이나 직장점거 등에 대항해 직장폐쇄를 할 경우 휴가비 지급 문제 등에서 유리해질 수 있다.
 
한편 대법원은 같은 사건에서 노조 전임자의 전임기간은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근로제공의무가 면제되는 노조전임기간은 연차휴가일수 산정을 위한 연간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함이 타당하다”며 “노조전임기간이 소정근로일수에서 제외된다고 볼 수 없다는 것을 전제로 연차휴가일수와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을 산정한 원심 판단은 법리를 오해한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단 재판부는 “노조전임기간이 연간 총근로일 전부를 차지한다면 단체협약 등에서 달리 정하지 않는 한 노조전임기간 동안에는 연차휴가 권리가 발생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이후연 기자 lee.hooyeon@joongang.co.kr 
공유하기
광고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