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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미성년자 성 학대 사제들은 '악마의 도구'..신의 분노 살 것"

중앙일보 2019.02.25 07:39
프란치스코 교황이 24일(현지시간) 가톨릭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 학대 행위를 강하게 비판하며 처벌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24일 폐막한 교황청 미성년자 보호 회의
교황 연설서 가해자 처벌과 피해자 보호 약속

24일(현지시간) 교황청의 미성년자 보호회의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주교단. [EPA=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교황청의 미성년자 보호회의에 참석한 프란치스코 교황과 주교단. [EPA=연합뉴스]

AF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란치스코 교황은 성직자들의 성 학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21일부터 24일까지 4일간 열린 교황청의 미성년자 보호 회의 폐막 연설에서 미성년자에 성범죄를 저지른 성직자들을 “악마의 도구들(tools of Satan)”이라고 질책했다. 교황은 또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한 성직자는 반드시 신의 분노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면서 “사건을 숨겨주는 일은 더는 없을 것이며 피해자들을 우선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회의는 미국·칠레·독일 등 세계 곳곳에서 드러난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적으로 학대한 행위로 가톨릭 교회가 전례 없는 불신을 받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직접 소집했다. 각국 가톨릭교회의 최고 의결 기구인 주교회의 의장과 수도원 대표 등 고위 성직자 약 200명이 참석해 피해자의 진술을 담은 영상을 함께 보며 이 문제를 논의했다. 
 
교황은 지난 21일 열린 개막 연설에서 “이번 회의를 통해 교회 내 미성년자 성 학대를 뿌리 뽑고 피해자들을 보호하는 구체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하며 직접 작성한 21항의 미성년자 보호 지침을 발표했다. 
 
그러나 교황의 강한 의지 표명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피해자 보호와 재발 방지 대책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성직자의 성 학대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단체를 이끄는 앤 돌리는 성명에서 “전 세계 가톨릭 신도가 구체적인 변화를 요구하는 시점에 교황은 미적지근한, 이미 여러 번 들은 약속만 했다”고 지적했다.
 
가톨릭 사제들의 아동 성 학대 행위는 2000년대 초반부터 이슈화됐다. 지난해 9월에는 독일 가톨릭 사제들이 70년 가까이 아동 3600여명을 성적으로 학대했다는 조사 보고서가 공개됐고, 앞서 8월에는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사법당국이 가톨릭 사제 301명이 1940년대부터 천 명이 넘는 아동을 성적으로 학대했다고 발표해 큰 파문이 일었다. 
 
칠레에서는 성 학대 성직자 158명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이며, 호주에서는 교황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조지 펠 추기경이 아동 성범죄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이영희 기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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